1~4월 국내 누적 판매 8775대 기록 실구매가 보니 가성비
기아가 선보인 전략형 전기 SUV EV3가 국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25년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판매량이 8775대에 달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4월 단일 차종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유럽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지난달 네덜란드에서 866대가 판매되며, 전기차 점유율 8.9%로 스코다 엘록을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제조사 기준으로도 기아는 브랜드 점유율 12.4%를 기록, 현지 시장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이 같은 성과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45.3%까지 관세를 부과한 조치 이후, 유럽 내 비(非)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커진 영향도 있다. 그러나 업계는 단순한 반사이익이 아닌 “준비된 품질과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평가한다.
기술·디자인·가격 ‘3박자’…시장 판도 흔든다
EV3의 국내 기준 주행거리는 최대 501km(롱레인지 기준)로, 동급 최상위 수준이다. 초급속 충전 기술도 탑재돼 350kW까지 지원하며,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시 3995만원부터 시작한다. 고사양 모델도 4800만원대로 책정돼, 테슬라 등 경쟁 모델 대비 수천만원 저렴하다.
이 차량은 가격 대비 성능만이 강점이 아니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불리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최우수상, ‘2025 월드카 어워즈’ 수상 등 글로벌 디자인 권위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외관은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을 바탕으로 날렵하고 세련되며, 실내는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AI 어시스턴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고급 사양이 대거 포함돼 있다.
편의·안전 기능도 빠지지 않는다. 원격 주차 보조, 충돌방지 시스템,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이 트림별로 기본 또는 선택 사양으로 제공된다. 실내 공간은 물론 사용자 경험 자체를 설계한 구성이라는 평가다.
국내 소비자들 역시 “가격, 디자인, 성능 삼박자가 다 맞는다” “실제 타보니 테슬라보다 낫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테슬라에서 기아로 갈아탄 사례도 늘고 있다.
글로벌 확산 신호탄…한국 전기차 위상 높인다
이번 모델의 판매 상승은 단순한 일회성 반응이 아니다. 기아의 기존 전기차 라인업이 하향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모델이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르며 브랜드 재편 흐름까지 예고하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네덜란드 내 점유율이 3월 13.7%에서 4월 10.3%로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CEO의 극우 정당 지지 발언이 유럽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산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아는 이를 기회 삼아 북미와 아시아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성공은 단순한 제품 판매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기아가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대안 브랜드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