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커넥티드카, 주행 데이터 보험사 공유 실태
퇴근길, 앞차의 급정거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브레이크를 밟았던 그 순간, 사고는 면했지만 당신의 차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3초 뒤, 이 데이터는 제조사 서버를 거쳐 당신의 자동차 보험 점수에 반영되거든요. 현대차 '블루링크', 기아 '커넥티드' 같은 스마트카 서비스가 제공하는 편리함 뒤에 숨겨진 '데이터 공유의 민낯'이 바로 이런 식인 셈이죠.
과거의 자동차 보험이 사고 유무나 나이, 성별 같은 '통계'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UBI(운전습관연계보험)의 시대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 서비스에 가입하는 순간, 차량 내 장착된 텔레매틱스 단말기는 GPS를 기반으로 한 주행 경로뿐만 아니라 급가속, 급감속, 심야 운전 횟수 등을 1초 단위로 기록합니다. 이 데이터는 제조사의 서버로 전송되고, 분석을 거쳐 '안전운전 점수'로 수치화되는데요. 독자들이 무심코 누른 '서비스 이용 동의'와 '제3자 정보 제공 동의'가 내 운전 습관을 보험사에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통로가 된 셈입니다.
보험사들은 안전운전 점수가 높으면 보험료를 최대 20~30%까지 깎아준다고 홍보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사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주권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해요. 안전운전 습관이 있는 운전자는 확실한 금전적 보상을 받죠. 실제로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들은 커넥티드카 특약을 통해 공격적인 할인을 제공하고 있거든요.
문제는 '나쁜 점수'의 활용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GM(제너럴모터스)이 운전자 동의 없이 주행 데이터를 보험사에 판매해 보험료 인상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집단 소송을 당하기도 했어요. 한국에서도 아직 '점수가 낮다고 할증'하진 않지만,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보험사가 '위험 운전자'를 선별해 가입을 거절하거나 요율을 올리는 근거로 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3040 세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보험 갱신 중 깜짝 놀랐습니다.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도 보험사가 자신의 지난달 주행 거리와 급제동 횟수를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는 신차 구매 시 혹은 앱 설치 시 무심코 수락한 '커넥티드 서비스 연동'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조사들은 "데이터는 비식별 처리되어 안전하게 관리된다"고 강조하지만, 보험 할인 특약에 가입하기 위해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 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내 개인정보와 운전 습관은 결합되어 보험사로 넘어가는 것이죠.
내 주행 데이터가 나가는 것이 찝찝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각 제조사 앱(MyHyundai, Kia Connect 등) 설정에서 '안전운전 습관' 서비스 연동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보험료 할인 혜택은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해요. 둘째, 주기적으로 앱 내 개인정보 설정에 들어가 어떤 파트너사(보험사, 데이터 분석업체 등)와 내 데이터가 공유되고 있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운전 습관, 과연 안전하게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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