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5부제 제외? “석유 태워 만든…

에너지 위기 때 전기차 면제, 형평성 논란 불 지필까

by Gun

중동 전선이 격화되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한번 한국 에너지 정책의 뇌관을 건드리고 있어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991년 걸프전 이후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카드, 민간 차량 5부제 확대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거든요. 공공기관 주차장 출입 통제 수준에 머물던 차량 운행 제한이 일반 시민의 일상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제도의 윤곽이 드러나자마자 논쟁의 초점은 예상 밖의 곳으로 향했습니다. 전기차와 수소차를 5부제 적용 대상에서 빼겠다는 정부 방침 때문이죠. 보도자료 합성



전기-만드는-데도-석유-쓴다-전기차-1.jpg 보도자료 합성 [사진=래디언스리포트]

기후부가 전기차와 수소차를 제외 대상으로 검토하는 논리는 단순합니다. 5부제의 목적이 석유 소비 억제이니, 석유를 직접 연소하지 않는 차량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거예요. 친환경차 보급 확대라는 기존 정책 기조와의 일관성도 근거로 제시됩니다. 전기차를 사라고 해놓고 운행을 제한하면 정책 신뢰가 무너진다는 우려가 반영된 셈이죠.


실제로 현재 등록된 전기차는 약 80만 대를 넘었고, 수소차도 4만 대를 돌파한 상황입니다.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5부제를 적용하면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을 거예요. 이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도 하죠.


하지만 반론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2025년 기준 한국 전력 생산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60퍼센트를 웃돌거든요. 석탄과 LNG 발전소가 전력망의 중추를 담당하는 구조에서 전기차 충전은 결국 간접적으로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전기-만드는-데도-석유-쓴다-전기차-2.jpg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사진=래디언스리포트]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 가스터빈 가동률이 올라가고, 이는 곧 LNG 수입량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요. 전기차가 도로 위에서 석유를 태우지 않더라도, 전력 계통 전체를 놓고 보면 에너지 절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죠. 내연기관 운전자 입장에서는 같은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자신만 운행을 제한당하는 셈이니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실제 비용 격차도 상당한데요. 대형 전기 MPV 기준 완속 충전 위주로 사용할 경우 월 전기료가 5만~6만 원 수준인 반면, 동급 내연기관 차량은 월 유류비가 30만 원을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만 면제해 주는 게 과연 공정한지 의문이 드는 거죠.


1991년과 2026년, 같은 카드를 꺼냈지만 상황은 완전히 다릅니다. 35년 전 걸프전 당시 정부는 약 두 달간 차량 10부제를 시행했는데, 당시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400만 대 수준이었고 전기차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등록 차량이 2,600만 대를 넘겼고, 동력원도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 수소까지 다양해졌습니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을 근거로 한 운행 제한이라면, 차량 구분 기준을 동력원별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배터리와 엔진을 동시에 쓰는데, 전기차와 같은 면제를 받을 수 있는지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고요. 주유소 전경. 신재성 촬영



전기-만드는-데도-석유-쓴다-전기차-3.jpg 주유소 전경. 신재성 촬영 [사진 = 래디언스리포트]

기후부는 세부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행이 현실화될 경우 단속 방식부터 난제입니다. 공공기관은 주차장 출입 통제로 비교적 수월하게 운영하지만, 민간으로 확대하면 수천만 대의 차량을 어떻게 관리할지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거든요. 번호판 끝자리 기반 단속을 부활시킬 것인지, 자율 참여에 맡길 것인지에 따라 정책의 성패가 갈릴 거예요. 보도자료 합성


중동 정세가 단기간에 안정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정부는 5부제와 10부제 양쪽 시나리오를 병행 검토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감이라는 목표와 형평성이라는 가치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전기차 제외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이제 시작인데 어떻게 흘러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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