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던져지는 진심
작가의 글은 어떤 형태로든 자기고백적인 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소설이든 에세이든, 직접적인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작가의 내면에 있는 심상이 글 속에 묻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영하 작가가 최근 출간한 에세이 <단 한 번의 삶>을 읽었다. 이전에 <여행의 이유>라는 에세이를 접한 적이 있긴 했지만, 이번 책은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작가 김영하로서의 면모보다 ‘사람’ 김영하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가 어떤 생각을 하며 지금까지 걸어왔는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꺼낸다. 마치 양파 껍질을 하나 하나 벗겨내듯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다 보여주는 듯했다. 물론 김영하 작가 특유의 엉뚱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과, 그가 실제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마음을 다해 쓴 글처럼 느껴졌다. 그의 말처럼 작가로서 ‘단 한 번‘ 쓸 책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이런 궁금증이 밀려온다.
‘이렇게 다 보여주고 난 작가의 마음은 어떨까? 조금 허탈하지는 않을까?‘
‘독자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가볍게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저 웃고 넘길 수 있을까?’
진심으로 한 일이 때론 손해를 본 듯한 기분을 들게 할 때가 있다. 글을 쓰는 일도 그런 결과를 무릅써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세상에 수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세상으로 내보내는 ‘모험’을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손해 보는 일을 하는 것일까?
“일단 적어 놓으면 그 안에서 눈이 밝은 이들은 무엇이든 찾아내리라.”
내던져진 글 속에서 ‘무엇이든’ 발견해낼 줄 아는 눈이 밝은 이들.
그런 독자가 있기에 작가는 존재한다. 그 보이지 않는 소통의 연결고리가 서로를 일으킨다.
눈을 밝혀 줄 누군가를 위해, 인생의 저 깊은 우물에서 아낌없이 ‘나의‘ 이야기를 퍼올리는 것.
그것은 첫째로 나를 위한 일이며, 나와 같은 ‘그 누군가를 위한’ 일이다.
세상에 내던져지는 나의 ‘진심‘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 한 사람의 마음에 떨어져 작은 싹을 틔울 수 있다면,
절대 그것은 ‘손해 보는 일‘이 될 수 없다.
그가 살았고 그로 인해 내가 살아났다면, ‘내던져질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