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봄이 왔다.
길어진 해와 함께 봄은 예쁜 만찬을 준비한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꽃봉오리가 맺힌다.
봄햇살에 힘입어 움찔움찔하던
꽃봉오리는 이윽고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고
꽃망울을 터트린다.
흰색, 노란색, 분홍색 저마다의 고유색을 띤
향기롭고 아름다운 봄꽃이라는 애피타이저가
완성된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은 시간이 지나면
땅으로 떨어진다. 봄바람에 꽃들이 비 오듯
우수수 떨어질 때면 아름다운 풍경에
넋 놓고 그저 바라보게 된다.
봄꽃이 떠난 자리에는 메인 디쉬인
앙증맞은 연둣빛 잎사귀가 무럭무럭 자란다.
맑고 투명해 보이기까지 하는 아주 예쁜 연둣빛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상에 갓 태어난 연둣빛 잎들은
더 따뜻해진 봄햇살의 응원을 받고
점점 풍성해져 거리에 그늘을 만들어낸다.
앙상했던 가지에 생기가 넘쳐난다.
추운 날씨에 인적이 드물었던 거리는
어느새 봄햇살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가득해진다.
가족, 연인, 친구들의 웃음소리로 거리는 풍부해진다.
이것이 바로 봄이 준비한 만찬의 마무리, 디저트이다.
매년 봄이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예쁘고 귀한 이 만찬은 맛볼 때마다
행복하고 감사하고 또 소중함을 느낀다.
혹독한 겨울의 추위를 버티고
생명을 움틔우는 나무들의 찬란한 모습들은
매해 봐도 반갑다.
봄아 예쁜 만찬을 차려줘서 고마워.
네 덕에 우리의 눈과 코도 즐겁구나.
요즘 네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 슬프긴 하지만
부디 멀리 가지 말고 우리 곁에 오래오래 있어주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