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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가라 하와이 6

와이키키의 밤거리

by 수에르떼

하루 종일 오하우섬의 이곳저곳을 다녔으니

이제는 와이키키 거리를 거닐 차례였다.

화사하게 베이지톤으로 옷을 맞춘 우리는

첫날 현지 가이드께 선물 받은 소라 목걸이로

포인트를 줬다. 전날 ABC마트에서 구매한

흰색 꽃삔도 꽂아봤다.



해가 넘어간 와이키키 거리에는

화려한 밤의 풍경을 즐기러 나온 가족들과

연인들이 넘쳐났다. 우리도 그 무리에 껴서

어두워진 거리를 함께 걸었다.


저녁 메뉴는 라멘이었다. 바 같은 좌석의 형태로

되어 있었는데 가게 안은 사람으로

꽉 차 있었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 바로 만석이 되었다.

직원들은 서빙하느라 바빠 보였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빠는 한국에서 먹어보지 못한

특이한 라멘을 시켰고 나는 늘 먹던 돈코츠 라멘을

시켰다. 한국에서 먹던 맛과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하와이에서 라멘을 먹다니 색다른 경험이었다.


적당히 찬 배를 두드리며 가볍게 맥주 마실 곳을

찾아보았다. 두리번거리며 거리를 걷다가

멋진 간판의 하드락 카페를 발견했다. 후기를

찾아보니 평이 꽤 좋았다. 카페가 있는 건물의

1층은 굿즈몰이었고 2층에 카페가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 천장에는 엄청나게 많은

기타들이 붙어있었다. 가게 안쪽에서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유쾌한 직원분께서

자리를 안내해 주셨는데 무대 바로 옆이라서

더 좋았다. 마침 노래를 시작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우리는 과카몰리를 추가한 나쵸칩과 시원한

맥주를 시켰다. 오빠와 기분 좋게 짠~ 하고

맥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이 얼마 만에 먹어보는 맥주인가!

결혼 준비로 다이어트를 하느라 한동안 못 먹었던

맥주를 하와이에서 먹으니 더 맛있게 느껴졌다.



내 눈앞에는 사랑하는 오빠가 있고,

내 귀에는 멋진 남녀 가수분의 황홀한 노래가

흘러들어오고 있고,

내 입안에는 과카몰리를 푹 찍은 나쵸칩이 한가득이니

천국이 있다면 바로 여기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였다.

평소 즐겨 들었던 노래를 이곳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들으니

감동이 배가 되었다.



하드락 카페에서 황홀한 시간을 보낸 뒤

오빠와 다시 거리로 나섰다.

가게 입구에 커다랗게 서있는 미피에 이끌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내부가 엄청 넓었다.


화장품부터 시작해서 가방, 옷 등등

구경할 게 많았다. 귀여운 인형들을 보니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처치 곤란인걸 알기에 꾹 참았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오빠와 함께 낭만적인 와이키키의 밤거리를

좀 더 걷고 싶었지만 우리에겐 내일의 일정도 있기에

이쯤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내일은 물놀이가 2개나 있어 체력 비축이 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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