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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w Jul 08. 2022

세상 속에서 나답게 살아가는 법, 〈케렌시아〉

나다움에 관한 고찰




나는 평소 마음의 평온과 침착에 집착하는 편이다. 세상 속에서 나다움이라는 균형을 유지하며 살아가기 위한 나름대로의 방법이다.



매일 삶의 시곗바늘은 쉼 없이 부지런히 째깍 인다.

바쁜 사회 속에서 때론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마주해야만 하는 일들과 인간관계로 에너지는 고갈되어만 간다.


20대 때는 이러한 거대한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음의 중심을 잃고 그대로 휩쓸려 갔다. 그런데 30대에 접어들며 비로소 소용돌이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는 나만의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갔다.

나만의 방법<케렌시아>이다.


 

케렌시아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 또는 그러한 공간을 찾는 경향을 의미한다.

원래 케렌시아는 스페인어로 ‘애정, 애착, 귀소 본능, 안식처’ 등을 뜻하는 말로, 투우(鬪牛) 경기에서는 투우사와의 싸움 중에 소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영역을 이른다. 이는 경기장 안에 확실히 정해진 공간이 아니라 투우 경기 중에 소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피난처로 삼은 곳으로, 투우사는 케렌시아 안에 있는 소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케렌시아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케렌시아>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고요한 휴식이자 내면의 회복을 위한 안식처이다.  


저마다 <케렌시아>의 의미는 모두 다를 것이다. <케렌시아>란 내게 '나다움을 위한 회복의 시간'이다.

<케렌시아>란 그 누구에게도 침범받지 않는 나의 시간이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허용하기 위한 주장이자, 잃어버렸던 나다움을 회복하는 시간이다.



- 코끝을 고소하게 데우는 헤이즐넛향 커피 한잔의 시간

- 이른 새벽 아침, 아직 고요한 공기의 느낌을 온전히 누리며 글을 쓰는 시간

- 핫요가로 온몸을 땀으로 샤워하며 오롯이 내게 집중하는 시간

- 페이보릿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책을 꺼내 읽는 시간

- 깊게 호흡하며 내 마음의 흐름을 관조하는 명상의 시간

- 잠들기 전 하루의 서랍을 꺼내보며 진실하게 기도하는 시간



이 시간만큼은 그 어떤 상황과 관계의 끼어듦도 허용하지 않는, 오직 '나'로서 존재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이 시간들을 통해 빨간불이 켜졌던 에너지 막대는 서서히 초록불로 바뀌어 간다.

<케렌시아>에서 몸과 정신에너지를 반듯이 재정비하고 회복하여 비로소 다시 세상 속으로 힘차게 걸어 나갈 힘을 얻는다.



왜 우리에게 <케렌시아>가 중요할까?


삶에서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매일매일이 단조로워 주위 세계가 무채색으로 보일 때,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아 심장이 무너질 때, 혹은 정신이 고갈되어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렸을 때, 그때가 바로 자신의 퀘렌시아를 찾아야 할 때이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우리는 사회와 관계라는 촘촘히 짜인 그물 속에서 얽히고설키며 살아간다.

때론 우리의 힘으로 온전히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여러 상황들은 자비도 없이 불쑥 찾아와 들이닥친다. 마치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전 연인처럼.


그때, 감정이란 파도는 서서히 나를 덮쳐버리고  자리에 있었던 본연의 나는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없다.

이때 우리는 길을 잃은 아이처럼 당황한다. 가까스로 균형을 유지해왔던 마음은 중심을 잃고 이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판단할 수조차 없게 된다.

  

이때 우리는 알아차려야 한다. <케렌시아>가 필요한 순간임을.

<케렌시아>에서 지쳤던 마음은 숨을 고르고 본래 자아의 순결성을 회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세상 속에서도 나다움을 잃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ܤ 짧은 생각, 하지만 한 번쯤 필요한.

오늘 당신은 어떤 상황과 관계를 마주했나요?
이때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마음의 균형을 잃고 중심이 흔들리진 않았나요?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이 들었나요?
맞닥뜨린 상황과 감정에게 당신이라는 주도권을 내어주진 않았나요?



이제, <케렌시아>에서 마음속 깊숙한 내면의 나를 마주할 시간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다움을 회복할 시간이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에서 편안한 자세로 두 눈을 감는다.

그리고 부드럽게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쉰다.

방황하던 마음의 물결이 곱게 잦아들 때까지 숨을 고르며 천천히 호흡한다.

그리고 이제 가만히 떠올려보자.



당신의 <케렌시아>는 무엇이며,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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