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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가 선택한 OTT 다음 트렌드는 "팟캐스트"

by 미트볼


영화·드라마를 넘은 새로운 서사, 이제는 ‘팟캐스트’ 시대


한때 오스카는 넷플릭스와 같은 OTT 콘텐츠를 정통 영화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상식에 OTT 콘텐츠는 후보로도 올리지 않았다. 이때문에 넷플릭스는 2019년에 미국 뉴욕의 단관 극장인 파리극장(Paris Theatre)을 인수해서 넷플릭스 영화를 잠시 개봉하고 바로 스트리밍으로 옮겨오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로마(Roma)’ 이후 흐름은 바뀌었고, 오늘날 넷플릭스·애플TV+ 등 OTT 제작 콘텐츠는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등 주요 시상식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콘텐츠 산업에서 OTT를 빼고 이야기 할 수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팟캐스트(podcast)이다.

2026년 골든글로브는 시상 부문에 ‘최우수 팟캐스트상(Best Podcast)’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오디오와 비디오 형식을 포함한 상위 25개 인기 팟캐스트 가운데 6개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전통적인 영화·TV 영역을 넘어 새로운 서사 형식의 부상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겠다는 선언이다. 골든글로브 측은 “팟캐스트는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공동체를 형성하는 강력한 서사 매체”라고 강조했다.


창작자 중심의 미디어 투자, ‘오디오척’에 560억 원 몰렸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도 팟캐스트는 새로운 주인공이 되었다. 미국의 인기 트루 크라임 팟캐스트 스튜디오 '오디오척(Audiochuck)'은 최근 TCG(The Chernin Group)로부터 4천만 달러(약 5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TCG는 크런치롤, 바스툴 스포츠, 미스터비스트 등 창작자 중심 미디어에 투자해온 기업으로, 팟캐스트를 시작으로 영상·라이브 이벤트·TV IP로 확장 가능한 오디오척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오디오척의 대표 콘텐츠 ‘크라임 정키(Crime Junkie)’는 2024년 애플 팟캐스트 전체 2위, 트루 크라임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오디오 기반 콘텐츠가 강력한 팬덤과 IP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비디오 팟캐스트, 글로벌 미디어의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

최근 팟캐스트 산업은 단순한 오디오에서 벗어나 ‘비디오 포맷’으로 진화 중이다. 유튜브는 이미 미국 내 팟캐스트 청취 플랫폼 점유율 1위(31%)를 기록하고 있으며, 조 로건(The Joe Rogan Experience)의 독점 콘텐츠, 선거 토론 및 빅 이슈 생중계 등으로 콘텐츠 소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비디오 팟캐스트 중심의 유튜브(31%)와 오디오 팟캐스트 중심의 스포티파이(27%)가 한창 격돌 중이다. 물론 오디오와 비디오의 경계도 점차 희미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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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넷플릭스도 비디오 팟캐스트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낮은 제작비, 꾸준한 콘텐츠 공급 가능성, 그리고 인기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이 넷플릭스가 이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이다.

폭스(FOX)는 지난 2월,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의 팟캐스트 콘텐츠를 제작하는 Red Seat Ventures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섰다.

이처럼 유튜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폭스 등 주요 미디어 기업들이 비디오 팟캐스트를 차세대 콘텐츠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한국 미디어 산업은 이 흐름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한국의 미디어 산업 역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송사와 OTT가 크리에이터 중심의 유튜브·팟캐스트 콘텐츠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팟캐스트 기반 다큐멘터리나 스핀오프 콘텐츠 제작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비디오 팟캐스트’에 대한 산업적 인식은 부족한 편이다.

오디오 플랫폼 확대, 영상화 가능한 IP 개발, 팬덤 기반 커뮤니티 확장 등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지상파, OTT, 제작사 등 전통 미디어 기업은 비디오 팟캐스트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시점이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새로운 TV’를 두고 경쟁하는 지금, ‘비디오 팟캐스트’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미디어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끄는 핵심 기제가 되고 있다.

한국 콘텐츠 산업도 이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골든글로브의 변화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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