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지금 여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창인 Jan 27. 2022

100. 야

 나는 요즘 바쁘게 살아 내가  바빴던 적이 언제 있었겠냐마는 이제 진짜 바빠 누가 아파도  모르고 내가 아픈 것도  모를 만큼 바쁘길 바랐던  항상 그랬잖아 좋은 핑계가 되니까


야 나는 이 나이 먹고도 또 반지하 집을 구했어 로망 그런 거 아니야 나 이제 멋드러지게 살고 싶었던 거 알잖아 뭐겠어 돈 때문인데 그래도 벌써 여기에 정들어버렸어 그 와중에 턴테이블은 포기 못했고


야 내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었던 거 알지 새로운 것들에 가장 신이 났잖아 나는 이제 글도 잘 안 써 남은 치킨 데워 먹으며 영화 볼 때 제일 행복해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 본 지가 오래야 술만 좀 늘었어


야 나는 어딘가로 들어갈 뻔했는데 튕겨져 나왔어 내가 동경했던 마음은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나는 그걸 여전히 배신이라고 생각하는데 배신한 건지 배신당한 건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가면은 잘 쓰고 다녀


야 이건 그냥 글이야 내가 사람 이름 글에 안 쓰는 거 알잖아 싸가지 없는 게 아니고 호격 조사만 남은 거야 그럼 부르지 않아도 글이 되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99. 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