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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창인 Dec 04. 2021

99. 쾅

  어느 겨울날에 나는 온몸에 있던 야심이  빠져나가는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람이 뼈와 근육만으로 서는  아니라고 그때 처음 생각했다. 흐물해진 나는 하수구에 빨려들어가지 않기 위해  높은 고지를 점했다. 점하며 나는 거짓말을 썼을 때를 떠올렸다. 딱 이만큼 추웠을 때. 모든 것이 살아 숨쉬었고 나는 글을 찾는 투사처럼 다녔다. 벽돌집이 커피집인지 맥주집인지도 모르던 . 나는 가보지도 않은  집으로 사람 하나를 만들었다. 이거  얘기냐고 친구들이 묻던 . 은근한 자부심을 곁들여 거짓말이라고 말할  있었다. 이제 나는 적당한 밥을 먹고 적당한 만큼 웃으며 적당한 돈을 벌고 적당한 나이에 결혼을 해야지. 거짓말은 재미로만 하고.


  춥다. 권태와 추위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지금 나는 권태를 느끼는  아마 아닐 것이다. 카프카가 21세기 한국인이었다면 무슨 글을 썼을까? 나는 카프카가  생각은 하지도 않고 그의 머리통으로 들어가려는  편한 사람이 되었다. 흐물해졌으니까 귓구멍을 타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카프카가 말했다. 책은 우리 내부에 있는 얼어붙은 바다를   있는 도끼여야 . 이제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지구온난화 밖에 없다.


    명의 예술가는 입대 영장을 받는다. 쇼미더머니에서는 가끔 좋은 노래가 나온다. 한국말도 아닌 것을 가르친다.  코로나는 자꾸 변신한다. 나는 이제 그만 흐물하기로 한다. 너무 추워서 얼어붙었나? 뼈와 근육만으로 선다. 어디서  소리가 났는데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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