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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창인 Jul 11. 2022

105. 언덕에서 중얼거리기

무겁고 무더운 여름. 밤하늘은 워싱 데님처럼 얼룩이 졌다. 검푸른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 누구는 윈도우xp 바탕화면을 떠올리고 누구는 연인과 갔던 락 페스티벌을 떠올린다.


언덕 너머로 후광이 비친다. 온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새하얀 빛. 우리는 합장을 하고 합창을 한다. 미드소마처럼? 텔레토비처럼…? 다 그릇된 연상이다. 빛은 그저 빛이고 나는 이것을 언어로 옮길 자신이 없다.


그릇된 연상의 잔치. 뒤엉킨 삶들의 파티. 이곳은 모두에게 허락되지만 모두의 관심을 받지는 못한다. 선택받은 자가 아니라 선택한 자만이 도달하는 곳. 그러나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다… 오류 발견. 합창을 한다며? 대충 소리없는 아우성이라 치고.


누구는 예술을 떠올린다. 그 단어는 나에게 여름처럼 무겁다. 나는 정말로 꼭 들어맞는 언어를 찾을 수가 없다. 언어 말고 언덕. 예술 말고 언덕. 일단 언덕이라고 하자. 나의 옆으로 젊은작가상을 탄 작가가 지나간다. 조용히 하라고? 맞아 나는 항상 중얼거려서 문제야. 언덕에서 중얼거리는 젊은 작가는 좀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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