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고 따뜻한 사리"
추석 연휴에 리움미술관을 찾았다. 많은 유물 중 특히 사리함이 인상에 남았다. 생각보다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엄지손가락만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리를 담는 함이 그 정도라면 사리는 얼마나 작을까. 평생 수련을 해서 남는 게 모래알 크기의 구슬이라니 허무하지 싶었다. 하긴 사리가 진짜 구슬만 하다면 그것대로 이상했을 테다.
크기가 문제랴. 노승에게서 사리가 나올 때 내 몸은 코딱지만 만들어내는 게 문제다. "코딱지 함부로 튕기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수학 문제와 암기로 점철된 극도의 수련을 이겨내야만 얻을 수 있는 노랗고 따뜻한 사리다.
건강하게 살아서 요로결석이나 안 걸렸으면.
16.09.25. 씀
17.05.02. 다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