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밤은 몸서리치게 진부한데 내가 그 싸구려 소설의 주인공이 될 때면 머리로 그 이유들을 나열한다 밤늦게 커피를 마셔서 뒷목 파스가 따가워서 들을 노래가 남아서 기대하던 게 있어서 기대가 보기 좋게 꺾여서 나를 위로하는 것들에 나 자신도 포함되는지 곰곰이 생각한다 진정한 자기만족의 목소리는 중얼거림 뿐일지언데 내 글은 어째서 선언하고 있나 중얼거린다 내 세계는 나의 것 그것만이 내 세상 그러나 정말 그것뿐이고 다른 건 일체 넘보지 말기 그렇다면 원리는 자명하다 내가 가서 흔들지 않아도 스스로 떨면 알아서 공명할 테니 파동처럼 나의 떨림 또한 무수한 공명의 조합이고
그러니까 나는 내 신발만 보고 노래하면 돼 그리고 너도
20.02.02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