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정규앨범의 재발매
지난 3월 28일 발매된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7번째 정규앨범의 재발매 디럭스 앨범 [eternal sunshine deluxe: brighter days ahead]. 추가된 트랙은 6개인데 나왔을 당시 [eternal Sunshine]보다는 임팩트가 약해서 'Hampstead' 정도 좋다 - 하고 종종 듣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번 디럭스 버전 발매와 함께 아리아나가 직접 연출한 단편 영화도 공개되었던 것. 유튜브에 올라온 줄도 모르고, 유니버설뮤직코리아에서 영화 상영과 음악 평론가분들의 GV를 한다길래 후다닥 신청했다. 그날도 하루 종일 정신없이 일하고 압구정 CGV로 바삐 향했지만 겨우 세이프. 결론적으로는 듣길 너무 잘했다!
그냥 흘려보낼 수도 있던 노래들, 앨범이었는데 덕분에 깊이 이해하고 또 새로운 관점에서도 다시 들을 수 있었기에. 선발해 주신 유무코 관계자 여러분들께 이 기회를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호호.
단편 영화는 앞서 말했던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는데, [eternal sunshine] 앨범의 'we cant' be friends' 뮤직비디오를 배경으로 한다. 이별로 힘든 기억을 지우러 'Brighter days Inc.'에 방문한 peaches(아리아나)의 모습이 보인다. (이때부터 이미 디럭스 버전이 정교하게 설계가 되었던 거겠지...!)
그리고 약 7-80년 후 할머니가 된 peaches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이전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 기억이 저장된 구슬을 하나씩 재생하면서 디럭스 버전의 신곡이 나오는 형태다.
차례로 Intro(end of the world) (extended) - eternal sunshine - dandelion 이 나오는데, 일단 영화관에서 보는 만큼 음향이 빠방하고 음질이 좋아 정말 귀가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twilight Zone 이후 supernatural로 이어지는 구간이 좋았다. supernatural은 좋은 음향으로 들으니 정말 코러스 라인까지 선명히 들려서 황홀하더라. 개인적으로는 상처받아도 다시 감정에 솔직해지고 사랑에 빠지는 마음이 잘 드러난 가사여서 좋아했던 곡이다. 이 자리에 모였던 한국 팬들이 이 곡을 1위로 꼽았던 것 같다. (bye나 we can't be friends가 아니었다는..!) 그리고 디럭스 앨범의 커버기도 한 장면이 나오는데 - 몸이 떠오르며 마치 우주선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 연출된다. 사랑은 사랑으로 다시 회복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기도 한 Hampstead가 나오는데, 고장 난(?) 죽은(?) peaches를 다시 살리는 (실제) 아버지의 모습이 나온다. 갑자기 뭔가 싶긴 했는데, 아리아나의 인생에서 부모님의 이혼은 상당히 큰 일이었고 전환점이 될 만한 사건이었다고 한다. 붕괴되었던 자신이 사랑으로 재조립되었고, 흉터가 남은 상태로 부활했다는 점에서 삶은 계속된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는 해석이 좋았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나오면서 we can't be friends의 어쿠스틱 버전이 나오는데 입틀막... 영화관에서 들으니 진짜 라이브로 듣는 것 같고, 어쿠스틱 버전이라 감정이 더 잘 드러나서 너무 좋았다.
민재님과 연경님이 진행하시는 뮤브를 평소 즐겨 듣기도 하고 GV라는 형태로 음악 영화를 본 건 처음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확실히 아티스트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을 보기 위해 보인 소중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몽글몽글한 시간이었다.
단순히 히트곡을 많이 배출한 팝 가수를 넘어서 스스로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하고 싶은 메시지를 연출해 내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성장이 눈에 띈 앨범 & 영화였다. 가사도 다 쓰고 말이다. 그래서 내가 Taylor Swift와 Ariana Grande를 좋아하나 보다 싶다. 여성 아티스트가 본인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고 주체적으로 언급한다는 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기에.
GV 말미에 민재님께서 아리아나가 지닌 'thank u, next'의 태도에 대해 언급했는데 웃기긴 했지만 요즘 내 마음을 대변하는 지라 관통당한 느낌이었다.
One taught me love
One taught me patience
And one taught me pain
Now I'm so amazing
I've loved and I've lost
But that's not what I see
So look what I got
Look what you taught me
And for that I say
Thank you next (Next)
- Ariana Grande, thank u, next
일이든, 사랑이든, 후회 없이 쏟고 '아니면 뭐 말라지'라는 마음과 상처를 받아도 계속해서 나에게 맞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나가는 게 최근 몇 년간 내가 실천해 오고 되새기는 삶의 태도기도 하다. 단순히 '다음 남자 오고' 이런 노래가 아니라, 이전의 경험에서 내가 배운 것들이 분명히 있고 그를 바탕으로 더 나은 선택, 더 나은 삶을 살아가리라는 의지에 공감해서 용기가 필요한 날 꺼내듣곤 한다.
번외로 GV 진행하며 오카방에서 궁금한 점이나 느낀 점을 바로바로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리아나 팬들은 참으로... 나이대가 어리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서둘러 향한 피곤한 3N살.
누군가가 말하기를 매일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야 한다고 해요.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다!
- short film 중 (어린 아리아나 그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