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문화재단 음악 모임을 마치며

취향존중:월간시소 -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by 빨간망토 채채


회사 일로 지친 어느 날, 눈을 번쩍 뜨게 한 제안이 왔다. 음악 주제로 넷플연가 정기모임을 진행해 온 나의 이력(?)을 보시고 부평문화재단의 담당자분께서 모임 제안을 하신 것이다! 열심히 열심히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이 있는가 하면, 조그맣게 뿌린 씨앗만으로 열리는 문도 있다.


또 다른 음악 모임을 기획

부평문화재단 프로그램 담당자분과 관련 내용을 주고받은 후 간단한 커리큘럼 등을 공유했다. 기본적인 틀은 일주일에 1번씩 진행되는 총 4회의 모임이다. <월간시소:취향존중>은 개인의 취향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 공간을 연결하는 문화공간 시소의 지속가능한 커뮤니티형 모임이다. 지난해에도 진행되었으며, 올해는 사진, 문화, 미술, 음악을 주제로 전문 영역에서 모임을 진행하고, 시민이 직접 운영하는 모임도 별도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일정을 논의하며 나는 8월의 토요일 오후로 진행하기로 확정했고, 그 사이에 모임을 진행할 '문화공간 시소'에도 다녀왔다. 매우 쾌적해서 부평구민 분들은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월간시소와 같은 정기모임뿐 아니라 특정 주제로 펼쳐지는 원데이 모임도 있었고, 대체로 참가비도 무료였다.



그렇게 세부 사항을 조율하다 보니 어느덧 7월이 다가왔다...! 이번 모임은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라는 주제로, 음악 취향에 대한 탐색과 다양한 음악을 접해보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기획했다. 넷플연가에서도 이런저런 모임을 진행하긴 했지만 온전히 똑같은 콘셉트와 세부 활동은 아니었다.



그런데 모임을 모집하면서 보니 의외로 중년층 이상의 분들이 많으셔서 모임의 세부 내용을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모임에서 다루고자 하는 음악도 사실 고민이 많이 되었고, 결론적으로는 1회 차 모임을 진행해 보고 모임원분들의 성향에 맞춰 그때그때 수정하는 방향으로 해보자! 하고 마음을 먹었다. 주로 2030 위주의 모임을 진행해 온 나에게도 도전적인 부분이었다.




늘 그랬듯, 모임은 즐거워

막상 1회 차 모임을 진행해 보니, 모임원 분들 매우 적극적이고 이야기를 잘 나눠주셔서 굳이 세대로 한정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회 차 모임에서 들었던 음악은 'JENNIE - ZEN, 스텔라장 - 뜻밖의 여정, 이찬혁 - 멸종위기사랑, 도영 - 쏟아져오는 바람처럼 눈부시게 너란 빛이 비추더라' 등 최신곡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지만 다들 흥미롭게 들어주셨다. 서로의 음악 취향을 소개하는 시간에서도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분, 퓨전 트로트를 즐겨 듣는 분, 새벽 감성의 인디 음악을 즐겨 듣는 분 등 정말 다양한 취향의 구성원 분들이 모여 있어서 앞으로 나눌 얘기가 더 많겠다는 생각을 했다.


워크숍 활동을 하며 취향을 탐색했던 2회 차 모임


2회 차에서는 음악 취향을 알아보는 음악 여정 살펴보기 활동을 했고, 3회 차에서는 음악으로 세계여행!이라는 주제로 일본 - 대만 - 동남아시아 - 북유럽까지! 다양한 국가의 음악을 접했다. 여행은 항상 설레지만 음악과 함께라면 더 설렌다는 점...


여러 국가의 노래를 접해보며 새로운 음악을 알아간 3회 차 모임


정신없이 한 회차씩의 모임을 준비하고, 또 오픈 카톡방을 통해 좋은 노래도 공유하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회차가 됐다. 모임을 진행할 때마다 늘 마지막 모임에서는 모임원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개별로 추천드리곤 하는데, 이번에는 하고 싶은 말도 많아 개별 프린트한 메시지에 4곡 정도 추천드려 편지로 포장드렸다. 누군가가 좋아할 것을 생각하며 음악을 고르는 일, 나에겐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다.





마지막 모임을 마치고

모임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 모임을 통해 모임원분들이 어떤 걸 얻어갈 수 있을지-다. 이번 모임에서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그리고 음악 생활에서 도움이 될만한 나의 취향을 아는 것, 그리고 좋은 대화를 목표로 했다. 일단 좋은 곡과 새로운 장르 등 최대한 많이 공유드리려고 했고, 맞춤 곡 또한 취향에 저격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GPT도 놀랄만한 나의 선곡 후훗)


저마다의 색깔과 이야기를 담은 플레이리스트가 나왔다!


모임원분들께서는 아래와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셨다. (나의 맞춤 추천곡도 함께 들어있다)

차 마실 때 듣기 좋은 노래들

미완의 청춘을 위한 노래

포기하고 싶을 때, 용기를 주는 노래

소년 시절 pop에 귀와 눈을 뜨게 해준 영화 OST

나를 다른 차원으로 이끌어준, 내게 영감을 준 음악들

내가 잘 듣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들

좋은 영상/장소/장면과 어울리는 평화로운 플리


그리고 마지막 모임에 참석했던 부평문화재단 시민기자단 분께서 블로그에 모임 현장을 잘 담아주셨다. 너무 감동이다.. 모임을 진행하다보면 사진 찍기가 어려워 늘 아쉬웠었는데 이렇게 현장 스케치와 함께 소감까지 잘 작성해 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 (4회 차 모임 후기 블로그 링크)


부평구문화재단 시민기자단 최방글님의 블로그 글 중에서


그렇게 모임을 마치고 한 달간 친해진 모임원들과 치맥을 간단히 하고 헤어지는 길. 헤어짐은 아쉽지만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믿으며 - 나의 진심이 전해졌기를 바란다. 모임장으로서 내가 지닌 가장 큰 강점은 진정성과 다정함, 그리고 꼼꼼함이 아닐까 싶다. (모임원분들이 늘 준비를 많이 해주셨다고 말씀 주셔서,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했다 하하)



그리고 넷플연가를 진행했을 때는 공간 세팅부터 다과 및 모임 준비 모두 다 모임장 혼자 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부평문화재단 담당자분께서 사전에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너무 감동이었다. 당연하다고 하시는데, 절대 그렇지 않은 걸. 출석체크까지 다 세심히 챙겨주신 덕분에 모임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마지막 모임에서 모임원분들과 “나에겐 음악이란 ____다”라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음악은 내게 일상이다'라는 (준비되지 못한 다소 평범한) 답변을 했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니 음악은 반복되는 일상에 색을 덧입혀주는 물감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미건조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며, 하루의 끝을 마무리하는 자기 전에도 오늘 하루 수고했다고 만들어주는 건 노래. 힘들어도 힘을 내게 하고, 신나게 하는 나만의 색채와 리듬. 어떤 한 곡이 하루의 시작을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면. 충분히 음악은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9월에는 또다시 좋은 기회로 둔촌도서관에서 강연을 진행하게 되었다. (링크) 열심히, 알차게, 또 재밌게! 준비해야지. 9월에는 또 어떤 좋은 음악과 함께할지 기대된다. (서울숲재즈페스티벌도 간다!) 일단 10월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새 앨범이 나오는 만큼 또 기대를 안고 살아가는 음악애호가.


+ 따뜻한 음악애호가의 모임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궁금하신 부분이나 모임 문의가 있다면 아래 메일로 언제든 문의주시와요. 후후.
chaewon.lee.1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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