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애호가의 개인적인 취향을 중심으로
그래미에서 수상 후보를 발표하고, 각종 음악 매체에서는 올해의 노래와 앨범을 꼽고, 여러 음악 플랫폼에서 청취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해의 음악 결산을 해 주는 시즌이 도래했다. 회고와 음악 모두 좋아하는 나에겐 설레는 시기가 아닐 수 없다. 결산을 할 때면 12월에 듣는 노래들은 조금 소외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올해도 음악 결산 모임, 그리고 연말 회고(결산)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단 음악 결산 모임은 굉장히 느슨하고 캐주얼한 형태로 2번 정도 진행해 보고 싶다. 연말 회고 모임은 각 잡고 양식에 맞춰 글도 쓰고, 내년의 목표도 세워보는 형태로 기획해보려 한다. 일단 여러 형태의 모임을 시도해 보는 게 지금의 목표인 만큼 다양하게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이 글은 음악 애호가가 개인적인 취향을 가득 담아 정리한 기록이라고 가볍게 읽어주면 되시겠다. 필자는 장르로서의 팝을 좋아하며, 음악 장르 자체는 가리지 않고 듣는다. 다양한 취향을 안내하는 음악 모임을 진행하는 만큼, 편견 없이 모든 노래를 일단 들어보고자 한다. 하지만 너무 장르적인 음악은 아직도 쉽게 손이 가지는 않고, 시간을 내어 들으려고 노력한다. 결국 나의 근간은 대중음악에 있다.
신인류 - 송곳니
KiiiKiii - I DO ME
도영 - 편한사람
제니 - with the IE
조유리 - 이제 안녕!
hartts - Again
유주 - 오리온자리
Taylor Swift - Opalite
Hana Hope - Sapphire
JUNNY - Timelapse
*순서는 순위와 무관
스포티파이 결산 데이터를 보면 알겠지만, 대체로 자주 들은 노래들로 선정했다. 아무래도 출퇴근할 때 음악을 많이 듣다 보니 업무 상황, 사람들에 대한 마음가짐이 좀 많이 반영이 되긴 한다. 그렇다 보니 곡이 좋은 것도 있지만 가사에 대한 비중이 항상 높은 편이다. KiiiKiii의 'I DO ME', 제니의 'with the IE', 조유리의 '이제 안녕!'은 그런 결에 속한다(그리고 정말 안녕을 고하게 되었다...). 나답게 일하고 싶다! 를 외치던 날들이었다. 그리고 10월 초 기다리던 Taylor Swift의 새 앨범이 나왔는데, 사실 타이틀곡은 조금 아쉬웠고 곡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접한 이후로 꽂힌 'Opalite'를 무척이나 듣고, 또 힘을 얻었다.
그리고 언제나 간질거리는 설렘의 시작을 노래한 노래는 환영이다. 특히나 팝 알앤비라면 더욱더! 그래서 도영 2집 수록곡인 '편한 사람', hartts의 'Again', JUNNY의 'Timelapse'를 좋게 들었다.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팝곡인지라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싱어송라이터/작곡가 구름의 감성을 정말 좋아하는 지라, 유주의 미니앨범 수록곡인 '오리온자리'의 서정적이고 아련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에 흠뻑 빠지곤 했다. 반짝이는 신스 소리가 아름다운 곡이다. 힙합 프로듀서인 그루비룸이 작곡하고 구름, kohu가 편곡한 곡.
올해 Hana Hope라는 일본 아티스트를 스포티파이에서 디깅 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맑고 담담한 음색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담백한 창법에 J-pop의 정서가 한 스푼 첨가된 듣기 좋은 팝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었다. 감성적인 팝 발라드인 'サファイア(Sapphire)'가 제일 좋았지만 올 3월에 나온 정규앨범도 다양한 분위기를 소화해 팝 청자에게 추천한다. 주목해 볼 만한 2006년생의 신예 아티스트다.
신인류 - 빛나는 스트라이크 (2025.04.08)
1층부터 10층까지 차곡차곡 쌓아나간 3인조 밴드 신인류의 영혼 빌리지. 꽉 차게 구성된 11개의 트랙들은 좋은 멜로디, 밴드의 연주, 세련된 편곡까지 훌륭한 팝 앨범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 보컬 신온유가 전담하는 곱씹게 되는 '이상하게 아름다운' 가사도 무기다. 각 곡들은 저마다의 매력이 있지만 신인류만의 감성으로 관통되는 것이 있다. 'Intro: 빛나는 스트라이크'로 시작해 '일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마무리되는 구성을 쭉 이어 듣는 앨범으로서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Lady Gaga - MAYHEM (2025.03.07)
레이디 가가의 7번째 정규앨범. 퍼포먼스와 음악 모두 정직하고 유려한 댄스 팝 음반이다. 지금의 자신을 이루기까지의 혼란과 혼돈을 그대로 보여주며, '나 자신으로서' 노래한 앨범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이는 그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팝 음악으로 나타났다. 폭발적인 감정 표현과 일렉트로닉부터 신스팝, 디스코까지 다양한 팝의 스펙트럼을 담아냈다. 이는 그녀가 겪어온 다양한 경험과 음악적 다층성을 뜻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산만하지 않다. 앨범의 처음부터 후반까지 지루하지 않지만 특히나 이 구간에서는 귀를 뗄 수 없을 것이다. 신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How bad do U want me', 80년대 레트로 팝 느낌이 물씬 나는 'Don't call tonight', 디스코 팝에 자전적 스토리를 담은 'Shadow of a man'까지.
JENNIE - Ruby (2025.03.07)
자신이 뭘 잘하는지 아는 영리한 아티스트와 자본, 훌륭한 기획이 만난 앨범의 좋은 사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담아냈을 뿐 아니라, 알앤비, 힙합, 팝의 기반 위에서 다양한 음악 장르를 잘 소화했다. 화려한 피처링진에 가렸지만 그간 해오고 싶었던 랩과 노래 스타일을 마음껏 그리고 트렌디하게 쏟아낸 팝 앨범이다.
Fujii Kaze - PREMA (2025.09.07)
프로듀서 250과 작업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후지이 카제의 3번째 정규앨범이자 전곡이 영어 가사로 된 첫 번째 앨범이다. 보컬이 조금 평면적인 측면은 아쉽지만 전곡 모두 기본 이상의 웰메이드 팝 앨범이다. 이지리스닝 계열임에도 불구하고 앨범을 쭉 들어도 어떤 곡이 있었는지 기억날 만큼 캐치한 후렴구의 멜로디가 강점이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8~90년대 느낌이 관통한다. 'I need u back'의 리듬적 요소와 사운드 소스라든지, 'Love like this'에 사용된 신스라든지, 'Prema'의 드럼 비트라든지. 그래서 더 노스탤지어적인 향수를 자극하고, 익숙함을 자아내는지도 모르겠다.
Sailorr - FROM FLORIDA'S FINEST (2025. 05.09)
소프트하면서 유려한 알앤비란 이런 것일까. 다양성과 트렌디한 감성 모두 잡아낸 베트남계 미 알앤비 아티스트다. 이번 앨범이 대중적인 팝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알앤비, 힙합, 소울, 팝을 아우르는 역량의 반증이기도 하다. Doja Cat의 월드 투어 게스트로도 함께하는 그녀. 아시안 여성 뮤지션으로서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된다.
Nao - Jupiter (2025.02.21)
4년 만에 나온 영국 알앤비 뮤지션 Nao의 정규앨범. 치유, 회복이라는 앨범 주제에 맞춰 어머니라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 '만성피로증후군' 등 어려움을 극복하며 겪어낸 감정을 진솔하게 담아낸 앨범이다. 2018년에 발매된 'Saturn'의 자매 앨범으로, 점성술에서 흔히 흉성으로 분류되는 토성(Saturn)을 거쳐 길성으로 상징되는 목성(Jupiter)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이다. 이전에 작업했던 프로듀서 Loxe, Stint 등과 함께해 네오소울을 가미한 편안하고 따뜻한 알앤비 팝을 선보인다. 진솔한 가사와 보컬 호소력이 돋보이는 '30 something', 진정한 사랑을 꿈꾸게 하는 'Jupiter'는 그녀가 말한 대로 고난의 끝에서 희망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유효하다. "I live my life anywhere it goes"
자우림 - Life! (2025.11.09)
삶이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고, 절망하게 만들고, 실망시켜도. 우리는 일어나야 하기에, 마음껏 부여잡을 수 있는 동지애적인 앨범.
음성녹음
TOMOO
류이수
RESCENE
록과 일렉트로닉 장르 지식 습득!
신인류
(그런데 1위가 아니라니;;; 나의 청취 데이터를 믿을 수가 없다)
And baby, I'll admit I've been a little superstitious (Superstitious)
Fingers crossed until you put your hand on mine (Hand on mine)
- Taylor swift, Wood
넌 볼수록 빛나는 소중한 아이야
내 맘이 모자르진 않니
우주보다 드넓은 너의 하루 끝에서
내 맘이 모자르진 않을까
- 신인류, 송곳니 (무려 영제가 teeth of my baby)
'이걸 해야 돼.' '거길 가야 돼.' 상관없죠, 난 '내'가 될 거에여
난, 나답게 더 잘해여
- KiiiKiii, I DO ME
But my mama told me It's alright
You were dancing through the lightning strikes
Sleepless in the onyx night
- Taylor Swift, Opalite
That go get what they want girls
God bless the free girls
And yes god bless
Even the mean girls
- KATSEYE, Mean girls
4월 옥상달빛 소극장 공연 <옥캉스>
5월 서울 재즈 페스티벌 (3 DAY) - Kings of Convenience
9월 서울숲재즈페스티벌 (1 DAY) - 이소라
돌이켜보니 올해 공연 보러 다니는 걸 좀 소홀히 한 듯하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소극장 공연을 좋아하는 터라 마침 옥상달빛 공연을 타이밍 좋게 예매했다. 그런데 이때 하필 회사 일에 치이고, 마음도 힘들었던 터라 '밸런스'를 듣고 직장 생활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고... 'Happy ending'을 듣고 울어버렸다. 역시나 멘트로 웃기고 노래로 울리는 언니들... 언니들과 사진도 찍어서 행복했던 기억. 그리고 5월에는 계획적으로 서재페 3일권을 예매해서 올 참석했다. 그런데 체력 이슈로 첫날 헤드라이너도 보지 못하고 돌아와서 충격. 요새 감성이 넘치는지 Kings of Covenience의 'homesick' 전주를 듣자마자 눈물이 났다. (감명받아 만든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링크) 생각해 보니 9월 이소라 님 공연 때도 울었다. 전설의 'track 9' 을 들었기 때문... 다음이 단독 공연하시면 꼭 가리다.
1) 퇴사날 듣는 데이식스의 드디어 끝나갑니다
드디어 끝나갑니다 크레딧이 올라갑니다 주인공은 행복합니다 지금부터 울 일은 없습니다
고생은 없을 겁니다 걱정도 날라갑니다 기나긴 여정은 이제 마치게 됩니다 So it's the end
2) 퇴사하고 듣는 옥상달빛의 에세이
바람이 흔들어 떨어졌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
한편의 에세이 이건 나만이 쓸수 있는 것
지금은 넘어진것 같아도 결국은 일어나기 위한 스타터
3) 작업실 계약하고 버스 안에서 들었던 스텔라장의 뜻밖의 여정
불어라 오래된 바람 날 데려다주길
한 걸음 한 걸음 더딘 나날 지나서
보이지 않는 산의 저편에
만약 대중음악(팝)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분명 좋아할 거예요.
Addison Rae - Addison
Khalid - after the sun goes down
Fickle Friends - Fickle Friends
Tuesday Beach Club - Forever’s Not Enough
식케이, Lil Moshpit - K-FLIP+
Bryant Barnes - SOLACE
Amber Mark - Pretty idea
Mimi Webb - Confessions
전소미 - Chaotic & Confused
Kali Uchis - Sincerely: P.S.
Rangga Jones - Everything I've wanted to stay
Hope Tala - Hope Handwritten
Chris James - Superbloom
Sunset Rollercoaster - QUIT QUIETLY
한로로 - 자몽살구클럽
Jenevieve - CRYSALIS
LISA - Alter Ego
Jessie J - Don't Tease me with a good time
JINex - ETERNAL
유주 - In Bloom
올 한 해는 음악 장르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있게 탐구해 본 한 해였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뾰족하게 하는 것과 더불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르 음악에 대해서도 함께 좋아해 본 한 해. 내년엔 또 어떤 다채로운 멜로디가 펼쳐질지! (늘 그렇듯) 또 기대해 본다.
언제든 음악을 매개로 대화 나누는 모임은 환영이기에, 모임을 꾸리거나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메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CONTACT: chaewon.lee.1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