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자주 듣게 되는 두 곡

업보, Karma에 관하여

by 빨간망토 채채


새해 첫곡에 의미를 많이 두는 편이다. 2026년을 여는 곡으로는 힘차고, 강하고, 용기 있게 질주하는 곡을 듣고 싶었다. 고민을 하다 자우림의 아테나를 선곡. 승리의 여신이 오기를 바라며, 나 또한 불도저로 헤쳐나가는 한 해를 소망하면서.


여러모로 나를 증명해야 하는 일들이 연초부터 발생하면서 이런 힘찬 무드의 노래들을 계속 듣고 있는 요즘이다. 나름의 마인드 세팅이랄까. 그러다 내 귀에 유난히 자주 걸린 두 곡이 있었다. 바로 Taylor Swift의 'Karma'와 자우림의 '카르마'인데, 아니 제목이 똑같잖아?! 하는 깨달음을 가지고 쓰는 글이다.




Taylor Swift의 Karma는 2022년 나온 정규 11집 <Midnights>의 수록곡이다. 갑자기 이 노래에 왜 꽂혔냐 하면. 지난해 12월에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Taylor Swift의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The end of an era'가 공개됐다. 그리고 동시에 에라스 투어의 마지막이자 149번째 공연인 밴쿠버 공연 실황을 담은 라이브 영화도 함께 공개됐다. 나는 테일러의 팬이기 때문에.. 당연히 다큐멘터리를 매우 감동적으로, 인상적으로 보았고(이에 대한 짧은 감상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기려 한다) 2025년의 마지막 날을 밴쿠버에서 열린 마지막 에라스 투어를 즐기며 보냈다. 그리고 에라스 투어의 마지막 곡이 Karma다. 나도 모르게 따라 불렀던 노래...인데 테일러의 노래들은 시기마다 다르게 찾아오는 것 같다. 2025년에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과 결부되어 다시 반복재생하게 된 노래. 기억을 되감아보니 이날 이후로 karma를 계속 재생하고 있던 것이지.

Midnights.jpg 앨범 커버 출처: 벅스 뮤직

작년에 정규 13집 <The Life of a Showgirl>이 나온 후로 갑자기 <Midnights> 앨범에 꽂혔다. 새삼 'pop'한 앨범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앞서 말했듯 테일러의 곡들은 시간이 지난 후에 들어도 또 새롭게 다가오는 가사들이 있어서 더 좋다.


Karma는 귀에 잘 꽂히는 후렴구와 시적인 가사가 특징인 팝 곡이다(가사 해석 유튜브 링크). 그리고 테일러의 노래들이 그렇듯이- 가사에 자전적인 경험이 들어갔는데 당시 스쿠터 브라운과 분쟁 중이던 마스터권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의 경험을 이토록 우아하고 pop하게 말할 수 있다는 건 재능이다.


And I keep my side of the street clean
You wouldn't know what I mean


카르마는 불교적인 개념인데, 쉽게 말해 행한 대로 되돌려 받는다는 업 (業), 업보 (業報)를 뜻한다. 개인적으로도 지난해 '업보'에 관해 많이 생각했다. 나에게 나쁜 말과 좋지 않은 감정을 준 상대방을 용서할 것인가(물론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업보란 있다고 믿는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결코 그런 사람들의 끝이 마음 편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나에게 한 행동과는 관계없이, 난 떳떳하게 행동했고(I keep my side of the street clean). 너를 좇아가는 카르마와는 달리(Karma's gonna track you down) 카르마는 나의 편이니까(Karma takes all my friends to the summit).


Karma's on your scent like a bounty hunter
Karma's gonna track you down
Step by step from town to town
Sweet like justice karma is a queen
Karma takes all my friends to the summit


그의 세상은 나의 세상과 다르게 돌아갈 것이라 믿는다. 나와 카르마의 관계는 너와 달리, 이런 것이니까(Me and Karma vibe like that).




자우림의 '카르마'는 역시 지난해 말에 자주 들었는데, 11월에 나온 정규 12집 <LIFE!>가 정말 좋았기도 했고 연말 공연에서 더 좋아졌기 때문. 삶에 대한 분노가 있을 때 들으면 더욱 제격인 앨범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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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 karma, karma
I want my life back
더는 날 태우지 않아
In this cruel game of life

Karma, karma, karma
Karma’s chasing you
더는 널 견디지 않아
The end of this cruel game of life


이 강렬한 곡을 듣고 있으면 나도 무언가 태워버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여기서도 카르마는 너(상대방)를 따라간다. 아마 화자를 소진하게 하고, 고통받게 한 무언가겠지.


앞선 테일러의 노래가 업보를 우아하게 비유하며 노래했다면, 자우림의 노래는 분노, 그리고 나아갈 의지를 담고 있다. 이 두 가지 무드가 나의 연초를 채웠다. 유난히 직장에서 이상한 사람들 때문에 떠난 주변 지인들도 많아지는 요즘. 남의 마음에 상처를 준 사람들, 고통 준 사람들 모두 카르마의 고리에서 돌려받으리라. 그러니 우리는 (어렵겠지만) 털어버리자. 그냥 흘려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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