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뮤직 페스티벌의 홍수 속

썸원텤마머니

by 빨간망토 채채

날이 풀리고 본격적으로 페스티벌 시즌이 다가왔다. 뮤직 페스티벌을 좋아하긴 하지만, 요새는 페스티벌도 다양화되다 보니 어떤 것에 갈지 고민이 많이 되긴 한다. 코로나 이후 티켓 값이 확 올라진 게 체감되어... 예산의 한계 상 가고 싶은 모든 페스티벌에 갈 수 없는 것이 현실. 게다가 요즘에는 체력도 무시 못한다.


그렇다면 한정된 예산 하에서 어떤 페벌을 가야 가장 나에게 효용이 높을까? 를 따지게 되는 요즘. 그래서 시기별로 고민하고 있는 상반기 페스티벌과 그 이유, 그리고 진짜 보고 싶은 공연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보며 마음 정리(?)도 해볼까 한다.

*가수명 뒤 '님' 호칭은 편의상 생략하였습니다.

*라인업은 2/27 (목) 기준으로 표기하였습니다.




더 글로우

- 일시: 3/21 (토) ~ 3/22 (일)

- 장소: 경기도 일산 킨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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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스타그램 @theglowseoul


올해로 3번째로 개최되는 비교적 신생 페스티벌인 더 글로우는, 실내에서 진행되어 쾌적하다는 후기가 많다. 작년 양일간 2만 5천여 명이 왔는데, 그보다도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밴드 메이트(mate)를 열렬히 좋아했던 팬이었던지라 정말 가고 싶(었)다. 하지만 같은 날 쏜애플이 나오는지라, 과연 내가 가는 게 맞는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하지만 공원의 이번 신보도 듣고 싶고.. 인디 팝 태국 밴드 HYBS의 멤버 WIM도 오고...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것 같은 김승주의 공연도 궁금하고... 늘 그렇듯 페스티벌에서의 솔루션스는 진리일 거고.... 글을 쓰다 보니 정말 가고 싶은 마음만 커진다(이러려고 쓴 게 아닌데..).

게다가 일요일 라인업도 만만치 않게 매력적이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밴드들이 아닐까. 고고학 - 신인류 - 까치산으로 이어지는 라인업... 제미나이와 유라까지 포진해 있어 알앤비 소울을 충전할 수도 있다. 내한 뮤지션들도 주목할 만하다. 오키나와 출신의 청량한 밴드 HOME, 인디/베드룸 팝을 구사하는 Grentperez의 무대도 편안하게 즐기기 좋을 듯하다. 잔여 티켓이 별로 없다고 하니(2/24 기준) 혹시 고민되는 분들이 있다면 빠르게 결정하셔야 할 것 같다.... (제 자신에게 하는 말이에요)


어썸 뮤직 페스티벌

일시: 4/25 (토) ~ 4/26 (일)

장소: 서울 난지한강공원

3.JPG 출처: 인스타그램 @awesome.music.festival

(1차 라인업 공개)

글을 쓰는 와중 얼리버드 티켓 공지를 보았다. 그리고 또 깊은 생각에 잠긴 나...(결국 일단 예매했어요^^) 작년에는 대구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서울로 장소를 옮기고 시기도 4월로 조정됐다.

사랑하는 신인류가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리도어, 오월오일, 정우, 지소쿠리클럽과 같은 인디신의 검증된 아티스트들도 포진해 있어 라인업을 보자마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무럭무럭 솟아났다. 그리고 유주가 페스티벌에 나온다니. 오리온자리를 야외 페스티벌에서, 봄바람을 맞으며 들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이 페스티벌에 갈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아시죠..? 5월만 되어도 땡볕입니다.. 4월 야외 페스티벌은 훨씬 쾌적할 것이다. 아직 1차 라인업밖에 나오진 않았지만, 대중적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들이지 않을까 싶어서 뮤직 페스티벌의 무드를 부담 없이 즐기고 싶은 분들께 살포시 추천드려 봅니다.


서울 재즈 페스티벌

일시: 5/22 (금) ~ 5/24 (일)

장소: 서울 올림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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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라인업 공개)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서재페가 2차 라인업을 야심 차게 발표한 시점. Ezra Collective가 빠진 대신, Janelle Monae와 Herbie Hangcock, FKJ 등으로 헤드라이너를 만들어냈다. 이에 레전드 라인업이라는 반응도 있고,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라인업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재즈를 즐기러 간다기엔 애매하긴 하다. 록, 팝, R&B,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페스티벌의 대표 주자답게 티켓 가격도 1등이니만큼, 더욱 여러 말들이 나오는 것 같다.

아티스트들에 대한 호불호는 다들 다르고, 아직 최종 라인업이 나오지는 않아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는 1) 콘셉트가 희미해진 페스티벌이라는 데에 동의 2) 꼭 이 돈을 주고 올해 서재페에 가야 하는 이유를 잘 못 찾겠다고 생각한다. 서재페는 내한 오는 아티스트들의 무게감이 꽤나 컸다. 작년에만 해도 Yussef days experience, Tomoaki baba, Incognito, Eliane Elias와 같은 재즈 아티스트는 물론 Raye, LANY, UMI, Kings of Convenience, Jacob Collier, Gallant 등 한국에서 비교적 인기 있는 팝 가수들이 많았다. 물론 올해 역시 Jon Batistie, Leisure, PREP, Peder Elias 등 모두 인지도 높은 팝 뮤지션들이지만. 여러 번 내한한 경우도 있다 보니 무게감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다.

특히 티켓 가격을 생각할 땐 더욱 그렇다. 같은 돈으로,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른 단독 공연(예를 들면 인코그니토 단독 내한이라든지)을 가거나, 야외에서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른 페스티벌을 갈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Jenevieve, Ella mai, Mamas Gun, Galdive, Thee Sacred Souls의 공연 정도를 보고 싶어서, 금요일 하루만 갈지 고민 중이다. 물론 백예린, 최유리의 공연을 수변 무대에서, 석양이 지는 시간대에, 볼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행복이겠지만 어디선가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선뜻 하루 20만 원을 지불할 효용이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아시안 팝 페스티벌

일시: 5/30 (토) ~ 5/31 (일)

장소: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6.JPG 출처: 인스타그램 @asianpopfestival_kr

(2차 라인업 공개)

2024년 첫 선을 보인, 콘셉트가 확실한! 페스티벌이다. 알고 보니 '라이브클럽데이' 등의 공연을 기획하고 홍대 벨로주(이제 곧 사라질..) 대표기도 한 박정용 님이 APF컴퍼니를 설립하고, 공동 기획했다고 한다.

제가 하는 모든 일이 결국 어렸을 때 좋아하는 사람에게 테이프에 음악을 선곡해서 주는 마음과 다르지 않아요. 그렇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고요. 그러다 보니 좀 더 다양한 음악을 사람들이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 바람이 가능해지려면 생태계와 지속 가능한 시장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업의 목적이라고 하면 대단하지만, 사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시작한 거예요. 좋아하는 마음이요.

- 박정용 대표 (디자인플러스, '아시안 팝 페스티벌'은 누가, 왜 만들었을까? 인터뷰 중)


마니아층이 확실하게 있고, 모르는 아티스트가 있어도 기대가 되는 페스티벌이다. 편안한 소울을 구사하는 인도네시아 밴드 THEE MARLOES, 포크와 앰비언트를 접목한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보여주는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아오바 이치코(青葉 市子), 15년 만의 내한인 쿠루리(くるり), 태국 인디 팝 밴드 YONLAPA 등 쉽게 볼 수 없는, 음악성과 독자적인 팬층을 갖춘 아시아 뮤지션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한국 라인업도 탄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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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스타그램 @asianpopfestival_kr

여러모로 브랜딩을 잘하는 페스티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포스터, 로고, 브랜드 디자인들이 감각적이고 예쁜 것도 맞지만, 감각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더 있다. 우희준, 공원, 추다혜차지스, 피치트럭하이재커스, 라쿠네라마와 같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주목받은 아티스트들뿐 아니라 오메가사피엔, 힙노시스테라피 등... 굉장히 트렌디한 뮤지션들도 두루 있다. 장르도 록, 알앤비, 국악, 팝, 메탈, 포크, 신스팝 등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다양성이나 트렌디함을 추구하는 리스너들이라면 이쪽에 무게를 두지 않을까 싶다. 아시아권 음악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몰랐던 음악들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글을 쓰다 보니 서재페를 취소하고 아팝페 양일을 갈까 싶다(답정너였다).슈게이즈 기반 데뷔 EP인 [01]을 함께 작업한 파란노을과 공원이 함께 나오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인 것 같다.



DMZ 피스 트레인

일시: 6/12 (금) ~ 6/14 (일)

장소: 철원 고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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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미발표)

역시나 마니아층을 두텁게 가지고 있는 페스티벌 중 하나. 매년 믿고 간다는 분들이 많다.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라인업,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평화를 경험하자는 멋있는 음악 페스티벌이다.

피스트레인은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 한국 강원도 철원 DMZ 일원에서 개최되는 평화를 노래하는 음악 페스티벌입니다. 1년에 단 2일, 피스트레인에서 만큼은 “음악을 통해 정치, 경제, 이념을 초월하고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자”라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 DMZ 피스 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소개 중


장소가 철원이다 보니 장단점이 확실히 뚜렷하다. 가보진 않았지만 '축제'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은 페스티벌로,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티켓 가격도 합리적인 편! 매년 발표되는 슬로건도 인상적이다. 올해의 슬로건은 '인간활동'.

삶은,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로 이미 그 가치를 증명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매 순간 다음의 시간을 살아내며, 매번 미래를 맞이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본능처럼 생명과 미래를 추구합니다. ‘잘 살아 있음’이야말로 평화이자 행복이고 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장 단순한 명제입니다.
(...)
올해에도 피스트레인을 통해, 지금 인류가 처한 현실 앞에서 ‘잘 살아 있음’이 모두에게 당연한 상태는 아니라는 사실을 함께 인식하고, 다시 한번 생명과 미래가 지구 위 한 명 한 명이 마땅히 누려야 할 가치라는 믿음을 되새기길 바랍니다.

- 2026 DMZ PEACE TRAIN Key visual & slogan & message (출처: 인스타그램 @dmzpeacetrain)



이외에도 4월에 열리는 러브썸 페스티벌, 신예부터 걸출한 선배 메탈/록 밴드들이 총출동하는 히어로락페스티벌, 한국 인디 음악과 함께 해온 역사를 지닌 뷰티풀 민트 라이프, 힙합을 즐길 수 있는 랩비트 페스티벌, 록 페스티벌의 대명사인 펜타포트 페스티벌 등이 있지만 별도로 고려하진 않았다.




페스티벌의 효용이란

음악을 많이 듣고, 즐기는 만큼 공연에도 비교적 쉽게 가려고 마음을 먹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페스티벌을 가려는 이유는? 단독 콘서트와는 다른 페스티벌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좋은' 페스티벌이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일단은 자유로움. 야외에서 듣는 음악은 다르고, 심지어 라이브는 더욱 다르다. 어디서, 언제 듣느냐가 음악의 인상을 결정하기도 하니까. 아티스트와 함께 호흡하면서 즐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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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양성.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아티스트일지라도, 무대를 보고 좋은 노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다. 페스티벌에는 다른 악기 편성, 편곡을 해서 연주하기도 한다. 이미 공연을 봤던 아티스트일지라도, 쉽게 들을 수 없는 라이브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또 '축제'라는 단어에 부합한다면 좋겠다. 그 하루를 축제처럼 느낄 수 있다면 페스티벌로서의 효용 가치는 다했다. 땀을 뻘뻘 흘려도, 비가 와도, 그 자체로도 낭만으로 기억되는 순간이 페스티벌에는 있으니까.


그래서... 저의 픽은요. 아마도 서재페에는 안녕을 고하고, 어썸 뮤직 페스티벌과 아시안 팝 페스티벌 이틀이 될 듯합니다. 하하하..... (지갑: 안 괜찮아) 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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