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찾아라! 맛있는TV>와 SBS <결정! 맛대맛>을 해서인지, 음식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는 꾸준히 생각났다. 2011년 무렵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가 인기였을 때 '나는 맛수다'라는 이름의 팟캐스트를 기획, 추진했었다. 그 밖에도 꽤 많은 구상을 하고 기획을 하곤 했는데 그중 아까운 기획안 중 하나가 <100인분 토론>이다.
간단하다. 음식에 대해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누구나 음식의 어떤 내용을 놓고 친구들과 혹은 가족들과 의견이 달라 입에 침 튀겨가며 얘기해본 적들 있을 것이다. 이렇게 먹어야 한다거나 그 음식은 이 집이 제일 맛있다거나 이 음식의 시작은 여기였다거나... 최근 넷플릭스에 뜬 <백스피릿>도 결국 먹으며 수다 떨기다. 그래서 음식의 여러 이슈를 놓고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진지하게(?) 토론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형식은 <100분 토론> 스타일로 가고 실제 100인의 청중을 모셔서 토론하고 그분들에게 시식을 하게 하고 결정권을 주는, 100인분 토론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토론 주제는 예를 들어 이런 거다. 냉면의 양대 파인 함흥냉면파와 평양냉면파. 어떤 냉면이 냉면의 왕이라고 할 수 있을지를 놓고 치열한 토론과 맛을 놓고 우열을 가린다. 물론 대 전제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과 기호가 큰 영향을 미치는 맛에 관한 것이기에 토론을 통해 시식을 통해 우열이 결정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그 과정을 통해 냉면에 대한 각양각색의 정보가 나오고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느껴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출연자는 어떤 분들이 하면 좋을까.
내 바람대로 할 수만 있다면, MC는 <100분 토론>의 아이콘인 손석희 앵커가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음식 토론 프로그램 <100인분 토론>. 음식에 관한 한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백종원 대표에 황교익 맛칼럼니스트가 맞서고 여기에 음식과 낚시에 일가견 있는 유시민 작가가 가세하고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같은 분이 마주 보며 치열한 토론을 하는 모습을 그렸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양쪽에는 두 명의 셰프가 토론의 주제 음식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시식만 할 수 있는 정도의 음식들을 각각 100인분 만든다. 시식 정도니 얼추 10인분 정도만 만들면 될 것이다. 토론을 하고 맛을 본 후 100인의 투표로 토론의 향방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