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랄 식후 혈당

by 김영주 작가

제기랄, 식후 혈당이 193이 나왔다.

약을 안 먹고 재서 그런 거야,라고 합리화해보기도 하지만, 우울감이 드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불안하긴 했다.

일들이 겹쳐 병원에 가지 못해 약이 떨어져 3일 정도 먹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약을 안 먹고 식후 혈당을 쟀던 이틀 전, 220이 나와 개인 기록 신기록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허걱 했다. 우찌 이런 수치가!

이게 나에게 가능한 수치란 말인가!!!


그날 밤 체크하기 전까지 평소와 달랐던 나의 행동은 딱 두 가지.

이마트 싸구려 모닝빵을 꽤 많이 먹었던 것, 그리고 약을 못 먹었던 것.


지난 1월 건강검진에서 기록한 공복혈당이 177이라 병원을 찾았고 결국 당뇨 판정받고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던 건데, 식후 혈당이긴 하지만 무려 220이 나온 것이다.

그전까지 식후 혈당은 153이 최고 기록이었는데 220이라는 게 나올 수도 있구나 하고 놀란 가슴 부여잡고 있었는데, 오늘 병원에 가서 나온 기록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역시 무려 193이었다.


의사는 내게 혹시 술을 먹었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고, 식사 신경 쓰라는 주문을 했다.

난 당뇨 판정을 받은 5개월 여 동안 술은 한 모금도 안 댔으니 역시나 식사를 좀 더 신경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난 오늘 피를 뽑고 당화혈색소 체크를 해보려나 생각했는데, 밥을 먹고 왔으니 당연히 계획에 없었고, 한 달 후에는 공복으로 와서 피검사해보자고 했다.


병원을 나와 약국에서 약을 받았다. 한 달치.

술을 안 먹는 건 이제는 습관이 되어 별 다른 어려움은 없다. 매일 3~4km 정도 걷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술과 함께 먹지 않고 있는 건 라면이나 칼국수 짬뽕 짜장면 같은 밀가루 면들이다. 밥은 집에서 먹을 땐 현미와 잡곡밥을 먹는다.


다만, 빵만은 끊지 못하고 있다. 물론 무조건 끊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만 많이 먹는 건 좋지 않다고 알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빵이라고 해봐야 식빵 정도인데, 이게 참 쉽지 않다. 그 외에는 크게 하는 건 없다.


일단, 다시 한 달 약 먹고 걷고 현미잡곡밥 먹어야겠다. 빵은 계속 먹고.


그렇게 해서 한 달 후 나오는 당화혈색소 숫자를 본 후, 빵에 대한 나의 입장을 정리해야겠다.


당뇨. 만만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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