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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주 작가 May 13. 2022

47화. 백년손님 박종원 후보, 또 한 사람은?

웹소설> 식당천재 박종원 대선 출마

박종원 후보의 3호 공약 식권거래소에 대해 가장 빠른 피드백을 보인 건 이정명 후보였다.


  일요일 오후 그의 정치적 자산이 된 지역인 경기도 화성에서 메가버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하게 된 즉석연설 도중 이렇게 말을 했다.


  “식당 박종원 후보님의 공약 식권거래소를 보고 배가 아파 혼났습니다. 나는 왜 이런 진작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주식은 그렇게 잘 거래하면서 식권을 거래한다는 생각은 왜 못 했을까. 일자리 창출도 되고 사회문화 특히 경제적으로 굉장히 도움이 되는 공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법으로 말씀드리기 너무 죄송스럽지만, 박종원 후보님이 대통령이 안 되고 제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먼저 박 후보님 찾아뵙고 식당거래소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드리고 싶습니다.”


  국민의심 윤정열 후보는 경제 관련 공약 발표 후 진행된 백 브리핑 도중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식당 박종원 후보가 낸 식권거래소 공약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식권거래소요? 식권을 거래하나요? 에, 식권 하니까 대학교 때 구내식당에서 밥 먹던 때가 생각나네요. 싸고 맛이 참 좋았습니다. 물론 검사 재직 시절에도 검찰청 구내식당 참 좋았습니다. 근데 총장 할 때 가끔 신문을 볼 때마다 의아해했던 건 무슨 검찰 관련 사건이 있을 때마다 제 사진이 올라가곤 하는데 늘 구내식당으로 가는 제 모습이더라고요. 아주 비장한 표정으로요. 물론 식권을 거래한다는 건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당 안철순 후보도 반응을 보였다.


  “뭐 신선한 축에 들어가는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다소 구멍들이 많아 보이는데요, 저는 식권거래소에 좀 더 과학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접목하고 싶습니다.”


  정이당 심상순 후보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마친 후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논평을 했다.


  “박종원 후보님이야 워낙 음식 쪽에 해박하시고, 특히 식당 프랜차이즈 전문가이시죠. 전에 박 후보님 스튜디오에 우리 후보들이 한 자리에 함께 모여서 즐겁게 식사하면서 웃고 떠들면서 대화도 했지 않습니까. 그런 넓은 마음 갖고 있는 분이 낸 공약이니만큼 저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한편, 심상순 후보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표현해 보도가 됐던 허경제 후보도 유튜브 채널 <허파뉴스>에 나와 반응을 보였다.


  앵커가 물었다.


  “허 후보님은 박종원 후보가 낸 식권거래소를 추진하겠다는 공약 들어보셨습니까?”


  “들었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종원 후보는 참 깊이가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사전에 허락을 구하지 않고 박 후보가 있는 식당으로 무작정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박종원 후보는 어떻게 반응을 했죠?”


  “매우 반갑게 맞이해주더군요. 식사도 하고 가라면서 제 얘기에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일단의 모습만 봐도 박종원 후보는 심지가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분이 내놓는 공약은 볼 것도 없다. 제 공약에는 살짝 미치진 못하지만 그 정도면 참 훌륭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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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4일 월요일 아침 8시 30분. D-44.


  박종원 후보의 집 서재.


  박 후보는 서재 안을 왔다 갔다 하며 긴장한 표정으로 박종원 작가를 불렀다.


  노트북이 나타났고 하얀색 모니터가 펼쳐짐과 동시에 한글 자막이 나타났다.


  - 초조하시군요. 정확하게 9시에 문자가 오는 건 아니에요. 대개 9시에서 10시 사이에 온다 하더라고요.


  '떨리는데요. 양성이라도 나오면 꼼짝없이 자가격리해야 하잖아요. 그렇게 되면 선거운동에 막대한 차질이 생길 거고요. 그래도 3차 부스터 샷까지 했으니까 백신 접종의 효력을 믿어봐야겠네요'.


  - 그럼요. 부스터 샷을 하면 90% 이상 예방한다고 하잖아요.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하루 전인 일요일 늦은 오후, 아내 소무진에게 연락이 왔다.


  "여보, 내가 밀접접촉자가 됐어요. 같이 pcr검사받아야겠어요."


  소무진과 미팅을 했던 사람이 확진자로 판명이 났는데 하루가 지나서야 알게 된 것이다.


  하루 밤을 소무진과 같은 공간에 있었던 박 후보였기에, 연락을 받자마자 남아 있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소무진과 함께 선별 진료소를 가서 pcr검사를 했고, 다음 날 아침인 오늘, 결과 문자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소무진도 거실에서 문자를 기다렸다.


  - 박 후보님, 너무 초조해하지 마시고요, 문자 올 때까지 이런저런 얘기 하고 싶은 거죠? 이제 대선이 정말 얼마 안 남았네요. 선거일은 3월 9일이긴 하지만 2월 14일까지 정식으로 후보 등록하면 기호 부여받아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들어가는 거고요. 2월 27일 후보들의 투표용지가 인쇄되죠. 사전 투표가 3월 4일, 5일 양일 동안 하니까 따지고 보면 한 달 남짓 남았네요. 요즘 무슨 생각 주로 하세요?


  박 후보는 그 답지 않게 생각에 잠겼다.


  박 작가도 놀랐는지 바로 자막을 썼다.


  - 무슨 생각 중이세요? 혹시,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에 힘을 보탠다거나 하는 생각 같은 거 하시나요?


  문자가 왔나 확인한 박 후보는 살짝 미소 지었다.


  '그런 생각까지 하는 건 아직은 아니고요. 점점 대선이 다가오고 아직 저에 대한 엄청난 비리를 밝힌다거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힌다거나 아내에 대해 인신공격을 하거나 한 건 없지만 하루하루 판세가 요동치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로에 대한 네거티브를 하고, 난 무엇 때문에 이 경기장에 선수로 뛰겠다고 들어온 건지 자꾸자꾸 곱씹게 되네요.'


  - 후보로서 면역력이 약해지셨나 보네요. 어제 식권거래소 공약에 대한 반응도 뜨겁잖아요.


  '그야 그렇죠. 역시 그동안 제가 해왔던 생각들이 틀린 게 아니었구나 하죠.'


  - 오늘 민지당 이정명 후보가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성남시를 간다고 하네요. 제가 장담해요. 이정명 후보 거기에 가서 분명히 오열할 겁니다.


  '오열이요? 요즘 다시 욕설 녹취물이 유튜브에서 방송된 거 때문에요?'


  - 그렇죠. 그동안 성남시장 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하면서 계속 나와서 그를 휘청거리게 했죠. 그런데도 그런 최악의 상황을 다 극복하고 살아남았다는 게 정말 대단하긴 하지만요.

 

  "유사민 작가가 말했잖아요. 생존자라고요. 정말 잘 표현한 거 같아요. 저도 이정명 후보를 보거나 가끔 생각할 때가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해요. 만약에 내가 가족 간의 극심한 갈등 때문에 심한 욕설을 했고 그게 고스란히 녹음이 됐고 그게 지금 터졌다면? 난 못 견뎌요. 그냥 그 자리에서 내려오죠. 근데 이정명 후보는 안 그렇더라고요. 모든 악조건을 이기고 마침내 민지당 대선후보까지 되신 거잖아요. 참 대단합니다.“


  - 저도 그 욕설 녹음이라는 전체 버전을 들었는데, 도대체 어떤 상황에서 그러한 입에 담기도 민망한 욕설을 하게 되었는지, 그 집안의 갈등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이해가 안 가진 않더라고요.


  ”사실 저도 방송에 얼굴을 비추기 전까지는 욕도 하고 그랬던 사람이에요. 근데 어느 날부터 자꾸 얼굴을 알리게 되고, 회사도 점점 커지고 하면서 말을 한 거죠. 난 착하게 살 겁니다. 그렇게 말을 뱉어놓고 나니까 그렇게 살게 된 거거든요. 저도 이해가 가죠.“


  박종원 작가가 예측한 대로, 이정명 후보는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의 한 시장을 찾아 연설을 하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자신의 참혹한 삶이 원동력이라며 현장에 있던 시민들에게 불행했던 가족사에 대한 얘기를 털어놓으며 이해를 구한 것이다.


  ‘이정명 후보는 참 보면 볼수록 불가사의한 사람이에요. 연구 대상입니다.‘


  그때였다. 문자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박종원 후보가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문자메시지를 클릭했다.


  - 어떻게 나왔어요?


  문자를 바라보던 박종원 후보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하는가 싶더니 환하게 펴졌다.


  벌떡 일어났다.


  ’음성이네요. 또 힘차게 뛰어야죠!‘


  서재의 문이 열렸다. 아내 소무진이었다.


  ”여보, 결과 나왔어요? 전 음성이네요.“


  ”나도 음성이에요.“


  두 사람은 뜨겁게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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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오후 7시. CBC 라디오 방송 <한편 승부> 스튜디오.


  초대 손님으로 국민의심 이준식 대표와 박종원 후보가 출연했다.


  박재흥 앵커 - 오늘 <한편 승부>에는 ‘100년 손님’이라는 타이틀로 준비했는데요, 두 분을 모셨습니다. 왜 100년 손님이냐, 오늘 모신 이분들은 대한민국의 정치 역사에 이런 분들이 또 있을까 싶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분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분들입니다. 먼저, 국민의심에 30대 당 대표로 파란을 일으켰고 파업 혹은 가출을 감행했던 분이죠, 이준식 대표 나오셨습니다.


  이준식 - 안녕하세요, 백년손님1 이준식입니다.


  앵커 - 또 한 분은 식당 천재로 알려져 있는 분인데 창당을 한 정당 이름도 식당이고, 대통령 선거에 당당히 뛰어들어 무려 3위를 유지하고 있는 역시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분입니다. 박종원 후보 나오셨습니다.


  박후보 - 안녕하세요. 백년손님2 박종원 후보입니다. 이준식 대표님은 굳이 대표라고 붙이지 않으셔도 되지만, 저는 한 표 한 표가 소중하기에 대선 후보 박종원이라는 점을 꼭 밝혀야 합니다.


  이준식 - 저보다 더 인지도가 높다는 게 일치된 여론이 아닐까요? 제가 혹시 당 대표를 못하게 되면 식당 하나 차릴 수 있게 도와주실 겁니까?


  박후보 - 그렇게는 못 합니다.


  일동 웃음.


  앵커 - 첫 대화부터 티키타카가 장난 아니네요. 백년손님을 두 분이나 모셨으니까 2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분들일 텐데요, 요즘 비단 주머니는 어떤 걸 준비하고 있습니까?


  이준식 - 여러 가지 주머니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윤정열 후보가 진정성 있게 호남에 대한 손편지를 써서 200만 통 나가는 걸 추진하고 있습니다.


  박후보 - 손편지 200만 통이면 편지를 손으로 200만 번이나 쓴다는 거예요?


  이준식 - 에이 왜 이러세요, 한 장 리얼로 써서 200만 장은 프린트하는 거죠.


  박후보 - 에이 그건 가짜네요. 가짜.


  이준식 - 별로 진정성 있게 안 받아들이시니까 한 가지 더 공개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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