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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주 작가 May 14. 2022

48화. 이준식 대표, 박종원에게 훅 들어가다

웹소설> 식당천재 박종원 대선 출마

CBC 라디오 <한편 승부>가 진행 중인 스튜디오.  


  이준식 국민의심 대표와 박종원 식당 대선후보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토크가 시작부터 불붙었다.


  이준식 - 별로 진정성 있게 안 받아들이시니까 한 가지 더 공개하면요... 이번에는 유세차 지원 시스템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었습니다. 누구나 유세차에 올라가 하고 싶은 말을 신청하고 자신이 유세한 것을 영상으로 열람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구성했습니다.


  박후보 - 지난번에 서울시장 선거 때 재미 본 걸 살짝 업그레이드하신 거네요. 그때 유세차에 올라와서 연설했던 한 청년을 선대위에 영입했다가 크게 낭패 봤던 일도 있지 않았습니까?


  이준식 - 그거야 뭐, 자신이 우리 당 후보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고 신청하고 올라오는 사람을 무슨 수로 막겠습니까? 게다가 안 그래도 청년들 지지세가 많이 약한 우리 당에 기특하게도 청년이 유세차를 타겠다고 하는데, 거기 앞에 인포메이션 데스크 설치해놓고 호적등본 떼어 와라, 이력서 제출하라고 합니까? 순수성을 보는 게 성숙한 어른의 도리겠죠.


  앵커 - 이야~ 이거 초반부터 두 분 너무 불붙는데요?


  이준식 - 박 후보님 그렇게 안 봤는데 훅 치고 들어오시니까 저도 그렇게 됐네요.


  박후보 - 저도 어엿한 3위 후보입니다. 안철순 후보보다 더 높습니다.


  앵커 - 그렇죠. 맞는 말씀입니다. 솔직히 저도 그렇고 특히 정치계에 있는 분들 말씀 들어보면요, 박종원 후보를 아직도 강력한 대권 후보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꽤 계시는 거 같아요. 정치인으로 변신하시기 전에 워낙 신망 높고 실력도 좋은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였고, 방송인으로서도 슈퍼스타였던 모습만 보이는 거잖아요. 이준식 대표님도 그런 면 있지 않으세요?


  이준식 - 뭐 방송은 제가 살짝 선배이긴 합니다만, 박종원 후보님은 제가 오래전부터 우리 진영으로 꼭 모셔 와야 하는 명사 분들 중에 압도적인 1순위였거든요. 근데 이 정치판이라는 게 워낙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고 일단 저부터 체급을 키워야겠다는 조바심을 앞세우다 보니까 박 후보님을 깜빡 놓치고 있었습니다. 말 나온 김에 제가 박 후보님에게 정말 정말 궁금한 거 하나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박후보 - 뭔 질문 하실까 두렵긴 한데 뭐 어떤 질문이 화살처럼 날아와도 맞아도 살아남아야 하는 게 대선 후보의 숙명 아니겠습니까. 뭐든 물어보세요.


  이준식 - 감사합니다. 제가 박 후보님에게 궁금한 건요...


  앵커 - 아 잠시만요. 그런 중요한 질문을 그냥 하시면 안 됩니다. 광고 듣고 오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CBC 라디오 <한편 승부>를 듣거나 유튜브를 통해 시청하고 계십니다. 잠시 후에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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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는 것이 확실시되면서 확진자가 다시 7천 명대가 되고, 다음 날인 25일에는 8천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과연 정부에서는 달라진 방역 상황에 어떤 정책을 펼칠지 절치부심했고, 자영업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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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CBC 라디오 <한편 승부> 스튜디오.


  앵커 - 자, 이준식 대표가 평소 박종원 후보에게 정말 정말 궁금했던 게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귀중한 초대 손님이니까 먼저 하실 기회 드리겠습니다. 어떤 질문이죠?


  이준식 -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길게 사전 설명 붙인 질문드리려고 했는데요, 광고 나갈 때 이런저런 생각하다 보니까 그냥 심플하게 드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간단합니다. 박종원 후보님은 현재 선수로 뛰고 있는 대선이라는 경기, 3월 9일 종료 휘슬이 불 때까지 뛰실 겁니까? 그리고 자매 질문 하나 더 추가합니다. 혹여 중간에 그라운드를 나오는 안도 박 후보님의 플랜 안에 있다면, 그 얘기는 곧 단일화 이슈일 텐데요, 어느 진영하고 단일화하실 겁니까?


  앵커 - 이야~ 역시 이준식 대표시네요. 제가 묻고 싶었던 질문이 바로 이거였습니다. 자, 박종원 후보님, 어떤 대답 주시겠습니까?


  박종원 후보는 씨익 웃으며 손으로 앞에 있는 마이크를 만지는 척하면서 박종원 작가를 불렀다.


  박 후보의 눈앞에 노트북이 나타나며 모니터가 펼쳐졌고, 자막이 나타났다.


  - 박 후보님, 그냥 솔직하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저하고는 수시로 교감을 하고 계시잖아요.


  ‘그렇겠죠? 혹시나 해서 불러봤어요.’


  이 모든 상황이 걸린 시간은 1초 정도였는데, 이준식 대표는 그런 박종원 후보의 행동과 분위기에 뭔가가 있음을 눈치 챈다.


  하지만, 뭐라 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갸웃거리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박후보 - 첫 번째 질문은 완주 여부를 물으셨습니다. 아마도 현재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고 계시는 분이 국민이당 안철순 후보인데요, 사실 저는 궁금했습니다. 아니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정명, 윤정열 후보에게 가장 바짝 추격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 박종원인데 왜 단일화에 대한 질문은 4위 후보인 안철순 후보에게만 집중되는지요.


  앵커 - 그건 그렇습니다.


  박후보 - 물론 저도 알고 있습니다. 안 후보님은 어엿한 정치인이기 때문에 그런 거겠죠. 그동안 단일화에 임했던 경험도 2번이나 있었고요. 프로단일러 아닙니까. 그리고 안철순 후보는 현재 자신은 절대 단일화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완주할 것이다, 는 말을 하고 계십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큰맘 먹고 대통령 선거에 나왔는데, 어떻게 저는 앞으로 끝까지 뛰지는 않을 겁니다,라고 얘기를 하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두 번째 질문이었던 만약 단일화를 한다면 어느 진영이랑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저의 계획표에는 그런 계획은 없다,라고 말씀드립니다.


  순간 앵커와 이준식 대표의 표정에서 실망감이 살짝 보였는데, 박 후보는 말을 끊지 않았다.


  박후보 - 다만, 그렇게만 말씀드리면 안철순 후보의 대답하고 전혀 다를 게 없으니까 내친김에 조금 더 나가보겠습니다.


  이준식 대표와 앵커가 급 집중하며 몸을 앞으로 숙였다.


  박후보 - 근데 단일화라는 카드만 있는 건 아닙니다. 제가 중도에 사퇴를 하면서 어떤 후보에게 공개 지지를 선언하는 형태가 있을 수도 있겠죠. 민지당에 홍보 쪽을 총괄하시는 역할로 스타 피디 김영휘 님이 왜 민지당을 선택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시더라고요. 얘기가 먼저 들어온 쪽은 국민의심이었다, 근데 민지당에서 더 진정성을 보여줬다. 저도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대답이 되겠습니까?


  이준식 -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박종원 후보님을 포기하게 하는 대답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건 아니네요. 박 후보님에게도 비단 주머니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박후보 - 뭐 막지는 않겠습니다.


  앵커 - 이야~ 애매하게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네요. 아무튼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이번에도 할리우드를 긴장시킬 K드라마가 펼쳐질 것을 확신하면서요, <한편 승부> 1부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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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5일 화요일 오후. D-43.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 무대가 세워졌고,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9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 코자총의 집회가 시작됐다.


  지금까지 방역조치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기에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이번 집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비장했다.


  ’분노와 저항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씩 무대 위로 올라 마이크를 잡고 하고 싶은 얘기를 한 후, 무대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로 가서 앉으면 대기 중인 이발사와 헤어드레서가 삭발을 했다.


  “여러분, 코로나 사태 초기를 기억하십니까? 국민들이 외출도 안 하고 모임을 기피하면서 우리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건비를 도저히 낼 수 없고 직원을 내보내고 알바를 뽑지 않았지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이 계속되면서 월세는커녕 전기료도 감당하지 못해 전기가 끊겼습니다. 가게에서 나가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어느 누가 우리들에게 관심이나 가졌습니까!!!”


  꽹과리, 북소리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의 자영업자들은 스스로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의 총파산을 선언하고자 합니다!!! 오늘 부로 더 이상 인건비, 임대료, 공과금, 각종 대출금을 갚을 길이 없습니다!!!”


  얘기를 마친 자영업자는 무대 구석으로 가 앉았고, 머리카락이 우수수 쏟아졌다.


  분노인지 울분인지 알 수 없지만 눈물도 함께 떨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월 25일 0시 기준으로 총 8,571명을 찍었다.


  델타 이후에 나타는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한국에서도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다음 달이면 확진자의 수가 최대 3만 명 이상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방역 조치는 2월 6일까지 사적 모임의 인원은 6명, 식당이나 카페 등의 영업시간은 오후 9시로 제한되어 있다.


  코로나 3년 차에 접어들었고, 대한민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이 높고 국민의 절반가량이 3차인 부스터 샷까지 맞았는데도 이렇게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 대해 더 이상 정부를 믿고 거  리 두기에 동참하기 힘들다는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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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원 후보는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여의도 집회를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휴대폰을 꺼내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네, 박종원입니다. 혹시 지금 자영업자분들이 집회 중인 거 알고 계십니까? 네, 네. 전문가로서 그분들에게 해주실 게 있으시면, 혹시 저하고 같이 여의도에 가서 마이크 잡지 않으시겠습니까? 네, 감사합니다. 그럼 잠시 후에 그쪽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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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방역 정책의 실패 책임을 자영업자들에게 전가하고 이제는 방역 패스라는 걸 시행하면서 방역의 책임까지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우리 자영업자들은 도대체 뭘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마이크를 잡지 않은 자영업자들 수십 명은 무대 위로 올라와 삭발투쟁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때, 무대 옆쪽에서 야유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박종원 후보가 머리에 띠를 두른 사람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박 후보의 옆에는 감염전문의 이재을 의사가 서 있었다.


  잠시 후, 박종원 후보와 이재을 의사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무대 안쪽에는 얼핏 봐도 50여 명의 자영업자들이 나란히 의자에 앉아 삭발 중이었다.


  박종원 후보와 이재을 의사가 무대 중앙에 섰고 무대 앞에 가득 앉아 있는 자영업자 수 백여 명이 박 후보와 이재을 의사를 쏘아봤다.


  박 후보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자영업자 여러분, 박종원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온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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