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화. 첫 TV토론, 박종원의 활약
웹소설> 식당천재 박종원 대선 출마
정용관 MC -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34일이 남았습니다. 오늘 지상파 3사 초청 대선후보들의 첫 번째 TV토론을 시작합니다. 그럼, 다섯 분의 후보를 모시겠습니다!
경쾌하면서도 비장한 음악이 흐르고 다섯 명의 대선 후보들이 세트 뒤에서 나와 각자의 자리로 올라와 섰다.
시청자가 볼 때 왼쪽부터 심상순 이정명 박종원 윤정열 안철순 후보가 자리했다.
각 후보의 앞에는 단상이 세워져 있었고, 약간의 자료를 올려놔도 보이지 않게 10센티미터 정도의 가림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정용관 - 감사합니다. 그럼, 먼저 모두 발언 30초씩 듣겠습니다. 사전에 추첨으로 결정한 순서대로 심상순 후보부터 해주시겠습니다.
심상순 - 국민 여러분, 정이당 심상순입니다. 이제는 녹색시대입니다. 녹색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이정명 - 대한민국이 위기입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능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윤정열 - 에 국민이 불러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공정과 정의와 법을 반드시 세우겠습니다.
박종원 - 국민의 삶이 나아져야 합니다. 사는 게 재미있어야 합니다. 웃게 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안철순 - 과학기술 발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정용관 - 네, 모두 발언 잘 들었습니다. 시간을 넘길까 봐 다들 오히려 짧게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오늘 120분간의 토론은 두 번의 주제 토론, 두 번의 주도권 토론을 합니다. 먼저 첫 번째 주제 토론입니다. 뜨거운 국민적 이슈죠, 부동산입니다. 먼저 공통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1분 넘지 않게 답해주시면 됩니다. 질문은 이렇습니다. 취임을 하시자마자 가장 먼저 손을 볼 부동산 정책은 무엇입니까? 이정명 후보부터 말씀하시면 됩니다.
주제 토론의 포문을 공통 질문으로 한다는 예고는 없었다. 후보들의 순발력과 평소 실력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 이리라.
이정명 - 대대적인 공급 확대를 1순위 정책으로 하겠습니다.
윤정열 -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임대차 3 법을 개정하겠습니다.
안철순 - 많은 공급을 하여 자가 보급률을 제 임기 안에 80%까지 올리겠습니다.
심상순 - 땅과 집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합의를 이루겠습니다.
박종원 - 부동산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숙의 토론을 개최하겠습니다. 도대체 부동산에 관해 우리 국민은 어디까지 용납하고 어디까지 허락하지 않는지 정의부터 내리겠습니다.
정용관 -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는 바로 이 주제, 부동산으로 자유토론을 하시면 됩니다. 한 후보당 각각 5분씩으로 발언이 정해져 있는 발언 총량제입니다. 사전에 합의된 순서에 따라 윤정열 후보가 먼저 말씀하시면 됩니다. 각 후보들은 똑같이 주어진 5분 동안 자신이 공격하고 싶은 후보에게 질문을 하면 됩니다. 시간을 얼마나 잘 배분하느냐가 관건인 토론이겠죠.
윤정열 - 이정명 후보에게 묻습니다. 대정동 부동산 의혹에 대해 안 물을 수 없는데요, 민간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었던 것을 직접 설계했다고 하셨는데, 잘못이 있는 것 아닙니까?
많은 언론이 예상했던 대로 윤정열 후보의 공격은 이정명 후보에게 집중됐다.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하는 대정동 의혹이 그것인데, 문제는 윤정열 후보는 질문을 하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자료를 보며 읽다시피 했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은 그런 윤 후보의 모습에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이정명 - 이 사안은 정말 수도 없이 대답했는데 또 물으시네요. 전 공공환수를 가장 많이 했습니다. 오죽하면 한 변호사는 나한테는 씨알도 안 먹히더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윤정열 - 그게 무슨 말이나 되는 얘기입니까? 알면서도 그랬으면 범죄를 저지른 거고 몰랐으면 무능 아닙니까? 둘 중 어디입니까?
이정명 - 윤정열 후보님, 세상에는 두 가지만 있는 게 아닙니다. 세 번째, 네 번째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안철순 - 이정명 후보에게 묻겠습니다. 문대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몇 점을 주시겠습니까?
이정명 - 저한테 질문이 집중되네요. 60점 드리겠습니다.
심상순 - 윤정열 후보에게 묻겠습니다. 문대인 정부 때가 역대 공급이 최대였습니다. 공급 확대만 하면 부동산 문제가 해결이 됩니까?
윤정열 - 무작정 공급 확대만 말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 청년들이 집을 장만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심상순 - 어떻게 할 겁니까?
윤정열 - 대출규제를 팍팍 풀고 좋은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심상순 - 윤 후보님은 종부세를 없애겠다면서요? 25억 주택을 가진 사람의 종부세가 50만 원인데, 그게 많은 겁니까?
안철순 - 이정명 후보님은 개발이익 완전 환수제를 말씀하고 계시던데요, 그러면 어떤 기업들이 개발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이정명 - 모든 개발이익을 환수하겠다는 게 아니라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정용관 - 네, 자유토론하고 계시는데요, 시간 관리 잘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네 후보님들은 꽤 쓰셨는데요, 박종원 후보님만 5분 그대로 있습니다.
박종원 - 제가 그렇게 두렵습니까?
일동 웃음.
윤정열 - 그렇다면 굳이 묻겠습니다. 박종원 후보님은 부동산 문제 어떻게 해결하실 겁니까?
박종원 - 윤 후보님, 우리나라의 현재 자가보유율이 몇 %가 됩니까?
윤정열 - 40% 아닙니까?
박종원 - 61%입니다.
윤정열 - 맞다, 61%.
박종원 -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이 자기 집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겠죠. 그러면, 집값이 오르면 10명 중 좋아할 국민이 몇 명이겠습니까?
윤정열 - 그야 자기 집이 있는 6명 아닙니까?
박종원 - 그럼 문대인 정부에서 집값이 많이 올랐고 6명이 좋아하면, 과반 이상이 좋아하는 정책이었네요. 근데 왜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비판하시는 거죠?
윤정열 - 에.. 그야.. 집이 너무 비싸지면... 집 없는.. 주택 가격 안정이 되어야겠죠. 이정명 후보에게 묻습니다. 대정동은 3억 투자에 수조 원의 이익을 안겨줬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박종원 - 왜 말을 돌리십니까?
윤정열 - 돌리든 말든 제 맘 아닙니까?
정용관 - 네, 이제 각 후보 몇 초 안 남겨놓고 있습니다.
부동산에 관한 이슈는 역시 뜨겁게 전개됐다. 모든 후보가 공급 확대를 말했지만, 주택에 대해 그리고 있는 그림들은 서로 달랐다.
정용관 - 이번에는 첫 번째 주도권 토론을 하겠습니다. 정해진 순서로 주도권을 갖고 하시면 되고요, 2명 이상의 후보에게 질문을 꼭 던지셔야 합니다. 질문을 하셨으면 최소한의 답할 시간은 주셔야 하고요. 먼저, 안철순 후보가 주도권 토론하시면 됩니다.
안철순 - 윤정열 후보에게 묻겠습니다. 연금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윤정열 -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워낙 복잡한 사안이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안철순 - 나만 유일하게 연금개혁안을 공약으로 냈습니다. 개혁에는 공감하신다면 오늘 토론을 마치고 연금개혁에 대한 공동선언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윤정열 - 그러시죠.
안철순 후보는 연금개혁이 자신의 강점이라 판단했는지 연금개혁에 대한 이슈만 부각했다.
다음 주도권은 심상순 후보.
심상순 - 윤정열 후보님, 부인 김건휘 씨 발언을 보니까 남편도 미투 안휘정 편이라고 했는데 정말입니까?
윤정열 - 헤헤, 아내가 워낙 많은 말을 사적으로 하다 보니까...
심상순 - 그건 사적인 대화가 아니죠. 피해자에게 이 자리에서 사과할 용의는 없습니까?
윤정열 - 사과합니다. 제가 한 얘기는 아니지만 상처받으셨다면 사과합니다.
이정명 - 윤정열 후보님,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에게 지금 즉시 지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추경 도와주시겠습니까?
윤정열 - 정확한 예산 근거만 주시면 협조할 수 있습니다.
윤정열 후보가 주도권을 가져갔을 때는 역시 대정동 이슈로 이정명 후보에게 집요하게 공격했고, 이정명 후보는 논리적으로 방어를 잘했다. 이번엔 박종원 후보가 주도권을 쥐었다.
박종원 - 윤정열 후보와 이정명 후보님은 양자 토론을 추진하다 무산됐습니다. 양자든, 삼자든, 사자든 오자든, 2월 21일 예정되어 있는 공식 대선후보 토론 이전에 2주 이상 남아 있는데요, 최소 3~4회 정도 토론을 하기로 이 자리에서 합의하면 어떻겠습니까? 그 어떤 이유를 대서 번복하지 않기로요.
네 명의 후보들은 서로 눈치를 봤다. 이정명 후보가 제일 먼저 나섰다.
이정명 - 저는 찬성입니다. 근데 윤정열 후보하고 무산된 자료 지참 여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박종원 - 여기 마침 5명이니까 다수결로 하면 어떨까요? 정용관 진행자가 주도해주시면 어떻습니까?
정용관 - 그럴까요? 그럼, 지금 다수결로 정하는 거에 대해 이의 없는 후보는 없으신 건가요?
모두가 윤정열 후보를 쳐다봤다. 윤정열 후보는 배석자가 있는 쪽을 보는 듯했으나 이내 고개를 숙였다.
윤정열 - 네, 다수결의 의견에 따르겠습니다.
정용관 - 그럼 2월 21일 선관위 주관 첫 토론 이전에 서너 차례는 더 토론한다는 건 이견 없으시고, 자료 지참 여부만 놓고 정하겠습니다. 먼저, 자료는 꼭 지참해야 한다는 의견 손 들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손을 든 사람은 윤정열 후보와 안철순 후보였는데, 알고 보니 안 후보는 머리를 긁는 거였다. 결국 한 사람만 손을 든 모양새가 되었다.
정용관 - 자료 지참은 안 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오늘 정도의 A4 몇 장이나 메모할 정도는 좋습니다. 손 들어주시고요.
이정명, 박종원, 안철순, 심상순 후보가 손을 들었다.
정용관 - 자, 그럼 자료 지참하지 않는 대선후보 토론을 더 열기로 합의했다는 소식 알려드리면서, 토론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 이번에는 두 번째 주제 토론인데요, 외교안보 분야입니다. 공통 질문드립니다. 취임하시면 바이든, 기시다, 시진핑, 김정은 중 어떤 순서대로 만나실 건가요? 심상순 후보부터 말씀하시면 됩니다.
심상순 - 김정은부터 만나고 바이든을 만난 후에 4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겠습니다.
윤정열 - 바이든, 기시다, 시진핑, 김정은의 순입니다.
안철순 - 바이든, 시진핑, 김정은, 기시다입니다.
이정명 - 국익 중심의 외교를 해야 합니다. 취임 후 상황을 보고 정하겠습니다.
박종원 - 4개국 정상에게 동시에 만남을 제안하고 답이 오는 순서대로 만나겠습니다.
정용관 - 네, 주제 토론 들어가시면 됩니다. 외교안보 분야 주제 토론에서는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한 윤정열 후보에 대해 나머지 후보가 공격을 취하는 모양새가 되었는데 특히 수도권 방어를 위해 추가 배치를 한다면 어디에 하겠느냐는 이정명의 질문에 대한 윤정열 대답이 논란을 키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