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방송인들이 공개지지 선언한 대선 후보는?
웹소설> 식당천재 박종원 대선 출마
방송문화인들은 과연 어느 후보를 지지할까.
공개 지지를 표명하는데 공감하는 이들을 우선 모았고 SNS에서 단체방을 만들어 토론을 했는데, 의견들이 분분했다.
며칠에 걸친 격론 끝에 크게 두 개의 파로 나뉘었다. 민지당 이정명 후보를 지지하는 파와 식당 박종원 후보를 지지하는 파로 나뉘었다.
“이정명 후보가 비주류 정치인인데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는 것부터가 인간 승리 아냐? 우리 방송문화인의 숙명도 비슷한 거 같아. 난 이정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우리 대중문화도 발전한다고 생각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두 당이 돌아가며 해왔어. 언제까지 이렇게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 근본적으로 이 판을 흔들어줄 대통령이 필요해. 그런 점에서 난 식당 박종원 후보가 신박한 카드라고 생각해.”
토론을 하면 할수록, 사회파 연예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친구들은 민지당 이정명 후보 쪽으로 기울었고, 그동안 이렇다 할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친구들은 식당 박종원 후보에게 호감을 표했다.
결국 정우상 배우와 유자석 개그맨이 최종 협의를 통해 양 파의 입장을 똑같이 발표하기로 했고 여의도 kbs 방송사 앞에 모여 공개 발표를 하기로 한 것이다.
수많은 카메라가 취재 경쟁을 하기 위해 늘어섰다.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크게 발휘할 수 있는 유명인들이 대선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한다는 건 뜨거운 뉴스이기 때문이다.
정우상 배우와 유자석 개그맨이 카메라 앞에 섰다. 뒤쪽으로 배우, 코미디언, 가수, 진행자들이 도열했다.
정우상 배우가 기자들을 바라봤다.
“늘 좋은 보도를 위해 애써주시고 있는 기자님들 반갑습니다. 오늘 저희가 하는 얘기 잘 보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정우상 배우가 유자석 개그맨을 쳐다보고 고개를 까딱했다.
유자석은 주머니에서 A4 용지를 꺼내어 폈다. 카메라들이 유자석을 향해 집중됐다.
“우리 방송문화인 2,476명은 3월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다음의 후보를 지지하기로 공개 선언합니다. 우리는 민지당 이정명 후보와 식당 박종원 후보를 지지합니다!”
기자들은 놀란 표정으로 카메라 후레시를 터트렸다.
정우상 배우가 나섰다.
“아마 이렇게 두 분의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는 처음 경험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기자들과 연예인들 웃음.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토론을 했습니다. 근데 이번 선거는 특이하게도 한 사람으로 모아지지 않았습니다. 이정명 후보가 좋다는 분들하고 박종원 후보가 좋다는 분들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죠, 유자석 씨?”
“갑자기 진행을 하시는 건가요? 네, 그렇더라고요. 이게 어떤 대립되는 의견들이 있으면 예를 들어 8대 2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7대 3이나 최소 6대 4 정도만 돼도 다수결 의견으로 발표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의견을 나누면 나눌수록 거의 반반으로 수렴되더라고요. 그랬죠, 정우상 씨?”
정우상이 웃으며 마이크를 잡았다.
“수렴이라는 그렇게 어려운 말씀을 하시다니. 네, 맞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5대 5는 아니었고 어떤 때는 51대 49, 52대 48 하는 식으로 돼서 이걸 어찌할까를 두고 다시 토론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결국 오늘과 같은 결론을 내린 거죠. 맞죠, 유자석 씨?”
다시 유자석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래서 좀 전에 공개지지 선언한 것처럼 민지당 이정명 후보하고 식당 박종원 후보 두 분을 똑같이 지지한다는 것을 발표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면 두 분은 어떻게 하면 되냐고요? 그건 뭐 저희가 알 바 아니죠.”
일동 웃음.
정우상 배우가 마이크를 잡았다.
“네, 방금 유자석 씨가 얘기한 저희가 알 바 아니죠, 라는 말은 농담이면서 진담입니다. 저희는 시민으로서 국민으로서 지지를 하는 거 말고는 할 게 없지 않습니까. 이렇게 우리 방송 문화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는 이정명 후보를 지지한다, 누구는 박종원 후보를 지지한다, 그러니 두 분이 선의의 경쟁을 하시기 바랍니다. 하는 정도만 의견을 표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유자석이 마이크를 잡았다.
“저희만 너무 일방적으로 얘기하고 있으니까요, 궁금하신 거 있으면 질문을 받아볼까요? 자, 저희는 어떤 후보인지는 잘 기억나진 않는데 자기 할 말만 딱 하고 질문받지 않고 가는 사람들 아닙니다. 질문해주시면 저희가 대답할 수 있는 한 하겠습니다.”
기자들이 우르르 손을 들었다.
“민지당 이정명 후보와 식당 박종원 후보에게 똑같이 지지를 공개 선언하셨는데요, 방송인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대변하고 있습니까?”
정우상 배우가 마이크를 잡았다.
“저희가 좀 전에 발표했을 때 말씀을 드렸는데요, 정확하게 2,476명의 의견입니다. 직종은 연기하시는 분들, 성우, 아나운서, 리포터, 가수, 코미디언, 뮤지션 등인데요, 각 직종에 계신 분들과 소통을 해서 이름을 올린 분들입니다. 혹시라도 자신의 동의 없이 이름이 올라오는 분이 한 분이라도 생기지 않게 확인하고 확인했습니다.”
또 다른 기자가 손을 들었다.
“이정명 후보와 박종원 후보는 무척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혹시 다른 후보들은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았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유자석 개그맨이 마이크를 잡았다.
“물론 저희가 반반으로 지지를 표명한 두 후보님 외에도 다양한 의견을 주신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대략 분포도로 보면 전체가 10이라고 치면 4, 4, 2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정명 후보하고 박종원 후보가 거의 비슷하게 4씩을 차지하고 나머지 2에 해당하는 의견을 주신 분들은 안철순 후보를 지지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물론 정이당 심상순 후보님을 지지하시는 방송인들도 있습니다. 드물지만 허경제 후보님, 김동인 후보님도 있었습니다.”
유자석이 마이크를 잡았다.
“물어보실 거 또 있습니까? 한 분만 더 받아볼까요?”
뒤 쪽 자리에 서 있던 기자가 손을 들었다.
“그렇다면 이정명 후보와 박종원 후보가 앞으로 어떻게 되기를 바라십니까?”
정우상 배우와 유자석 개그맨이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 마이크를 내밀었다. 결국 정우상 배우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사실 한 달 정도밖에 안 남았고, 물론 딱 한 사람만 대통령이 되는 거겠죠. 이정명 후보하고 박종원 후보도 사실 다 완주할 수도 있긴 할 텐데,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두 분이 단일화 협의를 하셔서 민주 진영의 후보로서 힘을 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국민이당 안철순 후보님도 이 대열에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자석이 마이크를 잡았다.
“네, 저하고 오랜 시간 프로그램을 해오고 있는 MBS, 아 지금은 MBS 소속 피디가 아니시구나. 김태오 피디를 가리켜 좌파 피디라고 지난 정부에서는 그랬다는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그 정부의 사람들이 현재 어느 후보의 당인지는 여러분도 아실 거고요. 그래서 저는 방송 활동을 무탈하게 오래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오래 큰 웃음 드리기 위해서는 어떤 분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방송문화인 대통령 후보 공개지지 선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방송인과 대중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공개지지 선언이 끝났다.
이외에도 적지 않은 단체에서 대선 후보들에 대한 공개지지 선언이 이어졌는데, 한국노총에서는 민지당 이정명 후보에 대한 공개지지를 선언했다.
그동안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딱 한 번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선거에서 한국노총이 지지를 선언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뉴스가 나와 그 폭발력을 예감하게 했다.
물론 한국노총 조합원의 소수파는 따로 모여 국민의심 윤정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방송인도 마찬가지였다.
우파 유튜버를 중심으로 약 10여 명의 방송인들은 윤정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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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대선후보 토론을 했을 때 박종원 후보의 제안으로 몇 차례의 TV토론을 더 하기로 합의했기에 성사된 건 아닐지라도, 우여곡절 끝에 두 번째 TV토론 일정이 잡혔다.
2월 11일 금요일 저녁에 하기로 했고, 지상파 TV가 아닌 종편 4사와 보도전문채널 2사로 총 6개의 채널이 공동으로 중계를 하기로 했다.
토론의 주관은 한국기자협회가 맡았다. 애초에 기자협회는 8일로 제안을 했고 키 주관방송사로 jpbc가 맡기로 하고 4당이 모여 실무협상을 했는데, 국민의심 협상단의 태클로 무산이 되었다가 11일로 잡힌 것이다.
잡음이 있었지만, 두 번째 대선후보의 TV 토론회가 잡혔기에, 각 당의 후보들은 다시 열공모드에 들어갔다.
한편, 역시 박종원 후보의 제안으로 합의가 된 또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인 대선후보 퀴즈대결을 제작을 위한 키 방송사는 각 당 실무대표의 가위바위보 결과로 SBC로 정해졌다.
제작진이 즉각 꾸려졌고, 토론과 마찬가지로 생방송으로 진행되기로 했고, 방송 일시는 2월 13일 일요일 저녁 8시로 정해졌다.
제작진의 메인 작가는 박종원 작가의 친한 후배가 맡았는데, 아이디어는 박종원 작가가 그에게 맡겼던 노트북에서 나왔으니, 이름하여 <자가격리 후 생방송 퀴즈! 나만 모르는 하루>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프로그램일까.
이정명, 윤정열, 박종원, 심상순, 안철순의 다섯 후보는 정확히 2월 12일 토요일 저녁 8시에 제작진이 긴급히 세팅해 놓은 한 공간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 들어갈 때는 외부와의 통신은 24시간 동안 단절이 된다.
휴대폰은 압수된다. 해당 공간에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는 TV나 라디오, 신문은 물론 컴퓨터도 없다. 철저히 아날로그적인 세팅만 되어 있다.
다음 날 저녁 8시에 방송사 스튜디오에 도착하는 24시간 동안은 완벽한 아날로그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다.
왜 이런 퀴즈 프로그램을 하려 하는 건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소식들이 일어나는가. 사건사고가 터지는가.
24시간 동안 세상과 격리된 생활을 한 5인의 후보는 퀴즈 대결에 들어가는데, 출제되는 문제들은 바로 그 24시간 동안 일어난 일들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국민은 알고 있는데, 과연 후보들은 어떻게 대답을 할 것인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그렇게, 사상 초유의 프로그램 준비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