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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주 작가 May 29. 2022

63화. 대선전쟁 본격 개막!

웹소설> 식당천재 박종원, 대선 출마

사상 초유의 대선후보 퀴즈대결 프로그램의 막이 올랐다.


  진행자 김기라도 선거 운동을 하던 중 24시간 동안 아날로그 환경에서 격리를 하는 대선 후보를 처음 보는 순간이었다.


  그러니, 호기심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로서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김기라 - 다섯 분은 똑같이  24시간 동안 외부하고 일체의 통신이 안 되는 아날로그 환경에 있었다면서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박종원 - 휴대폰이 얼마나 저를 옭아매고 있었는지 새삼 느꼈습니다. 처음에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나니까 좀 안정이 되더라고요.


  김기라 - 그랬군요. 다른 분들은 어떠셨어요?


  심상순 - 솔직히 그동안 무지 피곤했거든요. 오후 8시에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마침 침대가 놓여 있더라고요. 에라 모르겠다, 그냥 쓰러졌습니다. 눈을 떠보니까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 아침 10시더라고요.


  김기라 - 가만, 어제 8시에 쓰러지고 한 번도 안 깨시고 오늘 아침 10시요? 그 얘긴, 14시간을 주무셨다는 거네요. 우와...


  일동 웃음.


  심상순 - 그래서 지금 완전 쌩쌩합니다. 제가 뭐 잘못했습니까? 제 사전에 단일화는 없습니다!


  김기라 - 아니 누가 뭐라 그랬습니까? 단일화 같은 건 알아서 하세요!


  일동 웃음.


  이정명 - 심상순 후보님 마치 저를 두고 말씀하신 거 같은데요, 오늘 이 시간 즐겁게 보내고 끝까지 선의의 경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평소보다는 푹 잤습니다. 방에 턴테이블도 있어서 오랜만에 맘 편하게 음악 감상도 했고요. 내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니까 기운 내서 해보겠습니다.


  안철순 - 저는 뭐 편하게 지냈습니다. 홈트레이닝한다 생각하고 운동하면서 땀 좀 뺐습니다. 오늘 퀴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김기라 - 윤정열 후보님은 어떻게 지내셨어요?


  윤정열 - 에, 뭐 기도하고 명상하면서 보냈습니다. 다행히 성경도 있더라고요. 꺼내서 읽으면서 좋은 말씀 많이 새겼습니다.


  김기라 - 그렇군요. 자, 분위기 좋습니다. 그럼,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퀴즈 대결 프로그램, 우리만 모르는 하루 시작합니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중간 VCR로 각 후보들이 격리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안에서 지내는 모습이 스피디하게 플레이됐다.


  웃음을 자아내는 행동들이 적지 않았다.


  김기라 - 자, 24시간 동안 대한민국과 지구촌에서 일어난 일들 중에서 엄선한 문제가 출제됩니다. 한 문제 당 10점입니다. 총 10개의 문제가 준비되어 있고요, 현재의 0점에서 맞히실 때마다 10점씩 플러스됩니다. 총 10개의 문제를 풀고 나면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후보가 우승입니다. 자, 준비되셨습니까?


  후보들 - 네!


  김기라 - 첫 번째 문제, 주세요!


  효과음과 함께 세트 옆에서 스탠바이 중이던 박기령 성우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박 성우 -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에 대한 공식 등록이 어제 시작되어 오늘 저녁 6시에 마감됐는데요, 문제 나갑니다. 총 몇 명의 후보가 후보 등록을 했을까요?


  어제오늘 뉴스를 본 국민이라면 쉽게 알 수 있겠지만, 그 시간 격리되어 있던 다섯 명의 후보들에겐 알 수 없었다.


  그나마 추정해볼 수 있는 근거는 이 정도였다.


  그동안 대선 후보로서 예비 등록을 한 후 나름의 활동을 해온 후보들은 총 27명이었다.


  그중 손학교 후보가 중도 사퇴해서 26명이라는 정도는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과연 몇 명의 후보가 최종 등록을 했는지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대선에 출마를 하려면 3억 원의 기탁금이 필요한데, 그것을 충족할 수 있는 후보가 26명은 안 되었고, 지금까지의 모든 대선에서는 마찬가지였다.


  김기라 - 이야~ 첫 번째 문제라 그런 걸까요. 아무도 선뜻 답을 하지 못하시네요. 24시간 동안 아날로그 환경에서 격리 생활을 하셨기에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집중해서 예측해보시고 정답이라 생각되시면 각자 앞에 있는 스케치북에 답을 써서 보여주시면 됩니다. 자, 써주시고요...


  5명의 후보가 각각 쓰기 시작했다.


  김기라 - 자, 다 쓰셨는지요. 5초의 시간 드립니다. 5, 4, 3, 2, 1! 들어주세요!


  5명의 후보가 일제히 스케치북을 앞이 보이게 준비되어 있는 거치대에 세웠다.


  김기라 - 네, 다양하게 적으셨네요. 21명, 18명, 15명, 13명, 10명. 정답은... 아무도 없습니다!


  5명의 후보는 일제히 탄식의 소리를 질렀다.


  김기라 - 여러분 모두가 관심사항일 텐데요, 함께 경쟁하실 분들은 9분이 더 계십니다. 최종 14명이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서 등록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군소 후보에 들어가시는 분들이니까요, 이 자리에서 한 분 한 분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여기 다섯 분 외에 오진호 기본소득당, 허경제 국가개혁당, 이백윤 노동당, 김동인 새로운꿈결, 옥은호 새누리당, 김경제 신자유민주연합, 조원준 우리공화당, 김재연 진보당, 이경희 통일한국당, 김민찬 한류연합당입니다. 다들 최선을 다해 뛰어주시기 바랍니다. 자, 이렇게 해서 다섯 분 모두 여전히 0점입니다.


  다섯 명의 후보들은 안도와 초조의 표정을 동시에 보였다.


  김기라 - 자, 생방송 대선후보 퀴즈대결 우리만 모르는 하루! 두 번째 문제 나갑니다!


  모니터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영상이 플레이됐고 박기령 성우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박 성우 - 중국 베이징에서는 동계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쇼트트랙은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메달밭이죠. 바로 어제, 쇼트트랙 여자 계주 결승전이 열렸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김기라 - 네, 쇼트트랙 여자 계주 결승전 결과를 적어주시면 됩니다. 경우의 수가 4가지 있겠죠.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노메달. 10초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각 후보들은 스케치북에 적기 시작했다. 10초가 흘렀다.


  김기라 - 여기 계신 다섯 분만 빼고 우리 거의 모든 국민들이 잘 알고 있는 사실이죠. 이야~ 전 살다 살다 이렇게 재미있는 퀴즈 방송은 처음입니다. 자, 다 적으셨다면... 스케치북을, 들어주세요!


  5개의 스케치북에는 은메달이 1개, 금메달이 4개가 적혀 있었다.


  김기라 - 네, 금메달을 땄다고 생각하시는 후보가 네 분, 은메달을 땄을 거라고 생각한 후보가 한 분이네요.


  안철순 - 쇼트트랙 아닙니까? 무조건 금메달 땄을 거라 믿습니다.


  김기라 - 자, 지금 박종원 후보만 은메달인데요... 과연 정답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박종원 후보입니다!


  4명의 후보들은 고개를 숙였고 박 후보는 표정 관리를 했다.


  박종원 - 이거 참 문제를 맞힌 건 기쁜데 조금 아쉽기는 하네요. 그래도 우리 태극 낭자들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다섯 후보 중 박종원 후보 머리 위에만 10점이 켜졌다.


  김기라 - 점점 흥미진진해집니다. 자, 세 번째 문제 들어갑니다. 여세를 몰아 올림픽 문제 한 번 더 나갑니다. 컬링 많이 좋아하시죠? 보면 볼수록 참 매력적인 스포츠인데요, 바로 어제! 우리의 팀킴이 중국과 승부를 벌였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승패를 맞히시면 10점, 점수까지 맞히시면 10점 더 드립니다.


  이번에도 5명의 후보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안철순 - 이건 너무 맨땅에 헤딩 아닙니까? 힌트라도 좀 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김기라 - 그렇군요. 안철순 후보의 문제제기 접수하겠습니다. 예선전에 나서고 있는데요,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2월 10일 첫 경기를 캐나다와 가졌는데 12대 7로 패배했습니다. 두 번째 경기는 11일 영국과 했는데 9대 7로 이겼습니다. 그리고 12일 토요일에 ROC 하고도 9대 5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 2시경 중국과 경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자, 결정하셨으면 적어주세요!


  다섯 후보는 스케치북에 적어가기 시작했다.


  김기라 - 네 다 적으셨네요. 자, 세워주세요!


  5개의 스케치북에는 승(10대 5), 승(9대 7), 패(6대 5), 패(8대 9), 승(8대 4)이 적혀 있었다.


  김기라 - 네... 다섯 후보의 상상력은 정말 다채롭네요. 그런데 말이죠, 이 안에 정답을 써준 분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점수도 정확하게 맞히셨습니다.


  일동 탄성.


  안철순 - 도대체 누굽니까?


  이정명 - 정말 대단하신데요?


  김기라 - 기도가 통했나 보네요. 윤정열 후보가 정답입니다!


  윤정열 - 와우!!! 감사합니다!


  김기라 - 윤정열 후보님, 어떻게 맞히신 거예요?


  윤정열 - 에, 글쎄요. 그저 우리 컬링팀이 승리했기만을 간절히 바랬을 뿐입니다. 숫자는... 어제 격리생활을 했을 때 성경을 펼쳤는데 65페이지였거든요.


  일동 탄성.


  김기라 -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렇게 생방송 퀴즈대결은 계속되었고 오후 9시, 결국 박종원 후보와 윤정열 후보가 공동으로 40점이 되면서 막을 내렸다.


  그런데, 안철순 후보에게만 사전 협의 후 출제된 특별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격리 중이던 일요일 오전 11시에 공개된 안철순 후보의 윤정열 후보에 대한 단일화 제안이었다.


  김기라 - 네, 이번 문제는 특별 순서입니다. 안철순 후보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문제로서 네 후보만 맞히실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자, 문제 주시죠!


  박 성우 - 오늘 오전 11시, 안철순 후보가 특별한 행동을 했습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네 후보는 어리둥절해하며 고심하기 시작했고, 안철순 후보는 싱글벙글거렸다.


  김기라 - 자, 10초 드립니다. 적어주시면 됩니다.


  네 후보는 적기 시작했다.


  김기라 - 자, 스케치북을 보여주세요!


  네 후보는 스케치북을 세웠고, 안철순 후보는 기웃거리며 웃기만 했다.


  단일화 제안, 후보 사퇴, 나에 대한 지지 선언, 연대 제안 등이 적혀 있었다.


  각각 이정명 후보, 윤정열 후보, 박종원 후보, 심상순 후보의 스케치북이었다.


  김기라 - 이번 문제에 대한 정답은 안철순 후보가 직접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자, 정답은 무엇입니까?


  안철순 - 정답은 이정명 후보님입니다.


  이정명 - 으쌰!


  김기라 - 그렇습니다. 미리 준비를 해놓으셨더라고요. 오늘 오전 11시에 안철순 후보가 결단을 내렸습니다. 윤정열 후보에 대한 단일화 제안을 하셨습니다. 방식은 여론조사입니다. 윤 후보님, 지금 답변 주시겠습니까?


  윤정열 - 에, 뭐.. 저에게 단일화 제안 주신 건 감사합니다만, 좀 아쉽네요.


  그렇게 최종 후보 등록을 마친 2월 14일이 막을 내렸고, 마침내 2월 15일, 대통령 선거를 22일 남겨놓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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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5일 화요일.


  기호 1번 민지당 이정명, 기호 2번 국민의심 윤정열, 기호 3번 정이당 심상순, 기호 4번 국민이당 안철순, 기호 5번 식당 박종원, 기호 6번 기본소득당 오진호, 기호 6번 국가개혁당 허경제 등으로 부여됐다.


  각 후보들은 저마다의 선거 출정식을 진행했는데, 기호 1번 이정명 후보는 부산광역시 영도구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시작했고, 기호 2번 윤정열 후보는 서울특별시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3번 심상순 후보는 전북 전주에서 대선 출정식을 치렀고, 기호 4번 안철순은 대구광역시 범어네거리에서 공식 선거운동의 막을 올렸다.


  기호 5번 박종원 후보는 서울특별시 명동 거리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마침내, 진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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