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화. 대선후보수다, 과연 어떤 후보들이?

웹소설> 식당천재 박종원 대선 출마

by 김영주 작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3월 7일 오후 6시.


박종원의 심야식당 스튜디오. 대선후보수다라는 이름의 생방송 요리 토크쇼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준비를 마친 박종원 후보와 황규익 작가는 과연 어떤 후보가 가장 먼저 들어올까 궁금했다.


그때, 스튜디오의 문이 열렸고, 들어온 사람이 있었으니, 기호 7번 국가개혁당 허경제 후보였다.


박 후보와 황 작가는 크게 웃었다.


“1등입니다, 허경제 후보님. 어서 오세요.”


허경제 후보는 상의만 갑옷을 입은 상태였다.


“전 발만 보였을 땐 위에만 갑옷이 있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네요.”


허 후보는 갑옷을 벗었다.


“허허허, 제가 제일 먼저 왔나요? 나도 바쁜 일정 억지로 조정하고 온 건데, 허허허.”


갑옷을 벗고 멀끔한 슈트 차림이 된 허 후보는 스튜디오를 둘러보며 좌석들을 살폈다.


“벌써 방송이 시작된 건가요? 어느 쪽에 앉으면 잘 생기게 나올까요.”


황 작가가 왼쪽을 가리켰다.


“이쪽에 편한 곳에 앉으시죠. 매립된 카메라가 곳곳에 있어서 어디에 앉으셔도 잘 잡힙니다.”


허 후보가 앉으며 신기한 표정을 했다.


“전에도 잠깐 와봤지만 참 좋아 보이네요. 저도 하늘궁에 이런 스튜디오 당장 만들어야겠네요. 근데 선거운동 뭐 이제 다 끝나가지만, 그래도 이런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종원 후보님. 허허허.”


“어우 아닙니다. 전부 다 모신 건데요. 그래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신 분들인데 우리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아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편하게 음식 드시고, 말씀들 나누시죠.”


황 작가가 다가왔다.


“허 후보님, 혼자 드시는 건 좀 그러실 테니까 한두 분 더 오시면 식사하시죠.”


“그럼요, 전 아무렇게나 해도 좋습니다. 배도 안 고픕니다. 황 작가님도 제 눈을 바라보면 하나도 배 안 고플 겁니다. 허허허.”


댓글창이 열려 있는 모니터에는 댓글들이 빠르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 허본좌가 1빠

- 혹시 한 명만 오는 거 아님?

- 재미는 있겠다


박종원 후보는 첫 번째 요리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황 작가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허 후보를 바라봤다.


“허 후보님은 이번 대선에 나오신 건 만족하십니까?”


“뭐 대체적으로 만족합니다. 우리나라는 삼세번이라고, 저도 대통령 선거에 세 번째 나오니까 저의 정책이나 공약을 이제 많은 국민들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제 공약을 따라 하는 후보들이 많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맞아요, 어젠가 그젠가 이정명 후보가 아예 밝히면서 유세에 써먹었던 데요? 뭐더라.. 도둑놈이..”


“대한민국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은 거다. 맞아요, 제가 누누이 얘기했던 명언이죠. 뭐 그 정도로 만족...”


“어? 누가 오셨네요!”


모니터에 앞으로 들어오는 발이 보였다. 남성 구두였다.


허 후보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했다.


“내 발도 저렇게 보였겠구먼. 허허허.”


심야식당의 문이 열렸고 두 번째 초대 손님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가 박종원... 안녕하세요! 기호 8번 노동당 이백운입니다!”


황 작가가 다가가 주먹 인사를 했다.


“어서 오세요. 두 번째로 오셨습니다. 환영합니다.”


이백운 후보가 들어왔고 박종원 후보와 주먹을 마주쳤고, 허 후보와도 인사했다.


“잘 오셨습니다. 이백운 후보님. 편하신 자리에 앉으시면 됩니다.”


이백운 후보는 허 후보와 맞은편 쪽 자리에 앉았다.


스튜디오 안을 신기한 표정으로 둘러보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야~ 유튜브로만 봤던 곳인데 제가 이곳에 와 있다는 게 참 신기하네요. 지금 생중계되고 있는 거죠?”


“그렇습니다. 허허허. 어디 있어도 잘 잡히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허허허”


“허 후보님은 두 번째 오셨다고 꽤 편해지셨네요.”


일동 웃음.


요리를 하던 박종원 후보가 말했다.


“딱 한 분만 더 오시면 바로 첫 번째 음식 드리겠습니다. 세 분이 모여야 게임이 시작되는 거 맞죠?” 일동 웃음. 허 후보가 이백운 후보를 바라봤다.


이백운 후보님은 저번에 방송사에서 토론할 때 봤을 때는 별 얘기를 못 나눴는데, 오늘 이런저런 말씀 나누시죠. 허허허.”


“네, 저도 그러려고 왔습니다. 이 자리가 몇 시까지 이어질진 모르겠지만 내일 선거운동 마지막 날 앞두고 너무 큰 힘낼 수 있는 아주 뜻깊은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박종원 후보님, 감사합니다.”


박 후보는 요리를 하며 웃었다.


“제가 뭐 한 게 있다고요. 그냥 음식 대접하고 싶었어요.”


허경제 후보와 이백운 후보가 마주하고 있는 그림을 보는 황규익 작가의 표정이 볼만 했다.


“이야~ 살다 보니 허경제 후보하고 사회주의자가 한 공간에 있는 광경을 마주하네요.”


일동 웃음을 터트리는데 문이 열렸다.


“여성분인가?”


모니터에 걸어오는 발이 여성화였다. 심야식당의 문이 열렸고 김재인 진보당 대표가 환하게 웃으며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기호 13번 진보당 김재인 후보입니다.”


다 같이 박수를 쳤다.


“어서 오세요. 편하신 곳에 앉으시면 됩니다.”


김재인 후보는 가운데 자리에 등을 보이며 앉았고 스튜디오 이곳저곳을 쳐다봤다.


“우와~ 정말 좋네요. 저는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거기도 아예 스튜디오로도 활용하는 걸 고민해봐야겠네요.”


“아 서점을 하고 계세요. 어디에서 하세요?”


서점이란 말에 황규익 작가가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다.


“동두천에서 하고 있어요. 놀러 오세요.”


“네, 꼭 가겠습니다.”


박종원 후보가 주방 안에서 얘기했다.


“자, 이제 세 분이 오셨으니까 첫 번째 음식을 드리겠습니다. 3월이지만 아직 쌀쌀하잖아요. 뜨끈하게 드시라고 새우 완탕 준비했습니다.”


허경제 후보와 이백운 후보, 김재인 후보는 일어나 새우 완탕을 받았다.


“잘 먹겠습니다.”


세 후보는 새우 완탕을 뜨기 시작했다.


“정말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오늘은 띄엄띄엄 오실 테니까 조금씩 여러 번 드실 수 있게 하려고요.”


“선거운동하면서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 복 받았네요.”


박종원 후보와 황규익 작가도 주방 안에서 새우 완탕을 맛봤다.


“지금 유튜브 동시 접속자가 3만 명이 넘었네요. 지난번에 하셨던 군소후보 토론회가 그렇게 많은 조회 수 나오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오늘 백만 한 번 가볼까요?”


일동 환호.


박종원 후보와 황규익 작가는 다음 요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허 후보가 이백운 후보와 김재인 후보를 번갈아 쳐다봤다.


“근데 진보당하고 노동당은 거의 같은 식구 아닌가요? 두 분은 왜 굳이 당이 다른 거죠?”


이 후보와 김 후보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맞습니다. 진보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는 식구 같은 존재죠. 근데 저희 노동당은 사회주의 정당이라는 걸 명명백백하게 내세우고 있습니다. 사회주의라는 게 제대로 실현되기만 하면 정말 좋은 제도이거든요. 그렇죠, 김재연 후보님?”


김재인 후보가 웃었다.


“그럼요, 이 후보님. 저희 진보당은 어떻게 보면 정이당 심상순 후보님 하고도 같은 뿌리였죠. 목표하는 세상은 같지만 사람들이 생각이 또 조금씩 다른 건 당연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한 그릇 안에 담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같은 곳을 보고 걸어가는 동지라는 점에서는 맞습니다.”


황규익 작가가 끼어들었다.


“그럼 허경제 후보님이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길은 어떤 곳이죠?”


허 후보가 새우 완탕 국물을 비웠다.


“저는 수십 년 동안 주장하고 있는데요, 대한민국이 국운이 좋으니까 이 좁은 반도에 갇혀 있지 말고 북으로, 러시아로, 유럽으로 뻗어나가야 합니다.”


“그런 생각이야 너무 좋은데요?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제가 대통령이 돼야죠.”


일동 웃음.


“왜냐하면 이런 원대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저밖에 없거든요. 신인인 저야말로 대한민국을 부흥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죠.”


“허 후보님은 그런 자신감이 참 부럽기도 하네요. 그런 마인드는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허허허, 그러십니까. 언제 하늘궁에 한 번 오세요. 싸게 해 드릴게요.”


일동 웃음.


그때였다. 모니터에 걸어오고 있는 운동화가 보였다.


“누굴까요?”


스튜디오의 문이 열렸고, 조원준 우리공화당 후보가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조원준님 후보님.”


“반갑습니다, 여러분~”


오후 7시가 되면서 동시 접속자 수가 10만을 돌파했다.


허경제 국가개혁당 후보, 이백운 노동당 후보, 김재인 진보당 후보, 조원준 우리공화당 후보, 오진호 기본소득당 후보, 김민천 한류연합당 후보가 한 자리에 모였다.


황규익 작가는 의자 사이를 다니며 음식에 부족한 건 없는지 살피느라 분주했다. 박종원 후보를 포함하여 7명의 대선 후보들은 화기애애하게 수다를 떨었다.


허경제 - 아니 우리 다 똑같이 3억씩 냈잖아요. 근데 왜 차별하냐고요!


이백운 - 허 후보님 말이 백번 지당합니다. 저희 당은 3억 마련하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김재인 - 군소후보라는 표현도 마음에 안 들어요. 그날 저희 토론회 했을 때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오진호 - 군소후보 토론회도 그렇지만 사실 그게 토론이었습니까? 시간 배분해서 각자 할 얘기만 했잖아요. 명색이 대선후보 토론인데 규칙이나 제도가 너무 원시적인 거 같아요. 선거 제도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합니다.


조원준 - 이제 뭐 선거운동도 거의 다 했는데 여기 온 김에 음식 맛있게 먹읍시다!


그렇게 그동안 미디어에서 주목받지 못한 대선 후보들이 박종원 후보가 만든 음식을 맛보며 수다를 떨었다.


자연스럽게 많은 후보들이 박종원 후보에게 궁금한 점이 생겼다.


“박종원 후보님은 3위 밖으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모레 누가 당선될 거 같으세요?”


박 후보가 웃었다.


“글쎄요. 여러분들에게 들어오는 정보는 좀 어떤가요?”


조원준 후보가 휴대폰을 봤다.


“이정명 후보하고 윤정열 후보가 초박빙입니다. 만약 박 후보가 누구 손 들어주면, 게임 끝이지요.”


일동 웃음.


“맞습니다. 솔직히 저희야 우리 세력 키우고 인지도 높이려고 들어온 거죠. 근데 박 후보님은 힘이 있잖아요. 어떻게 하실 거예요?”


박 후보는 웃기만 했다.


“초박빙이군요. 저도 뭐... 고민 중입니다.”


박종원 후보를 제외한 6명의 후보들은 서로 박 후보가 누군가를 지지하고 내려와야 한다, 아니다로 언쟁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선후보 수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대통령 선거를 하루 남기는 날을 향해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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