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돈가스 제10화
신동준이 돈가스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어려워하는 건 뭘까.
튀김이다.
그는 기름 솥을 2개 사용한다.
기름을 여러 번 쓰고 나면 다음 솥에 담고 그 솥에는 다시 새 기름을 붓는다.
그런데 동갓에서 사용하는 기름은 여느 돈가스 집처럼 처음부터 완성 단계까지 항상 고온이 아니다.
손으로 대보고, 손을 넣어봐서 뜨겁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기껏해야 4, 50도 정도일 것이다.
물론 그도 180도 고온의 기름에서 튀겨보았다.
그랬더니 소스가 익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만의 소스가 추구하는 맛은 튀기면 고소해야 한다.
기름도 단순히 식용유로 시작하지 않았다.
보통은 콩기름에 돈가스를 튀기는데, 신동준은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기름에도 변화를 줘보기로 하고 여러 가지를 시험해본다.
설탕을 넣어보기도 하고, 후추도 첨가해보았다.
또 어떤 날은 기름에 대파를 넣어봤는데 결과가 좋았다.
그래서 파와 돈가스를 같이 넣고 끓여보기도 했다.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근도 넣어보고 피망도 넣어보고 하면서 기름에 넣어서 같이 끓여볼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넣어봤는데, 결론은 파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그냥 기름으로 쓰고 있다.
생각만큼의 맛 변화가 심각할 정도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동준은 아직도 튀길 때가 가장 두렵다.
동갓 특유의 돈가스 맛을 잡아내기 위해 그가 기름에 튀기는 과정은 대략 이렇다.
먼저 저온에 튀김옷을 입힌 돈육을 넣고 20초 정도 후에 한번 뒤집는다.
그리고 30초가 되면 쓱 꺼내는데 그 순간 공기와 닿아 살짝 마르게 되면 다시 빠뜨린다.
그러면 바삭거림의 초기 현상을 잡을 수 있다.
이제 2분 정도 있으면 돈육은 저절로 떠오른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불을 살짝 높여주고 1분 동안 익히는 것이다.
다음에 불을 세게 해서 180도 정도의 고온에 이르게 하고 나서 한 번 더 들어주면 바삭 현상이 다시 생긴다.
그리고 다시 기름 안으로 들여보내게 되는데 이제는 겉면을 익히는 과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속은 저온 상태에서 이미 익은 상태인 것이다.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저 눈으로 바라보기다.
이 과정은 글로 표현하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오로지 그의 눈을 통해 들어오는 감각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그의 튀김 철학이 완성된다.
# 이름마저 바꾸어라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국, 맑은 기름 안에서 튀겨진 이상적인 질감의 돈육과 사이에 들어간 신비한 맛을 내는 식이섬유 소스, 그 옆에 최적의 파삭함을 자랑하는 야채와 그 위에 떠다니고 있는 흰구름 소스라는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돈가스가 1999년 10월 20일 명동 구석자리의 후미진 5평 공간에서 탄생했다.
이제 다 끝난 것인가.
아니다.
신동준이라는 사람은 돈가스라는 음식을 완전히 바꾸기로 결심한 사람.
이름도 바꾸기로 했다.
돈가스도 아니요, 돈가스도 아닌 그 무엇.
이것은 신동준이라는 사람이 만든 돈가스다.
동준이 만든 돈가스.
결론은 ‘동갓’이었다.
# 맛이란?
맛있다, 맛이 없다고 할 때의 맛이란 과연 무엇일까?
맛이라는 것이 실체는 있기나 한 것일까?
비슷한 조건에서 비슷한 재료로 비슷한 실력의 요리사가 음식을 해도 맛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갓은 돈가스 전문점이라는 식당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맛에 대한 얘기, 돈가스라는 음식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맛에는 종류가 있다.
대략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혀로 느끼는 맛이다.
단맛은 설탕을 비롯하여 많은 당류가 가진 맛으로 짠맛처럼 생리적인 기호가 강하다.
다른 맛에는 맛있다고 느끼는 농도의 폭이 한정되어 있지만, 단맛만은 농도에 관계없다고 느낀다.
단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끝에 모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맛을 느낄 때 혀는 음식을 안으로 삼키려고 한다.
쓴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 깊숙한 안쪽에 있다.
쓴맛을 느끼면 혀는 음식을 밖으로 도로 밀어내려고 한다.
미각 중에서 가장 친해지기 어려운 맛인 것이다.
신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의 양쪽 가장자리에 있다.
신맛은 신비로운 맛이기도 하다.
긴장감이 있을 때 미각의 예민도가 저하되는 한편, 긴장감이나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상쾌한 기분이 신맛에 의해 생겨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짠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의 앞부분에 있는데 짠맛은 생리적인 기호가 강한 맛이다.
예를 들어 땀을 흘리는 등 염분을 많이 상실하였을 때 짠맛이 강한 음식을 먹으면 맛있다고 느끼게 된다.
또한 짠맛에는 다른 맛을 증강시켜서 미각으로 느끼게 하는 힘이 있는데, 이것을 대비 효과라고 한다.
짠맛이 음식 맛의 기본이 되는 것은 이러한 미각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매운맛은 없다.
매운맛은 혀의 미각이 아니라 피부의 촉각이다.
그것은 맛이 아니라 발열상태를 감지하는 것이다.
매운맛을 느낄 때 사람들은 시원하다고도 하고 뜨겁다고도 한다.
맛이란 무엇인가?
음식물을 입에 넣었을 때 느끼는 감각의 총칭이라 할 수 있다.
맛의 주체를 이루는 것은 미각세포를 통해서 전달되는 자극에 의한 것이지만, 후각이나 촉각 등에 의한 감각도 넓은 의미에서 맛에 포함시킬 수 있다.
맛은 그 자체로는 하나의 전기신호에 불과하다.
혀가 음식을 거부하여 밀어내거나 혹은 음식을 받아들여 삼키거나 하면서 우리 자신을 길들이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거기에 속아 넘어가는 것이다.
둘째, 씹는 맛이다.
갈비나 삼겹살 같은 육류를 씹을 때 느끼는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 찰떡처럼 쫀득쫀득하게 입천장에 착 달라붙는 맛, 입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사르르 녹는 아이스크림 같은 맛,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사과나 배 같은 과육 맛 등이다.
셋째는 무슨 맛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