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사랑의 빵이야기 2

아마꾸르 Amakuru - 르완다의 첫 제자들

by 빵사랑

6년전, 르완다에서 첫 제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었다.

나보다 먼저 르완다행을 결심하고 일을 시작한 남편을 따라 뒤늦게 합류한 길.

한국에서의 삶이 참 녹록치 않았던 시기이기도 했거니와 모범생처럼 늘 주어진 길을 그대로 걸어가는 내 삶에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아이셋 중 고3인 큰 아이를 한국에 두고 떠날 정도로 내 마음에 뭔가 큰 바람이 일고 있었던 때이기도 했다.


그런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마주한 르완다라는 땅은, 또 그곳의 현지인 직원들은, 안그래도 급한 내 성격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에 충분했다.

워낙 느릿느릿한 일처리와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하고 나면 다시 처음의 것을 설명해야 하는 나날들..

게다가 아주 기초적인 지식이 부족한 상태이다보니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잊어버리기 일쑤인 그들이었다.


매일같이 화만 내는 나를 보고 현지인 직원들은 슬금슬금 피하기도 하고 웃고 떠들다가도 나만 보면 금세 조용해지기도 하고..

그즈음 뭔가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낀 남편과 나는 제품생산을 마친후 현지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남편이나 나나 한국에서 강사생활을 해왔던 터라 교육커리큘럼을 짜는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더듬거리는 영어로 그들에게 이론을 강의하기란 생각보다 매우 어려웠다.

게다가 내 마음이 약간의 심술을 부려서 그들에게 이론시험을 보겠노라 선언을 하고 이론시험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실습(데코레이션)에도 참여할 수 없고 더불어 회사에서 주는 라이센스도 받을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어찌보면 이들을 이론테스트에서 떨어뜨리겠다는 심술궃은 마음으로 한국어로 밀가루의 세 종류를 쓰라는 시험 문제도 내고 그들에게는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영양학의 기초지식에 대한 문제를 좀더 심도깊게 출제하기도 하고..

그런데 반전은.. 그 직원들 모두가 이론시험에 통과하였고 한국어로 쓰라는 시험문제에도 전원이 다 정확하게 '강력분, 박력분, 설탕'을 적어냈다는 것이다.


감동적인 그들의 노력에 나도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그들의 열심에 부응하고자 데코레이션 실습때에는 좀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내가 마음을 바꾸고 그들을 바라보니 그들도 또한 나에게 마음을 열고 더욱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여 노력하는게 보였다.

마지막 수료날에는 모든 직원들이 본인이 만든 케이크와 라이센스를 가지고 즐거운 모습으로 인증샷을 찍기도 하였으니 그들에게는 참으로 좋은 기회가, 나에게는 르완다에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조셉, 제롬, 테레자, 노헤리, 테오, 이레네, 마틴 모두모두 고마워!

나의 르완다 첫 제자들~~

(이중에서 테오는 케냐에서 기술자로 일하며 외화를 벌고 있고 노헤리와 테레자는 아직도 베이커리 매니저로 장기근속중에 있다는 TMI도 함께 전합니다^^)

르완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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