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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최 Oct 23. 2023

맛갈라의 현실밥상

자신만의 지속가능한 삶을 찾아서

저는 예전에는 행정안전부에서, 지금은 경남도청에서 일을 하고 있는 공무원입니다.


대학생 때 고시공부를 하다가 '녹색평론'이란 책을 만나는 바람에, 공부는 멀리하고 환경에 관한 책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20대 중반부터 '지속가능성'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50중반인 지금까지 30년 정도 고민을 해왔습니다.


늘 세가지 관점에서 생각했지요.


첫째, 나 자신과 어떻게 지속가능한 관계를 맺을 것인가?


둘째, 타인과 어떻게 지속가능한 관계를 맺을 것인가?


셋째, 자연 또는 지구와 어떻게 지속가능한 관계를 맺을 것인가?


이 세마리 토끼는 서로 연결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고,

하나라도 온전하지 않다면 지속가능한 것으로 받아드릴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환경이 중요하다고 부르짖는 환경론자들이

가정에서 권위적이고 민주적이지 않다면,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면 그건 제대로 된 환경론자가 아니라고 생각했구요...


지속가능한 삶을 얘기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몰아간다면, 안타깝지만 그것 또한

지속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과 타인과 그리고 자연과 잘 지낼 수 있는

구체적인 '그 무언가'를 찾아내고,

구체적으로 '그 무언가'를 실천하며,

구체적으로 '그 무언가'를 즐기면서,

구체적으로 '그 무언가'를 조금씩 넓고 깊게 만들어 갈 수 있을 때, 그나마 지속가능하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살아왔습니다.


'그 무언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최근에 제가 찾은 '무언가'는 '맛갈라의 현실밥상'입니다.

맛이 가기 직전의 음식재료들로 맛갈나는 음식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가격도 싸고 현실적이면서 그나마 음식을 덜 버리는 방법이 아닐까 하며 밥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맛갈라의 현실밥상'을 차리다 보니 다음과 같은 효과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자신과의 관계가 좋아졌습니다.

음식할 때 '잡생각'과 '잡것들' 생각이 덜났습니다.

몸도 좀 건강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내 모습이 참 맘에 듭니다.


덤으로, 부모님과 동생들과의 관계가 좋아졌지요.

처음에는 부모님이 남자가 부엌에 들어간다고 뭐라고 하시더니 요즘은 그런 말씀 안하십니다.

어머니는 "니가 밥해주니 좋다고" 하시고,

지도 어머니를 더 많이 도와주시는 듯 합니다.


동생들도 "오빠 멋지다. 고맙다"고 말이라도

따시게 해줍니다.

동생들이 부모님을 찾아 뵙거나 선물하는 빈도

더 늘었죠!


마지막으로, 자연에게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호박 이파리며, 머 이파리며, 둥근 호박이며,

가지며, 무우며, 배추며, 당근이며, 마늘이며, 양파며,

이 모든 것들이 자연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것들을 되도록 남기지 않고 아껴 먹으며,

덜 버리려고 애쓰게 있습니다.


도시에 있다가 남해라도 가면 공기가 참 다르고 좋아서

이 또한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 여기게 되었습니다.


'맛갈라의 현실밥상'이 종착역이라고 말하기엔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계속 음식하는 걸 즐기며,

소중한 사람들과 나눠 먹으며,

자연에 감사하며 살아갈 수 생각입니다


작가로 선정되면'맛갈라의 현실밥상'이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얘기들을

꾸준히 연재하고 싶습니다.


제가 스웨덴 웁살라대학에서 석사 졸업을 할 때 썼던 후기를 공유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Acknowledgement >


First of all, I’d like to express my sincere thanks to my supervisor, Cecilia Pasquinelli. Without her sincere commitment, brilliant instruction, hitting-the-nail-on-the-head-like-remarks and meticulous editing, I would be still floundering in the intangible sea of sustainability. And I would like to thank my evaluator, Dominic Power, who introduced this wonderful supervisor and helped me finish the study by coming up with insightful comments at the last stage.


우선, 저의 수퍼바이저 Cecilia Pasquinelli 너무 감사합니다. 당신은 정말 성의있게, 명쾌하게, 족집게 과외선생님처럼 저를 이끌어 주셨죠. 하지만 너무 까다로웠다는 건 아시죠. 하지만 당신이 없었다면 저는 여전히 ‘지속가능성’이라는 뜬 구름 잡는 관념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논문을 평가해주신 Dominic Power 교수님도 감사합니다. Cecilia Pasquinelli를 소개시켜 주신 분이 교수님이잖아요. 그리고 논문을 마무리할 수 있게  통찰력있는 커멘트도 달아주셨죠.  


Special thanks go to my mentors: Scott and Helen Nearing, who led me to the world of sustainability and taught me the beauty of life, David Harvey, who made me think about the city for people and the city for the profit, George Carlin, who told me that the Earth is strong enough to be hurt by humanity, Noam Chomsky, whose presence itself makes me keep awake.


네 분의 스승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스승님으로 모시고 있는 네분은 바로 Scott and Helen Nearing, David Harvey, George Carlin, Noam Chomsky입니다.


스콧 니어링 부부(Scott and Helen Nearing)는 인간의 삶과 죽음이 저렇게도 숭고할 수 있구나...라는 깨우침을 주셨습니다. 저도 저분들 만큼은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었지요.  그리고 그 후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 입니다. 이 분은 도시계획과 도시화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하셨습니다.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가 사람을 위한 도시인지 돈을 위한 도시인지...


미국의 코미디언이셨던 돌아가신 조지 칼린(George Carlin)도 저의 또다른 스승님입니다. 지구는 소위 만물의 영장이라고 떠들어 대는 인간이 아무리 못된 짓을 해도 끄떡없다고 하셨지요.  


노암 촘스키( Noam Chomsky) 는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그 분이 살아계신다는 것만으로도 저를 깨어있게 합니다.


Many thanks are also given to my favorite great thinkers: Ken Robinson, who highlights the importance of creativity in this rapidly changing world and the need of transforming the current education systems which promote certain types of talents and creativity at the expense of the majority students’ unique and natural talents, Tim Jackson, who embraces a shared and lasting prosperity based on the traditional African concept of ubuntu implying “I am because we are”rather than Cartesian rationalism proclaiming “I think therefore I am”, Jeremy Rifkin who argues that the invisible hand of market in the future should be ‘empathy’ instead of ‘price’, and Jahn Gehl who emphasizes that urban planning should take into account evolutionary perspective of human beings (we have walked for several million years) and the built environment can facilitate human-powered mobility. Their beatiful minds are melted in this study sometimes directely and in many cases between the lines.


그 다음으로 스승님의 반열은 아니지만 빛나는 통찰력을  가진 Ken Robinson, Tim Jackson, Jeremy Rifkin, Jahn Gehl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캔 로빈슨(Ken Robinson)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각자가 가진 독특한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하셨으며, 현 교육체제가 시험위주의 교육에 최적화되어 있는 특정한 종류의 재능과 창의성만 강조하고 있어, 많은 다양한 개성과 창의성들이 존중받지 못하고 소외되고 있다고 하셨지요.

 

팀 잭슨(Tim Jackson)은 인류가 함께하고 좀 더 지속가능한 번영을 추구하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인류가 함께 좀 더 오래 지구상에서 잘 살아가려면, 데카르트식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는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합리성 보다는 ‘우리가 있으니, 나도 있는 것이다’라는 아프리카의 ‘우분투’적인 정신세계에 그 뿌리를 두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그렇다고 너무 환경적인 측면만을 고려하고 인류가 원시시대부터 가져왔던...새롭고 신비한 물건을 좋아하고 갖기를 원하는 물질적 욕망을  부도덕한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인류가 살아 남으려면 미래의 시장은 지금과 같은 '보이지않는 손'...즉 '가격'이 아닌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공감'에 의해 작동되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얀 겔(Jahn Gehl )은 도시계획을 함에 있어...인류가 몇 백만년 동안 걸어다니던 존재였다는 인류의 진화적 측면을 고려하여야 하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롤러블레이딩을 하는 등 인간의 힘으로 움직일 수 있는..보행자 편의적 환경이 절실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들의 아름다운 생각이 이번 논문에 직접적으로 언급되거나, 간접적으로 녹아 있습니다.


I would like to thank Uppsala University, SLU and CEMUS which provided academic opportunities with thought-provoking perspectives and enjoyable lessons. And I love my MSD 2011 classmates. I really had good time with you all. The memories of our passionate discussions (Yuri, Sebastian, Timotheé, and Andreas), warm and big hugs (Tina, Sherissa, Marian, Fariya, Maxime, Sabina, Laura, Luka, Osman, Karo and Susi), expedition to the City of Tampere (Longinus, Emil, Saara, Jenny and Görkem), swimming in the Crete island in Greece (Dorothy, Javad, Sabrina and Gunnar), singing together with guitar (Youngeun, Jie, Jingjing, Jane, Victoria, Raphael, Alberto, Stella, Lauren, Eric, Alex and Likoko) and working on the thesis in the Geo’ library (Claes, Jose and Amanda) would make my life richer and more beautiful!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하고 재미있은 교육과정을 제공한 웁살라 대학, 스웨덴농업대학, 그리고 웁살라 대학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교육과정을 주도한 CEMUS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대학원 동기들아...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즐거웠다.


열정적인 토론을 함께했던 Yuri, Sebastian, Timotheé, and Andreas,

볼 때마다 뜨겁게 허그해 주었던 Tina, Sherissa, Marian, Fariya, Maxime, Sabina, Laura, Luka, Osman, Karo and Susi,


핀란드의 제2도시인 탐페레...에 가서 그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분석했던 Longinus, Emil, Saara, Jenny and Görkem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수영을 하며 멋진 추억을 만들었던 Dorothy, Javad, Sabrina and Gunnar

 

기타를 치며 함께 노래 불렀던 Youngeun, Jie, Jingjing, Jane, Victoria, Raphael, Alberto, Stella, Lauren, Eric, Alex and Likoko


대학원 도서관에서 마지막까지 논문 쓰느라 머리를 쥐어짜던 모습이 기억나는 Claes, Jose and Amanda...

 

이 모든 기억들은 나의 삶을 더욱 풍부하고 아름답게 만들 것입니다.


Thanks! Dad, mom, grandma, my life-long roommate and other beloved family members and friends! I cannot imagine the world without your love. I am proud of my being your family and friends. And I would like to thank the Korean government which gave me this precious chance to study at Uppsala University, Sweden and Jiyoon Choi who made my thesis format more organized with her fantastic editing skill.


감사해요! 어머니, 아버지, 가족과 친구들. 당신들의 사랑없는 세상이란 상상할 수도 없겠지요. 저의 부모님이어서, 너희들이 나의 친구란 게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유학의 기회를 주신 한국정부와 저의 논문을 아주 환상적인 편집기술로서 깔끔하게 다듬어주신 안전행정부 시절 최지윤 선생님 정말 감사드려요.


Last but not least, thank you, Elizabeth Almgren, for helping me with your administrative assistance.


대학원에서 행정적인 업무처리를 도와준 Elizabeth Almgren,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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