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아침을 먹고 나는 놀이공원 대신 주변에 체험 농장을 검색했다. 딸기체험을 하는 농장이 있어서 프로그램을 자세하게 살펴보지도 않고 일단 예약을 했다. 예약을 하고 나니 사장님이 전화를 하셨다. 어린이날이어서 만원 할인을 한다는 말씀이셨다. 이미 송금을 해서 만원은 딸기로 가져갈 수 있는지 질문을 했다.
"당연합니다. 포장해 놨다가 가실 때 가져가세요."
"감사합니다. 2시까지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체험장 프로그램을 살펴보았다.
딸기 따기 체험뿐만이 아니라 피자와 고구마 버터구이를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있었다.
"어! 점심 안 먹고 가야겠네."
"왜?"
"피자 만들어서 먹고 고구마랑 딸기도 준데."
"진짜? 빨리 가자. 설마 걸어가는 거 아니지?"
길 찾기를 검색해 보니 바로 우리 집 아래 동네로 나왔다. 평소에 산책을 하고 커피를 마시던 카페 근처 하우스가 그 체험장이었다.
"딸아, 우리 걸어가야 해."
"엥? 또?"
"이 번에는 확실하게 알아."
"그래도 차 타고 가자."
"우리 산책하다 보면 닭 키우는 곳 있지? 거기 바로 옆에야."
"그럼 빨리 가자. 아닐 수도 있으니까."
고양이 카페 이후로 딸은 나를 믿지 못한다.
"이 번에는 믿어줘." 딸은 알았다고 대답해준다.
아들이 어릴 적에 남편이 차에 주유를 미루다가 고속도로에서 멈춰서 레카에 끌려서 주유소까지 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나도 무섭기도 하고 화도 많이 났었다. 그날 이후로도 남편은 차에 기름이 달랑달랑하게 달리는 것을 즐기다가 낭패를 많이 당했다. 그 뒤로 아빠와 먼길 떠나기 전에 차에 기름이 있는지 큰아들, 작은 아들 모두 약속한 것처럼 확인을 한다. 이렇게 한 번 깨진 신뢰는 회복하기가 어렵다.
나와 딸, 남편은 평소 산책길을 따라 체험장으로 향했다. 체험장에는 우리 포함 여덟 테이블에 가족들이 앉아서 체험 준비를 했다.
"어서 오세요. 원장님."
"어? 여기가 금이네 농장이에요?"
"네, 두 달 전에 시작했어요."
올 2월에 졸업한 학부모가 운영하는 체험장이었다. 더 반가웠다.
1. 사장님 인사 및 체험 소개
2. 딸기 따기
3. 피자 만들기
4. 고구마 버터구이 만들기
5. 맛있게 먹기
저녁에 큰아들이 딸에게 핸드폰을 보여준다.
"여기 사람들 엄청나지?"
"여기가 어디야?"
"네가 가자고 하던 놀이공원."
"오늘은 딸기밭 가기를 잘했네."
"빙고!"
조금은 다른 곳에서 다른 방법이었지만 내가 할 수 있고 감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날 선물을 함께했다. 받고 싶어 하는 선물 중에 1개는 작은 오빠 몫인데 고3이라서 강요는 못 하고 기다려 주기로 했다.
앞으로 세 번 남은 우리 딸과의 어린이날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길치가 아니라는 신뢰도 회복하고 행복의 크기는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코이의 법칙에 따르면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 환경이라고 한다. 내가 제공해 주는 이 환경은 우리 아이들을 얼마나 크게 해 줄 수 있을까? 문을 열면 흙을 밟고 주변은 자연에서 주는 소리와 향기가 있는 이곳에서 학원의 가르침보다는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많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그렇게 키워도 커다란 코이로 자랄 수 있겠지?
아이의 환경은 성장에 매우 중요합니다. 아동학대라는 환경에 노출되어있는 아동들을 위해서 사회의 관심은 필요합니다. 아동학대사건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작가님의 글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