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 2

키즈카페 가고 싶다.

by 앞니맘
키즈카페 잘렸어.

드디어 어린이날 당일이 되었다. 군에서 얼마 전에 설립한 키즈카페가 오늘 처음으로 개인에게 오픈을 한다. 그동안 지역의 유치원,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에 시범운영을 했고 오늘은 어린이날이라서 개인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나는 시범운영 때 아이들과 다녀와서 내부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딸은 초등학생이라서 기회가 없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아무 곳도 갈 수 없었던 딸의 어린이날 선물을 위해서 줄을 섰다. 줄을 선 이유는 예약제로 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오전, 오후 각 50 가족만다. 9시부터 예약을 받고 10시부터 입장이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지역 특성상 사람이 많이 몰릴 거라 생각을 했다. 어젯밤에 8시에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다. 6시에 잠깐 깼다가 '오늘은 휴일이지?' 하고 다시 잠이 들었는데 8시에 알람을 못 들었다.


"에고, 8시 30분이 넘었다." 도착하니 8시 50분이다. 줄은 이미 긴 줄이다. 100명 안에 들기에는 역부족이다. '8시 30분까지만 나왔으면 안정권이었는데ㅠㅠ 딸에게 뭐라고 하지? 대신 어디를 데리고 가나?' 줄을 서서 생각에 잠겼다.

살면서 석착순에 들어 보려고 이런 줄을 서 본 것은 처음이다. 아들 둘 키우면서도 이런 일은 낯설다.

그냥 아무리 노력해도 나와 제일 짧게 살게 될 막내딸에게 최선을 다해주고 싶을 뿐이다.


"오늘 같은 날은 어딜 가도 사람들이 많아서 나가야 고생이야."로 20년을 넘게 아들들을 설득하기에 바빴는데 오늘은 막내를 위해서 밖으로 나왔다. 어린이날에 내 뜻에 잘 맞춰준 오빠들에 비해서 딸은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포기할 줄을 모른다. 그래서 내가 좀 몸을 움직였다. 사실 그동안 그러지 못해 준 게 미안해서다.


하지만 키즈카페 입장은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내 앞에서도 훨씬 앞에서 마감이 되었다. 가족 톡에 줄을 선 사람들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오늘 키즈카페 입장은 실패. 주말에 다시 도전하겠음. 딸 미.'

나는 딸이 좋아하는 아침 메뉴를 위해 슈퍼에 갔다. 그리고 그다음 선물을 준비했다.




나의 어린이날은 항상 밭에 일을 하러 나갔다. 5월 5일은 고추 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날아라 새들아...' 노래를 부르면서 밭으로 향하던 우리 남매들이 떠오른다. 내가 고학년쯤 되었을 때 으로 가다가 아빠에게 질문을 했다.

"어린이날에 일만 해?"

"어린이날이 뭐 별거야?" 아빠는 단호하게 정리를 하셨다. 그날은 노래를 하지 않았다. 나도 소심한 복수?를 했다. 아빠는 일이 끝나고 우리를 동네 상회에 데리 가셨다. 초코파이, 짱구, 꿀꽈배기, 라면땅... 몇 개 안 되는 과자 중에 1개를 골랐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다시 노래를 불렀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람쥐 쫓던 어린 시절...'

저녁해가 걸린 들판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던 그가 그립기도 하다. 그날 먹은 과자 맛도 잊을 수가 없다.



비록 키즈카페 입장에는 실패했지만 오늘은 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상을 차렸다. 마트용 크림수프와 갓 나온 모닝빵이 주인공이다. 추가로 미니 샌드위치, 토마토, 딸기, 사과를 갈아서 만든 주스로 어린이날 아침상을 차렸다. 마트에 갈 때마다 수박을 사달라고 조르면 비싸다고 못 사주던 수박도 한 통 샀다. 키즈카페는 이 번 주말에 도전하기로 했다.



매일이 어린이날 이어야 하고 어린이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동학대사건으로 희생되고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는 사회를 꿈꿔본다. 현재 아동학대사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다 같이 힘을 모아서 사회의 부조리를 바꾸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구독자도 라이키도 없는 작가지만 링크를 안내해 본다. 어쩌면 어린이날에 내가 딸을 위해 줄을 서는 마음이다. https://brunch.co.kr/@ahura/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