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 1

고양이 카페

by 앞니맘
어린이날에 뭐 할까?

어린이날을 앞두고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인지 딸에게 물었다. 식구가 다섯 명이니까 자기는 빼고 4가 선물을 얘기해도 되냐고 물었다.

일단 적어보라는 말에 가족이 모두 볼 수 있게 칠판에 적었다.


1. 고양이 카페 가기

2. 멋진 곳에서 음식 먹기

3. 놀아주기 사용권 주기(작은 오빠)

4. 즈카페나 놀이동산 가기


갑자기 자동차를 폐차하게 되고 아들이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하는 어수선한 주말이었지만 어린이날까지는 5일이 남았다. 막내를 위해서 다 같이 노력해 보기로 하고 1번부터 실천하기로 했다.




고양이 카페를 검색해보니 동네에 1개의 카페가 안내되었다. 거리도 멀지 않고 날씨도 좋아서 걸어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미션 1번 실천이 시작되었다. 앱지도를 켜고 검색을 해보니 내가 지나가다가 본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걸음에 속도가 붙었다. 지도를 보기보다 내 생각대로 지름길을 찾았다. 그런데 가다 보니 길이 막다른 곳이었다. 난감했다. 하지만 바로 옆길로 나가보니 밭과 논으로 이어진 길이 있었다.


"엄마 여기 길 맞아?"

"길은 길인데 논길이야."

"사람 다녀도 돼?"

"그럼 다녀도 되지. 안 다녀서 그렇지."

"뭐야, 된다는 거야. 안 된다는 거야."

"지금은 가도 되지만 앞으로는 다닐 일이 없을걸?"

"그럼 안 된다는 거네."

"ㅋㅋ 그런가? 저기 보이지? 저기 큰길로 나가면 돼."



우린 서로 손을 잡아주고 논과 논 사이에 수로를 건너가면서 간신히 큰길로 나왔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온 것에 비해 시간이 많이 단축되지는 않았다. '그냥 큰길로 올걸 그랬나?'하고 잠깐 후회를 했다. '인생 다 그렇지 뭐 빨리 가자.' 이제 직진이다. 계속 가기만 하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카페를 10분쯤 앞두고 딸이 말했다.

"엄마, 저기 아니야?"

"아니야. 그냥 따라와."

"내가 오기 전에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때 그 건물인데?"

"아닐 거야. 저기 보이는 건물 지나면 바로 뒤에 있는 게 맞아."


우린 더 걷고 걸어 카페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니다. 고양이가 아니라 주전자가 그려진 카페다. 그 주전자를 그동안 나는 고양이 그림으로 보면서 지나갔다. 그제야 지도를 다시 열었다.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가라는 표시가 떠있다. 30분이라고 했던 길을 1시간 가까이 걸어오면서 딸은 발이 아프다고 했다. 딸과 눈이 마주쳤다. 지도를 보면서 난감해하는 나를 보고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물었다.

"여기 아니지?"

"어. 미안."

"빨리 가." 우리는 지도를 보면서 다시 왔던 길을 떠라 걷기 시작했다. 도착하고 보니 딸이 말한 그곳이었다. 카페에 고양이를 보자 딸의 발은 아프지 않았다. 고양이 털도 냄새도 싫어하는 나는 그냥 한편에 서서 지켜보았고 가끔 사진을 찍어주었다. 나를 보고 반갑게 다가오는 고양이에게 사진으로 대답했다. 이렇게 첫 번 째 어린이날 선물은 완료를 했다. 돌아오는 길은 지도에 있는 큰길을 따라왔다.


고양이 카페를 찾아서 달려가던 내 모습에서 정답을 정해 놓고 풀이과정을 맞추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정답이라고 믿는 것이 오답 일수도 있다. 잘 못 정해 놓은 목표 점은 없는지 그래서 점검 없이 달려만 가고는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는 날이 되었다.




어린이날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도 학대로 인해 고통받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현재 아동학대사건의 제대로 된 처리를 위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작가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구독자도 라이키도 별로 없고 작가라고 부르기보다 동네 아줌마 일기 쓰기 수준인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링크를 남깁니다. 자식을 키우는 엄마 자격입니다. 자세하게 읽어보시고 관심 가져주세요.

https://brunch.co.kr/@ahura/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