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쯤에 큰 아들이 갑자기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가 나가는 소리에 잠을 깼다.
"무슨 일 있어? 벌레 나왔어?"
"아니, 해결됐어. 더 주무셔."
나는 다시 잠이 들었다가 다시 아침에 눈을 떴다. 카톡을 확인해 보니 친정 엄마와 동생들이 카톡을 남기고 부재중 전화가 다수와 있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친정에 무슨 일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전화를 하려고 하는 순간 속보를 알리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하기 전에 내용을 확인했다. 이태원에서 큰 사고가 났다가 소식이었다. 엄마와 동생들이 왜 새벽부터 전화를 했는지 그제야 이해가 갔다. 몸이 피곤해서 초저녁에 잠이든 나는 사고 뉴스를 알 수가 없었다. 친정엄마 역시 나처럼 일찍 주무시고 새벽에 일어나서 뉴스를 보신 것이다. 20대 손자들이 있는 우리 집과 동생네 집에 전화를 하셨는데 우리 집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친정엄마는 애가 탔던 것이다. 다행히 큰 아들이 받아서 식구들이 다 있다고 확인해 줬던 것이다.
"내가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 놓고 자서 전화를 못 받았어요. 우리 집은 괜찮아요."
"뉴스 보다가 심장이 벌렁거려서 살 수가 있어야지. 더 자라."
"엄마도 쉬세요."
"그나저나 시상에 저 사람들 어쩌냐."
혼잣말 같은 말을 하시면서 엄마는 전화를 끊으셨다.
'그러게... 죽은 사람들도 남아 있는 사람들도 이제 어찌 살지?'
하루 종일 반복되는 방송을 듣지 않았다. 엄마 입장에서도 자식 입장에서도 더 이상 보고 들을 수가 없었다.
떠난 이들에게 명복을 빈다는 말로 위로할 수 없는 오늘을 기억해야 하는 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