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에 15년 만에 다시 왔다.
15년 전에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이 사북이 친정이고 동생이 카지노에 근무하고 있어서 동료들과의 연수를 강원도 정선으로 오게 되었다. 어렸던 작은 아들은 남편에게 맡기고 큰 아들만 데리고 와야 했다.
승합차를 타고 먼 길을 달리고 달려서 강원도 정선에 도착했다. 캄캄한 밤길을 달려오면서
"여기 탄광촌이라 다 시커먼가 봐."라는 농담을 하면서 왔던 기억이 난다.
호텔에서 하는 불꽃놀이를 보고 맛있는 음식들을 시켜서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집에 두고 온 남편과 작은 아들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오랜만에 외출에 아들도 나도 들떠 있었다.
우리는 아침 일찍 스키팀과 보드팀으로 나눠서 장비를 대여하고 하이원 스키장으로 이동하였다. 사람들이 가득 찬 스키장을 보고 나는 겁이 났지만 아들은 신이 났다. 잠깐 연수를 받고 보드를 잘 타는 아들에 비해서 나는 스키를 신고 끙끙거려야 했다. 오전에는 강사의 지시를 따라 짧은 곳에서 스키를 탔다. 그런데 오후에 강사가 나와 아들을 곤돌라에 태워서 어디론가 올라가는 것이었다. 나는 불안한 눈빛으로 곤돌라 아래쪽을 두리번거리다가 물었다.
"강사님 지금 가는 곳이 초급 코스 맞아요?"
"맞아요. 충분히 타실 수 있어요."
"같이 내려가 주셔야 합니다."
겁먹은 모습으로 말하는 엄마 모습이 낯설어서 인지 재미있어서 인지 아들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엄마 무서워?"
"어, 무서워. 엄마랑 꼭 같이 가."
곤돌라가 멈추고 나는 그곳이 정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당황스러운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나에게 강사는 완만한 코스라고 나와 아들을 안내했다. 출발 선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생각보다 출발지점은 완만해요."
"그래도 무서운데요."
포기하고 내려가고 싶었지만 아들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용기를 내서 강사를 따라 아들과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고 스키를 타다 보니 에너지는 더 빨리 방전되는 기분이었다. 함께 가던 강사는 '혼자서도 잘 탄다.'라는 주관적인 판결을 내리고 어느 지점에서 사라지셨다. 그래도 아들은 답답한 엄마 앞을 스쳐 지나는 갔지만 한 구간씩 먼저 가서 엄마의 안녕을 확인한 후에 또 한 구간을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엄마를 챙겨주는 어린 아들의 모습이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