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아니지만 시를 써보았습니다.
처음 브런치북을 개설했던 두 달여 전.
시를 읽고 북받치는 감정이 참 새로워서, 그것을 기록해 보고자 시작한 글쓰기.
시를 만나고 나서 내게는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다.
브런치에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고, 책장에 시집의 비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국문학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의 장르에 대해 별다른 자각이 없던 내게, 시는 형식자체부터 익숙지 않은 글이었고, 그 안에 숨겨진 의도를 읽어내기란 정말 어려웠다. 그건 지금도 역시 어렵다. 그래서 그냥 내가 읽고 느낀 그대로의 감정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내게 다양한 생각 거리를 가져다주었다.
가장 커다란 변화는 내가 시 쓰기에 도전했다는 것이다.
줄글로 풀어쓰기엔 조금 더 애틋한 감정이 들 때, 그것을 시로 적으면 나만의 감정과 느낌이 더 잘 표현되는 것 같았다. 이건 읽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순전히 쓰는 사람의 느낌일 뿐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는 나의 마음을 표현할 한 가지 도구를 얻은 셈이다. 아직 사용하는데 아주 미숙한 도구지만 내 찰나의 감정을 스스로 기록하고 기억하기에는 아주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내가 쓴 시 한 편으로 이 브런치북을 마무리해 보기로 했다.
서툴지만, 순간의 감정을 한 글자씩 적어보았다.
이제 이 시를 마지막으로 '시를 쓰지 않아도 시인이 된다'의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시를 몰랐던 내게 시가 던진 물음과 파동.
그로 인해 사색이란 것에 잠길 수 있었던 나는 그 순간 스스로 시인이었다.
내가 적었던 몇 편 안 되는 글들이 단 한 사람의 마음에라도 한 방울의 따뜻함으로, 위로로 다가갔기를 바란다.
화분
세이푸
작고 어린 연둣빛 손을 수줍게 내밀 때는 언제고
너는 지금 어제만 해도 네 일부였던 것,
검게 병든 잎새를 바닥에 툭 내려놓았다.
힘없이 떨어진 잎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도
어디가 아픈지 물을 수가 없다.
그 여린 잎새가 하나 둘, 떨어질 때마다
짧은 시간
작은 추억
지키려는 몸부림
살아남으려는 사투
말없이 조용한 네 안에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치열함이 숨어 있을까
이제 푸른 잎은 몇 가닥 남지 않은 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온 마음을 담아 바라보는 것
살아남아줘
이겨내 주라
진심으로 바라보는 것
혼자라고
너무 두려워 마렴
지금 이 순간도 버텨내고 애쓰는 건
나도 너와 다르지 않으니까
마지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