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배민 CBO가 전하는 마케터의 태도
저자: 장인성(前 우아한형제들 CBO, 현 스테이폴리오 대표)
일 년 동안 콘텐츠 기획, 제작, 사내외 홍보, B2B 마케팅 등 직무 범위를 넓혀왔다. 이 책을 구매한 시점은 콘텐츠 기획 업무에 치중했던 때, B2B 마케터로 일하며 배민 브랜드를 좋아하던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이다. 왜 이 책이냐고? '배민 CBO'가 쓴 책이었거든.
반의반쯤 읽고 잊고, 또 반쯤 읽고 잊기를 반복하다 이제 와서 완독을 했다.
그 사이에 배민 CBO였던 장인성 작가는 스테이폴리오의 대표가 되어있었다.
스테이폴리오, 몇 년 새 정말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인데.... 여기 대표가 되었다고요?
찾아보니 그란데클립(배민 전 의장 김봉진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이 스테이폴리오를 인수하며 장인성 CBO가 대표직을 맡게 됐단다. 그란데클립도 배민 마케터들이 모여있는 곳인데, 스테이폴리오까지. 배민 세계관 완성이다...
누구에게 팔면 좋을지,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은 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지 원인을 찾고, 달성해야 할 목표를 정하고, 최적의 방법을 만들고, 여러 사람의 힘을 모아 제대로 실행해서, 기대했던 결과를 얻어내는 것, 이게 마케팅의 기본이고 본질이고 실체라고 말이죠.(16p)
1장 마케터의 기본기
소비를 선택하는 경험 없이 살아온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기능이면 무조건 가장 싼 것만 선택하는 사람은 취향이란 걸 가지기 어렵습니다. 어딘가 푹 몰입해 보지 않은 사람은 내가 맡은 브랜드에 누군가를 푹 몰입하게 만든다는 게 뭔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29p)
사람은 가성비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진심으로 아는 것이 브랜딩의 시작이다. 좋아 미치는 브랜드 몇 개를 품고 살자. 사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면 더 잘 보인다. 왜 사는지, 안 사면 왜 안 사는지 스스로를 충분히 관찰해야 한다.(66p)
저자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가 무언가를 열렬하게 좋아했던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정 브랜드가 되었든, 장르가 되었든. 내가 뭔가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다면,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서비스를 좋아하게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나는 소비할 때 무엇을 염두에 두는 사람일까?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내가 몰입해 본 것은 무엇일까?
이건 책을 읽던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하고 있는 고민이다.
올해 목표를 '낭만을 찾아 살겠다'라고 다짐했건만, 여전히 낭만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보내고 있다. 시니컬하게 살면 삶이 더 팍팍해진다고 하지만, 관심이 생기는 것이 통 없다. 생기더라도 짧게 끝나고 만다.
무언가를 깊이 있게 좋아한다는 건 뭘까? 좋아하는 것은 점점 과거형이 되고, 소비를 하는 기준도 점차 합리적인 것으로 자리 잡는다.(그런데 이건 경제가 나를 그렇게 만든 거 아니냐고)
초창기 배달의민족 사업 당시 배민 마케터들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업했었다. 누군가는 문구 덕후였고, 누군가는 고양이, 누군가는 서핑, 누군가는 기록. 각자 좋아하는 게 있었고, 미친 듯이 푹 빠져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었기 때문에 배민은 수많은 팬(배짱이)들을 모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나는 이런 내 성향 때문에 B2C보다 B2B에 더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2장 마케터의 기획
마케터는 회사 내에서 우리 상품에 가장 심드렁해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 상품을 누구보다도 깊이 알고 우리 브랜드를 누구보다도 좋아해야 합니다. 기획자만큼 깊이 알면서 소비자만큼 얕게 보는 일, 좋아하는 동시에 심드렁한 자기분열 상태를 유지하는 것, 어려워 보이지만 마케터가 가져야 할 이중인격입니다. (86p)
보고서는 중간 과정 다 생략하고 대뜸 결론부터 봐도 즉시 이해되고 마음이 움직여야 합니다. 인용 글과 분석 자료를 한참 보고 나서야 이해된다면 그 캠페인은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간이 없어서 길게 씁니다'라고 파스칼이 말했다죠. 생각을 제대로 정리했다면 짧게 말할 수 있습니다. '딱 한마디만 할 수 있다면 뭐라고 할까', '딱 한 문장만 말할 수 있다면 뭐라고 할까', '1분이 주어진다면 뭐라고 할까'의 순서대로 준비해 보면 좋습니다. (118p)
어느 기획이나 완성도가 중요하지만, 장난처럼 보이는 기획은 더욱 중요한 것 같아요. B급 색채를 가진 행사가 디테일도 B급이면 그냥 어설픈 게 되어버리거든요. B급이란 A급보다 모자라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기다운 거죠. B급이 디테일을 끝까지 챙기면 콘트라스트가 강해지면서 진짜 반짝거리게 됩니다. 말로 하자면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이야?"예요. 한 마디로 '쓸고퀄'.(125p)
마케터의 기본기에서 '무언가를 깊게 좋아하고 빠져본, 사랑해 본 경험'을 중시했는데, 인하우스에서 마케터의 자세는 '우리 상품에 심드렁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재미있었다. 서로 반대되는 개념처럼 느껴지지 않나? 하지만 마케터가 우리 서비스를 너무나 좋아하고 이를 적극 마케팅한다면, 얕은 정보만을 알고 있는 소비자의 공감을 사기란 어려울 것이다.
기획의 중요성. 소비자를 설득하는 방법은 '쉽게, 이해하기 빠르게' 해야 한다. 어려운 말 없이, 우리 서비스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는 소비자도 단 한 문장만으로도 우리 서비스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건 마케팅 면접 준비를 하면서도 공부했고 실제 멘트로도 많이 써먹었던 건데, 마케터는 무조건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해야 하는 직무다. 어쩌면 회사와 대척점에 있을 수도 있겠다. 대표(의사결정권자)는 우리의 서비스를 이~~~만큼 자랑하고 싶은데, 마케터는 덜고 덜고 덜고 덜어내야한다고 말할 수 있으니 말이다.
3장 마케터의 실행력
특히나 스타트업의 마케팅 환경은 매일매일 달라집니다. 사람들의 관심사도 매일 달라지고, 경쟁자의 상황도 매일 변합니다. 그래서 결정을 조금은 가볍게 대하면 좋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게 가장 좋으니 일단 이렇게 가보죠'정도로 말이죠. '어제는 이랬지만 오늘은 저렇습니다'라고 쉽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케팅에는 많은 경우 '확정'보다는 '잠정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146p)
기획과 디자인과 개발은 처음부터 함께 가야 합니다. 이루고 싶은 목표에 공감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을 해가며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의 일에 더 적극적으로 간섭해야 합니다. (149p)
의견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나와 상대가 다른 생각을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나의 경험과 지식이 상대방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광고주와 대행사의 입장, 조직장과 실무자의 입장, 마케터와 디자이너의 입장은 차이가 있죠. 사실 이런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아요. '고객의 입장'이란 걸 가져오면 말이죠. 우리는 모두 고객에게 서비스/브랜드를 제공하는 입장이잖아요. 고객을 공동 목표로 두지 않으면 입장 차이를 좁히지 어렵습니다. (159p)
현재 내게 실질적 도움이 됐던 장. 인하우스에서 홀로 마케터 포지션으로 일하며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 마케터가 이렇게 선택을 많이 하는 직업이었나? 돈이 걸린 문제이니 하나하나의 선택이 무거웠고, 이게 맞나 수차례 고민해야 됐다.
협업을 할 때에도, 각자의 알앤알이 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논의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이건 분명 마케터의 일인데 기획부터 같이 해야 되나? 내가 초기 기획을 다 잡아놓고 선택과 피드백, 고도화를 같이 하는 게 맞지 않나?
답은 없지만, 내가 느낀 건 큰 회사와 작은 회사의 차이였다. 큰 회사라면 내가 초기 뼈대를 만들어 놓고, 상사에게 보고하고 피드백을 받고 고도화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작은 회사에서는 초기 기획부터 각 포지션이 모여 공유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 사공이 많아 초기 방향성을 잃을 수 있고 나는 그 사이에서 계속 의견 조율하고 설득해야 한다. 물론, 전자의 경우에도 기획을 설득해야 한다. (의사 결정권자를 상대로 설득해야 하는 만큼 설득 과정이 빡세다)
결국 앞서 읽었던 <입사하자마자 B2B 마케터가 됐습니다> 책과 같이, 마케터란 설득의 설득의 설득을 하는 사람인 것 같다. 고객이든, 현업 실무진이든, 의사결정권자든. 그리고 내 스스로에게도.
마케터의 자세-스킬이 아닌 기본적인 태도
브랜드를 대하는 진심-마케팅도 결국 사람에게 하는 것, 공감을 위한 진심과 태도
마케터로 살아가는 법-화려한 캠페인도 좋지만, 진심이 담긴 작은 행동이 장기적 신뢰를 만든다
마케터로서 커리어 초반에 있는 분들
2. 마케터의 '태도', '가치'에 대해 궁금한 분들
3. 배달의 민족 브랜드를 좋아하거나 저자(장인성 전 배달의민족 CBO)의 철학이 궁금한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