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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Lulife Sep 10. 2024

"첫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5 누군가의 첫사랑이 된다는 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야

첫사랑 : 처음으로 느끼거나 맺은 사랑.


첫사랑은 두 명의 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속삭이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이라는 단어에 첫 이라는 관형사를 붙였을 뿐인데 그 사랑은 너무나 애틋하고 청초하고 순수해 보인다. 처음이라는 것은 모든 게 낯설다. 처음 걸음마를 뗄 때 한 발 한 발 두렵지만 용기 있게 내디뎠던 것처럼, 처음 말을 할 때 또렷하진 않지만 내 마음을 전달하려고 애쓰는 것처럼 첫사랑도 그렇다. 사랑이 뭔지 모르겠지만 그저 이 사람이 소중하고 보고 싶고 좋아하는 마음보다 더 큰 마음을 서툴지만 조심스럽게 상대에게 표현한다. 


나의 20대 첫사랑도 그렇게 시작하였다.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버스 정류장 앞에서 고백을 받았고 그렇게 우리는 생애 첫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첫사랑인 커플이었다. 그래서 둘 다 모든 게 처음이었기에 늘 서툴렀고 낯설었다. 


"우리 오늘부터 사귀는 거 맞지? 그럼 오늘부터 1일인 거야?


사랑에 서툰 우리는 '오늘부터 우리는 1일'이라는 공식적인 기념일을 먼저 선정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오글거리는 멘트인데 그때는 이 멘트가 어찌나 설렜던지. 100일이 언제인지 1주년이 언제인지 미리부터 기념일을 세어가며 설레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참 신기했다. 

내 인생에 새로운 사람 하나 만났을 뿐인데 모든 것이 달라졌다. 단조롭던 세상이 알록달록 무지개 빛으로 바뀌었다. 자다가 일어나면 제일 먼저 생각나고 점심을 먹어도 제일 먼저 생각나고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면 이야기의 중심은 온통 남자뿐이었다. 


멀리서 걸어만 와도 설레고 같이 잡는 손이 하나인 게 아쉬워서 우리는 늘 두 손 다 맞잡고 걸어 다녔다.

사람들이 왜 저렇게 다니나 싶을 만큼 서로 콩깍지가 푹 씌었던 우리는 서로가 첫사랑인 커플이었다. 

눈이 펑펑 오는 겨울밤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버스로 몇 정거장이나 되는 거리를 나를 보러 걸어왔었고 책만 펴도 얼굴이 아른거려서 공부를 못하겠다는 오글거리는 멘트를 우리는 주고받았다. 


그렇게 나의 첫사랑은 찬란하고 빛났다. 그리고 감사했다. 너무나도 벅차고 행복한 기억의 첫사랑이어서.


우리가 헤어지고 몇 년 뒤, 우연히 닿은 연락에 우리는 서로의 미래를 응원해 주었다.

그리고  나의 첫사랑 그 남자는 말했다. 



"너는 나의 20대였던 거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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