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무더운 한여름, 아침 출근길, 조금이라도 끼어듬을 허용하지 않는다!!
나의 출근길 파트너 "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에서 여름특집으로 댄스곡 베스트 30 중 귀에 익은 반가운 댄스곡이 흘러나왔다. Wanted! 이 노래를 부른 그룹이 "The Dooleys"라는 영국 팝가수라는 것은 첨 들었을 때 보다 아주 아주 한참 후에나 알았다. 마이클잭슨, 마돈나, 브리트니스피어스 등 당대 쟁쟁한 스타들의 댄스곡 중에 둘리스의 원티드가 당당하게 30위안에 들다니... 신기하고 웃겼다.
내 나이 자그마치 10살 때, 초등학교 3학년, 엄마한테 조르고 졸라 걸스카웃에 입단했다. 지금도 시골 촌구석인 초등학교에 웬 걸스카웃이라니... 그 초등학교는 그 당시에 걸스카웃이 있었다. 황토색(?)도 아니고 베이지색 단복과 빵덕모자를 쓰고 걸스카웃 선서를 하는 모습이 얼마나 근사해 보였던지.. 작은언니도 걸스카웃을 했던지라 엄마는 내 성화를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걸스카웃은 여름방학 때 꼭 야영대회를 간다. 말 그대로 여름 캠핑이다. 텐트를 치고, 밥을 해 먹고, 담력훈련도 하고.. 용인에 있는 초등학교들이 다 모여서 밤에 경연대회도 한다. 그리하여 우리 학교가 준비한 것이
바로 이 "Wanted"에 맞춘 댄스였다. 커다란 카세트를 틀어 놓고 연습, 또 연습, 참 뻗뻗하기 이를 데 없는 우리들을 선생님은 참 열심히 가르쳐 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맙습니다~^^")
버스를 한참을 타고 그때 기준으로 나름 도시였던 "신갈초등학교" 운동장에 집결해서 텐트를 치고 짐을 정리하고 지금처럼 무척 더웠던 거 같다. 밖에 나와서 먹으면 왜 그렇게 모두 맛있는 건지.. 행군같은 것도 하구..
어느새 까만 밤, 우리 학교도 운동장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갑자기 일순간 침묵... 그때 어디선가 "쉬잉~" 소리를 내며 빛의 속도(?)로 불똥이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운동장 한가운데 장작더미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캠프파이어였다. 그때 나의 턱은 아마도 운동장 바닥까지 떨어졌을 것이다. 문화충격! 별천지, Amazing~
우리 학교는 그 많은 학교 중에 맨 끝으로 한참을 기다려서 그 모닥불 옆에서 Wanted를 틀어놓고 열심히 춤을 췄었다.
우리 집은 그때 자두과수원을 하고 있었다. 한참 농사짓기에 바쁜 엄마는 야영장으로 자두 한 자루를 이고 지고 오셨다. 애들이 자두를 얼마나 좋아하던지.. 참 다디단 속살이 빨간 자두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땐 엄마도 젊었고 나도 어렸다.
출근길 라디오에서 나오는 3분 남짓 댄스곡이 44년 전으로 나를 소환해서 웃고, 결국은 울게 만들다니..
다시 올 수 없는 그 시절 그때, 미치도록 그립고 또 보고 싶다.
PS) 어렸을 때는 여가수가 "원테, 원테~~~" 들렸는데 알고 보니 "Wanted"였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