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굳이 말하지 않는 것들이 생긴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과거,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될 기억,
누군가에게는 이해받기 어려울 것 같은 장면들.
아픔이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수치심이었을 수도 있고,
그저 말로 꺼내는 순간
다시 작아질 것 같은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부분만 정리해 보여주고,
괜찮은 기억만 골라 말하고,
정돈된 버전의 자신으로 서려 한다.
그게 안전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언젠가 한 번쯤은
숨기지 않아도 되는 자리를 만나고 싶어 한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고,
말해도 괜찮은 자리.
과거가 조금 복잡해도
지금의 내가 줄어들지 않는 자리.
잘 보이기 위해 편집하지 않아도 되고,
조심스레 골라내지 않아도 되는 관계.
내 모든 것을 다 말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말하지 않아도 존재가 의심받지 않는 감각.
혹시 알게 되면 떠날까 봐
먼저 선을 긋지 않아도 되는 안심.
누군가가
과거를 평가하지 않고,
실수를 확대하지 않고,
상처를 흥미롭게 소비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그 앞에서는
마음이 천천히 풀린다.
괜히 단단해 보이지 않아도 되고,
괜히 밝은 척하지 않아도 되고,
굳이 괜찮은 사람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숨기지 않아도 되는 자리는
사람을 가볍게 만든다.
무거운 이야기를 다 털어놓아서가 아니라,
그 무게를 혼자서 지고 서 있지 않아도 된다는 감각 때문에.
존재가 통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믿음은
사람을 부드럽게 한다.
그리고 그 부드러움은
관계를 더 깊게 만든다.
숨기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서
사랑은 요란하지 않다.
다만
조용히 오래 머문다.
평가하지 않는 눈빛,
재단하지 않는 태도,
조건을 붙이지 않는 마음.
그런 자리에서
비로소 마음은
조금 덜 긴장하고
조금 더 편안해진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숨기지않아도되는관계 #있는그대로 #존재의수용 #조건없는마음 #정서적안정 #관계의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