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왜 이렇게 자주
화가 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적이 있다.
분명 큰일은 아닌데
마음이 먼저 반응하고,
그 순간에는
꼭 말해야 할 것 같고,
가만히 있으면
내가 더 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항상 비슷한 감정이 남았다.
괜히 더 지치고,
괜히 마음이 무거워지고,
“내가 왜 그랬지”
이런 생각이 따라왔다.
그래서 어느 날
조금 더 천천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화가 올라오기 바로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때 나는
처음 알게 됐다.
나는 화가 나기 전에
이미
작아지고 있었다는 걸.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순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
그 안에서
이상하게 힘이 빠지고
내가 쓸모없어진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먼저 올라왔다.
그 감정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분명
불편하고
견디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감정을 그대로 두지 못하고
다른 방식으로
밀어내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게
화였다.
화가 올라오는 순간
이상하게
내가 다시 힘이 생기는 것 같고,
상대를 탓하는 동안
내가 덜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잘못 없고
상대가 문제야”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잠깐은
괜찮아지는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그게
오래 가지는 않았다.
다시 돌아오면
비슷한 감정이 남아 있었고,
나는 또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조금 다르게 해보려고 한다.
화가 올라오는 순간
바로 반응하기보다
잠깐
멈춰보는 것.
그리고 아주 짧게
나에게 묻는다.
“지금 나는
무엇 때문에
작아졌을까.”
그 질문을 하는 순간
마음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상대의 말이
전부 공격처럼 느껴졌던 순간도
가만히 보면
그렇게까지
나를 향한 건 아니었을 수도 있고,
내가 이미 가지고 있던
불안이 먼저 반응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씩 알아간다.
나는 화를 내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그 전에
느껴지는 감정을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던 사람이었다는 걸.
그래서 오늘은
화를 참아야겠다고
애쓰기보다
그 전에
내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보려고 한다.
조금 서운했을 수도 있고,
조금 무력했을 수도 있고,
조금 불안했을 수도 있는
그 감정들을
그대로 두는 것.
그렇게 하면
이상하게
화가
조금은 다른 모양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화는
나를 망치려고 오는 감정이 아니라
내 마음 어딘가를
조용히 보여주고 있었던 거라는 걸.
그래서 그 신호를
조금은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완전히 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고,
아직 서툴러도 괜찮다.
그저
한 번 더 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조금은 달라지고 있으니까.
“이 글은 상담심리학적 관점에서
좌절과 무력감, 그리고 분노로 이어지는 감정의 흐름을
한 사람의 내면 경험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분노이해 #감정의흐름 #무력감 #자기이해 #정서회복 #마음돌봄 #부드러운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