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울고 있는 아이를 만났을 때


나는

어느 날

내 마음을 조금 더

가만히 들여다보게 됐다.


겉으로는 괜찮은데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운 날,

이유 없이

조금 쓸쓸한 느낌이

오래 남아 있던 날이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그 감정을

밀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고 보기로 했다.


그때

이상한 장면이

하나 떠올랐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한 아이가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앉아서

그저

울고 있는 아이.


크게 소리 내지 않지만

오래 참아온 것처럼

그대로

눈물이 흐르고 있는 모습.


그 아이는

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조용하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도와달라는 말도 아니고,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그저

거기에 있어달라는 듯한

그런 느낌.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조금 멈추게 됐다.


그동안 나는

그 아이를

보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괜찮은 척하면서,

다 잘하고 있는 것처럼 살면서,

그 아이가

그 자리에 있다는 걸

모른 척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날은

조금 다르게 해보려고 했다.


그 아이 옆에

가만히 앉아보는 것.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함께 있어보는 것.


이상하게도

그렇게 하고 나니까

마음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해결한 것도 아닌데

무언가가 바뀐 것도 아닌데

그저

그 아이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내 안의 긴장이

조금 내려오는 느낌.


그래서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느끼는 외로움도,

우울함도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남아 있던

내 마음의 일부였다는 걸.


그래서 요즘은

그 감정이 올라올 때

더 밀어내기보다

조금 더

가까이 가보려고 한다.


그리고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혼자서 그 아이를

다 안아주지 못할 때는

누군가와 함께

그 자리에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내가 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

내가 굳이 애쓰지 않아도

그대로 있어도 되는 자리.


그런 곳에서는

그 아이도

조금 덜 울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내 안의 그 아이를

외면하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 서툴러도 괜찮고,

아직 낯설어도 괜찮다.


그저

그 아이 옆에

한 번 더 앉아보는 것.


그게 어쩌면

내가 나를

조금 더 이해하는

가장 따뜻한 시작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 속에서

사람은

조금씩

자신을

다시 만나게 된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적 관점에서

내면에 남아 있는 어린 시절의 감정과

그 감정을 마주하고 함께하는 과정을

한 사람의 내면 경험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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