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황상은 참으로 좋겠다.

2026년 3월 3일 화요일

by 전귀자씨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가 치솟는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즉각 반응했다. 정유사와 주유소를 향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국제유가가 하락할 땐 국내 기름값에 천천히 반영하더니 반대 상황이 되니까 실시간 반영하느냐는 비판이다. 국민 입장에선 열받을만하다. 정유사는 “주유소가 폭리를 취한 것”이라며 주유소 탓, 주유소는 “정유사가 비싸게 공급한 것”이라며 정유사 탓, 네 탓 공방전을 벌인다.


에너지 담당이다 보니 내 뜻과 무관하게 바빠졌다. 취재를 통해 자의적으로 바빠지는 경우와 사건사고 발생 탓에 타의적으로 바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은 후자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유가 급등은 민생은 물론 산업 전반에 직격타를 가하는 변수라 정부와 언론 반응이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란 혁명과 독재 정권, 이스라엘과 갈등, 핵 개발, 미국의 세계 경찰관 노릇, 공습의 정당성… 하나하나가 굵직하고 첨예한 주제지만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소시민 생활직장인으로선 트황상이 야속할 뿐이다. 럼푸형은 참 좋겠다. 정치도 맘대로 골프도 맘대로 유가도 맘대로 환율도 맘대로 관세도 맘대로 해고도 맘대로. 이렇게 살면 어떤 기분일지 쓸데없는 상상을 하며 오늘도 야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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