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4일 수요일
매일 밤 현관 안쪽에 분리수거할 것들을 조금씩 꺼내놓는다. 내가 사는 단지는 배출 요일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상시 배출 시스템이라, 가족 누구든 다음날 외출할 때 여유되는 사람이 들고나간다. 오늘은 세종 출장 가는 날인데 아침에 준비가 늦어졌다. 기차 출발 시간 체크하며 바쁘게 옷 꺼내 입고 현관을 나서다가 전날 꺼내둔 분리수거 봉투를 발견했다.
잠시 망설이다가 봉투를 집었다. 쫓기듯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데, 서울역 행 버스가 내 앞을 휙 지나갔다. 저걸 반드시 타야 한다! 다급히 집 앞 정류장으로 전력질주를 했다. 그러나 그 버스는 이미 떠난 뒤였다. 다음 버스는 10분 후 도착으로 떴다. 10분 뒤 버스를 타고 서울역까지 가는 시간을 계산해 보니, 기차 시간은 맞출 수 없을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택시를 불러 서울역으로 갔다.
‘교통 불운’은 세종에서도 이어졌다. 출장을 마치고 오송역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부청사 앞 정류장에 갔다. 오송역 가는 버스는 여러 대인데 가장 먼저 도착한다고 뜬 B1 버스 라인에 가서 섰다. 버스가 곧 도착했고, 먼저 온 사람들부터 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사님이 만석이라며 내 앞에서 탑승을 끊었다. 이 버스는 좌석버스라 서서 갈 수 없다. 당황한 나는 저쪽 B2 버스 대기줄로 뛰어갔다. 2분 후 도착한다는 안내가 전광판에 나와서다.
하지만 알림과 달리 B2는 2분 후에도 오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포기한 B1 버스가 한대 더 왔다. 그냥 계속 있었다면 나부터 탔을 텐데, 이제와 돌아갈 수도 없었다. 내 뒤에 서있던 사람들이 타는 걸 멍하니 지켜봤다. 순간의 선택이 대기 시간만 늘린 셈이다. 두 번째 B1 버스가 떠나고 5분쯤 지나자 B2 버스가 정류장으로 진입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기차는 놓치지 않았지만, 오송역 도착과 함께 플랫폼까지 또 전력질주를 해야 했다.
꼭 이런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