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함과 이질감 사이에서 헤맨다.

2026년 3월 19일 목요일

by 전귀자씨

스무 살 성인이 되자마자 친해진 학교 친구 놈들과 1년 만에 모였다. 20대 초반엔 매일, 중반엔 매주, 후반엔 매달 보다가 30대 들어서부터는 그 간격이 분기로 반기로 연간으로 벌어졌다. 40대에 접어든 후로는 한 번도 안 보고 지나가는 해도 생겼다. 각자 달리 살아가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총 7명인데 여기에는 나 같은 직장인도 있고 개인사업자도 있고 프리랜서도 있다. 기혼과 미혼이 있고, 기혼 중에는 애아빠도 있고 둘만의 신혼도 있다. 애아빠 중에는 딸바보도 있고 아들바보도 있다. 대부분 서울에 살지만 지방에 정착한 놈도 생겼다. 서로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대화하다 보면 정치색도 제각기 다르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난 이 친구들을 만나면 친숙함과 이질감 사이에서 헤맨다. 물론 기본 바탕에는 반가움이 깔려 있다. 그러나 동시에 불편함도 느낀다. 내가 변해서 전에는 괜찮던 게 이제는 불편해진 부분도 있을 것이고, 나는 여전한데 저 친구가 변해서 낯선 부분도 생겼을 것이다. 입장 바꿔 저들한테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술자리 분위기는 왁자지껄하다. 다들 20년 전으로 돌아가 평소 잘 안 쓰는 육두문자도 대화에 섞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속으로는 끊임없이 저 친구와 내가 점점 더 공감대를 찾기 힘들 것 같은 주제들을 가늠하고, 지켜야 할 선을 긋는다. 그렇게 이 관계의 지속성을 가꿔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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