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연이 차라리 좋았다.

2026년 3월 20일 금요일

by 전귀자씨

쉬는 금요일이지만 헬스장에 가기 위해 광화문으로 나갔다. 내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되는 BTS 공연 준비로 회사 주변은 며칠째 어수선했다. 아이돌 공연에 시민의 광장을 내준 서울시와 이를 기획한 하이브를 비판하는 사람도 많고, 반대로 옹호하는 사람도 많다. 양쪽 주장 모두 내게는 일리 있게 들린다.


광화문 근처에 살고 회사도 근처인 사람 입장에선 매일 차선 막고 고함치는 노조 집회와 전광훈 목사 행사보단 BTS 공연이 백만배 낫긴 하다. 자유주의 국가 시민들의 생존투쟁을 존중하는 마음과 소음의 고통은 별개다. 이번 행사 준비하는 일주일쯤은 이 일대가 집회도 없고 조용해 살만했다. 서울시가 집회 허가를 안 내준 듯했다.


웅장한 무대 설치가 막바지에 이른 듯했다. 조명 설치하는 저분은 일당을 얼마나 받을까, 지민과 제이홉 엄마는 어떤 태몽을 꾸셨으려나… 시선 닿는 대로 의식 흐르는 대로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광장을 가로질렀다. 시민들 표정에 통제에 따른 불만과 대형 이벤트에 대한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전날 음주에 대한 속죄 차원에서 헬스장에 오래 머물렀다. 운동 후 집으로 돌아와 차를 몰고 성북동으로 갔다. 우리 식구가 좋아하는 누룽지백숙을 포장해 와 아내와 아들과 불금을 즐겼다. 쇼미더머니를 보며 아들이 춤을 췄다. 제이홉 어머니의 태몽이 부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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