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실내체욱관

2026년 1월 9일 금요일

by 전귀자씨

금요일 휴무를 맞아 가족과 안양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안양 출신이면서 농구 팬인 와이프와 연애하던 시절부터 지겹게 다닌 추억의 장소다. 지금은 정관장 레드부스터로 불리는 KGC를 둘이 열렬히도 응원했다. 김태술 오세근 양희종 이정현 등이 리그를 장악하던 시절이다. 연구실 박사 형 때문에 열받았을 때도, 취업에 성공했을 때도, 결혼 날짜를 잡았을 때도, 좋았을 때도, 슬펐을 때도, 우린 농구장으로 달려갔다. 결혼 후 딸보다 아들을 원한 이유 중 하나도 농구 직관이었다. 지금 아들과 셋이 이렇게 농구장에 다니게 됐으니, 성공한 인생이다.


이날은 정관장과 울산 모비스의 경기였다. 원정팀 모비스 감독은 13~14년 전 한창 농구장 다니던 때 우리 팀을 지겹도록 괴롭혔던 양동근이다. 그때 주전 가드 양동근과 함께 뛰던 포워드 함지훈은 2026년에도 현역 선수로 출전하고 있었다. 당시 미혼이던 나와 와이프는 이제 아이를 데리고 오고, 당시 주전 투톱이던 양동근과 함지훈은 이제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춘다. 나와 와이프도 종종 감독과 선수 느낌이니, 양동근-함지훈 관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와이프가 감독 쪽이다.


경기는 다행히도 우리가 응원하는 정관장의 승리로 끝났다. 박빙 끝에 이겼고, 막판까지 이어진 쫄깃한 승부에 신이 난 아들은 다음 경기도 또 오자고 보챘다. 기대했던 반응이다. 아이가 2학년때부터 야구에 빠져 지난 1년 반 동안 리틀야구단에서 뛰었기 때문이다. 이제 슬슬 리틀농구로….. 아들의 긴 겨울방학 동안 농구장에 더 자주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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