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0일 토요일
2018년 6월에 집을 샀으니 벌써 7년 반이 흘렀다. 우리 부부는 첫 집 마련에 흥분한 나머지 평수 대비 너무 많은 돈을 인테리어에 썼다. 집 예쁘단 말도 듣고 세 식구 좋은 추억도 많이 쌓았으니 그 돈이 아깝진 않다. 다만 '이 집에 죽을 때까지 살 것 같은' 심정으로 인테리어에 투자한 건 성급했다. 건들면 부서질 것 같던 핏덩이 아들이 어느새 엄마와 운동화를 공유할 정도로 컸다. 그때의 난 내 손으로 마련한 첫 보금자리라는 환희에 취해 아이의 성장을 간과하고 이 정도면 셋이 살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아들놈이 운동선수처럼 날뛰는 2026년이 온다는 걸 왜 그때는 몰랐을까. 아들이 저쪽 부엌 앞에서 던진 허접한 종이비행기가 막 이륙하자마자 이쪽 거실 끝 창호 유리에 충돌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1초 만에 끝난 비행을 지켜보는 아들 눈빛이 'OO이네 집에서 던졌다면 고도 상승의 정점까진 볼 수 있었을 텐데'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 와중에 자격지심이라니. 언젠가 좀 더 넓은 두 번째 자가로 이동할 기회가 오면 좋겠다.
와이프의 오빠이자 아들의 외삼촌인 처남이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주말을 맞아 장인·장모님을 모시고 처남네 세 식구의 첫 보금자리에 놀러 갔다. 종이비행기가 3초 정도는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면적의 그 집에서 하룻밤 신세 지며 술 한잔 기울였다. 필요한 부분만 적당히 힘준 가성비 인테리어에 박수를 보냈다. 돌 지난 처남의 귀여운 딸이 이곳에서 행복한 추억을 왕창 만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