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5일 일요일
여행이나 출장으로 유럽에 갈 때면 골목마다 길게 주차된 소형차들을 본다. 일본에 갈 때도 마찬가지다. 주차난과 살인적인 주차비 등 덩치 작은 차를 타야만 하는 속사정이 있겠지만, 외국인인 내 눈에는 합리적인 문화로 보여 인상 깊다. 한국에 돌아오면 잠시 '소형차 뽕'에 취한다. 그래, 겨우 세 식구 탈 건데 얼마나 큰 차가 필요하다고, 하차감 따지는 한국 문화에 편승하지 말자. 와이프에게 큰 차 사고 싶다고 노래 부르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내가 현재 타고 있는 아담한 RV 차량에 대한 애정도 갑자기 커지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다시 큰 차가 눈에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SUV를 선호하는데, 마음속 후보 모델의 새 차 가격도 보고, 중고차 가격도 본다. 심심하면 부동산 앱 들어가서 살 수도 없는 관심 지역 매물 둘러보는 것과 비슷하다. 큰 차 욕구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캐디백 내리는 대형차들 사이에 껴있을 때 더 커진다. 오늘 여행을 마치고 강릉에서 돌아오는 길에 큰 차들을 원 없이 봤다. 고속도로에서 나를 추월해 시원하게 달리는 그들을 보며 다시금 하차감을 갈구하는 속세의 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