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부 조사 중에 무슨 법사니, 통일교 참엄마라나, 무슨 목사까지 온갖 종교가 나온다.
통일교인을 한번 본 적이 있다. 20대 후반 쯤 되던 그는 옆 부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곧 스위스로 결혼을 하러 간다고 했다. 결혼할 상대의 부모님도 통일교가 정해준 대로 결혼 한 일본인과 스위스인 이었다고 했다. 그가 유독 선하고 순수한 느낌이었기에, 요새 뉴스를 볼 때마다 떠올라서 괴리감을 준다. 순수한 믿음으로 따르는 선한 양들과 까만 속을 가진 지도자들이라니.
종교와 정치의 관계는 어떻게 봐야 할까?
얼마 전 있었던, 찰리 커크의 죽음이 화재이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필력과 언변이 훌륭하여 금세 공화당 정치가들의 후원을 받고 '터닝포인트'라는 조직을 구성하여, 트럼프 대통령, 대통령의 사위의 총애를 받았으며, JD벤슨을 트럼프 일가에 소개하여 부통령이 되는데 역할을 할 정도로 대단한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다.
그의 죽음 전까지 그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가, 최근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되었다.
미국을 크리스천의 율법을 기반한 국가로 재정립하고자 하는 외침은 기독교 단체의 집결과 부흥을 일으켰고 그 세력은 그의 죽음 이후에 더욱 강해지는 듯하다.
나도 종교를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순수하게 복음만 얘기할 때에는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그의 말속에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미묘하게 섞여 나오면 거북하다.
예를 들면, '너의 집에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오면 쫓아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라는 말은 복음의 자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르겠다. '흑인 군인이 백인 군인보다 더 인정받아서야 되겠는가?' 같은 괴이한 질문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유도하는 것이 복음 설파와 함께 섞여있는 장면이 황당하다. '미국을 백인들의 나라로 돌려놓자'는 주장이 성경과 어떻게 결부되는지 모르겠다.
가까운 광화문에서도, 미국 국기를 휘날리며 예수를 외치는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통일교, JMS, 찰리커크 중심의 백인 기독교, 심지어 전광훈 목사도 모두 성경을 가르친다. 신자들은 선한 복음으로 시작하겠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이 점차 모호하고 경계 없이 확장되어, 끝내 혼탁한 신념들에도 열정을 다하게 된다. 종교와 정치를, 신과 인간을 구분을 짓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나약한 존재이다. 한 찰나에 잘못된 방향으로 마음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만이 아니다. 종교 지도자들 또한 평생을 수양하고 깨달음을 얻었다가도 한 찰나의 가벼운 생각에 무너질 수 있는 인간이다.
종교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최선을 다할 뿐, 모두 기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임 잊지 말아야 한다. 영적인 옳고 그름은 인간이 이해해 보려고 애쓰는 것이지, 인간으로써 완전히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종교적 신념이 사적인 논박의 근거로 활용되는 것은 맞지 않다. 이는 오히려 대중을 호도하기 쉬운 방법으로 택한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
종교적 믿음이 정치적으로 동원될 때, 하늘의 뜻을 받들었다고 주장하는 인간이 권력을 가졌을 때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수천 년의 전쟁과 독재에서 이미 배웠다.
30년 종교전쟁은 신의 뜻을 대리한다는 정치가들로 인해 독일 인구의 3분의 1이 죽는 비극을 낳았다. 십자군 전쟁은 하느님의 뜻을 내세워 수백만 명의 희생과 끝없는 증오의 순환을 낳았다. 올리버 크롬웰은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청교도 혁명을 일으켜 왕정을 무너뜨리고, 종교적 군사독재자가 되었다. 1979년 이란 혁명은 신정 국가를 세웠고, 시민은 자유와 권리를 박탈 당한 30년을 보내고 있다.
더 이상, 종교가 도구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