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크고 있는 어른의 사춘기
30대 중순이 되며 사춘기가 온 듯하다.
학생시절 30대가 되면 돈도 생기며 인생이 더 즐거울 것 같았다.
어릴 적부터 인생 목표이자 고민이었던 직장, 결혼, 집 등이 해결되면 마냥 행복할 줄 알았다.
회사에서도 빠르게 승진하고 인정받으면 역량이 높아져 마냥 좋아질 줄 알았다.
이런 인생의 전반부들이 어느 정도 성과가 나기 시작했는데, 요즘의 난 왜 이렇게 공허하고 혼란스러울까?
막연한 인생고민들이 머리에 가득 차기 시작하면, 오히려 무기력함에 숏츠 넘기기를 반복한다.
여전히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야 할 것 같은데, 아직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모르는 것을 넘어 이미 어느 정도 정해지고 그려져 있는 미래를 쫓아가야만 할 것 같은 불안한 안정감도 든다.
이상한 감정이다.
애매하고 막연한 고민이 가득한 내게 '위로'로 다가온 문장이 있다.
"인생의 정오(Midday of life)가 시작됐다."
저명한 심리학자 칼 융(Carl Gustav Jung)은 인간의 삶을 전반기(청년기)와 후반기(중년 이후)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특히 35세 전 후 사회적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 뒤, 내면의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고자 하는 'Self(자기)'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고 했다. 칼 융은 이 시기를 "인생의 정오"라고 표현했다.
Self에 대한 고민을 통해 단순한 사회적 성취를 넘어, 내면의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다.
그동안 내가 느꼈던 막연한 공허함과 혼란은, 나를 성숙함으로 이끄는 시작점이자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이러한 심리적 위기가 없었다면, Self를 외면한 채 계속 외부 성취만 좇게 될 수 있다.
칼융은 Self를 외면하면 중년이 되어서 정체성 혼란이나, 우울감과 번아웃이 '빚'처럼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했다.
스스로 규정하거나 설명해내지 못했던 고민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다.
지금의 고민을 또 다른 사회적 성취로 해결하지 않고,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것에 만족해보고자 한다.
위 이야기를 내게 이야기해 줬던 분의 목소리를 한 문장으로 담아, 당신에게도 나누고 싶다.
"지금껏 충실히 살아왔기에, Self에 대한 고민이 가능해졌다. 충실하게 삶에 임해 온 당신이 멋지다."